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꼭 가까운 사람을 잃은 주인공은 음악을 들으며 바람을 맞고, 밖에서 방방 뛰며 춤을 추는 것일까.그리고 사별의 슬픔을 뒤로 하고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가 되는 것일까.마치 심리학 교과서에 나오는 치유의 단계를 설명하는 것처럼 충격-부정-오열 등의 단계를 거친다.실제로 가족의 죽음을 경험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슬픔의 단계를 겪을 여유가 없는 편이다.(가수 태진아의 경우도 스케줄에 따라 부친상을 당한 뒤에서 나이트 클럽에서 노래를 부르고 무대 뒤에서 주저앉아 우는 날들을 반복했다고 한다.)그나마 이 작품은 제임크 질렌헨, 나오미 왓츠같은 배우들의 빼어난 연기와 감독이 전작들에서 보여준 담담하고 섬세한 연출로 호들갑스럽지 않은 작품이 되었다.하지만 이런 소재들이 이렇게 교과서적으로 '치유의 단계'를 반복하는 것은 좀 시대착오적이 아닌가 싶기다 하다. 헛폼을 잡는 60년대의 서부 영화들과 70년대의 무술 영화들이 요즘 관객들의 눈에는 헛헛해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모든 사람들이 실제로 이런 영화들 속의 주인공처럼 담담하고 차분하게 슬픔을 극복했으면 좋겠다. 심장이 찢어지는 고통 없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