그는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남겼다. "내 생각이 옳고 세상 사람 모두가 틀렸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처럼 황홀한 느낌은 없을 것이다. 혹시 신의 가호가 있다면 죽기 전에 다시 한 번 그 느낌을 가질 수 있게 되길 바란다."
하지만 그는 알지 못했다. 빅리그 구단 중에도 그의 글을 세심히 읽고 그가 주창한 사상을 이해하려고 노력한 사람들이 있었음을.
(154쪽)
빅리그 최고의 투수 가운데 한 명이라는 그조차 시험을 통과하지 못했을 것이란 사실은 역설적으로 빅리그가 어떤 곳인지를 대변해 주고 있다. 아울러 투수의 기본 자질이 어떠해야 한다는 것도 간접적으로 말해준다. 해티버그의 표현에 의하면, 좋은 투수란 좋은 타자와 함께 서 있을 때, 서로 수평을 이루며 나아가는 자기 세계를 가진 선수라고 했다. 따라서 절대적 기준에서 볼 때 타자들의 관념을 '어긋나게'만 할 수 있다면 그렇게 강한 공을 던지지 않더라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비디오에 등장하는 화면에서도 모이어가 마운드에 올라설 때면 유난히 타자 주변으로 어두움 같은 것이 드리워져 있는 듯했다. (278쪽)
만일 보로스 매크라켄의 생각이 옳다고 한다면 우리는 투수의 능력으로 돌리던 상당 부분을 수비력이나 야구장의 특성 또는 그날의 운에 기인한다는 가설을 만들 수 있다. 투수들은 대개 동일한 야수들과 함께 동일한 야구장에서 공을 던지기 때문에 그런 가설은 꽤나 설득력이 있다. 이 부분에서 다시 한 번 보로스의 혁신적인 사고가 이루어졌다. 지금까지 투수의 책임으로 간주하던 부분을 전부 행운과 관계된 것으로 가정한다면 어떨까? (3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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