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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 시즌 1 박스세트 (7disc) - 할인행사
잭 벤더 외 감독, 매튜 폭스 외 출연 / 브에나비스타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희생양을 찾는 사람, 문명세계의 고상함을 잊지 못하는 사람, 앞장서서 위기상황을 극복하려는 사람, 자포자기 한 사람...
'로스트'의 시작은 기존의 재난극과 비슷하다.
기존의 익숙한 재난극과 다른 점은 우선 등장인물들이 사고 전에 갖고 있던 개인적인 갈등과 문제들을 무인도까지 안고 왔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무인도가 무인도가 아니라 초자연적이고 비현실적인 장소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엑스 파일'의 기과함과 신비스러움 'CSI'의 현란한 추리, '24'의 긴박감 넘치는 액션에 비하면 제법 차분하게 지켜봐야 할 시리즈지만 다른 시리즈들이 저마다 갖고 있는 액션과 휴머니즘, 스릴 등이 모두 담겨있기도 하다.
해변의 느긋한 망중한을 즐기는 사람들을 배경으로 멋들어지게 흐르던 음악이 갑자기 멈추는 것 같은 유머도 재미있고, 끝을 짐작할 수 없을 만큼 긴박하게 풀어놓는 과거와 현재의 사연도 재미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에피와 주인공은 로크, 소이어 편이다.
로크의 과거가 밝혀지는 에피소드는 놀라운 반전에 종교적인 경건함까지 느끼게 한다.
마워할수만은 없는 악당 소이어의 상처입은 과거를 알게 되니 한편으로는 그가 측은해 보이기도 한다.(이 에피에는 로버트 패트릭이 출연한다. 한때는 금속성의 차가운 매력이 빛나던 배우였는데, 이제는 주름이 자글자글한 게 마치 늙은 로저 무어 같다.)
한국인 배우와 우리말 대사가 등장하는 것도 반갑고, "너희 결혼을 살려라"같은 우스운 표현들이 등장해 배꼽을 잡게 하는 장면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