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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하우스 - 평범한 하루 24시간에 숨겨진 특별한 과학 이야기 ㅣ 공학과의 새로운 만남 27
데이비드 보더니스 지음, 김명남 옮김 / 생각의나무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작가는 우리의 일상 속을 미시적인 시각에서 훑어보고 있다.
우리가 늘 먹고, 쉬고, 노는 장소인 거실과 침실, 화장실, 부엌 그리고 우리가 사용하는 생필품들과 과일과 채소 같은 먹을거리 등에 전자 현미경을 들이대고 관찰한다.
꽤나 재미있는 부분도 있지만 다소 더럽고 생각하기 싫은 부분도 있다.
어느 쪽이나 인상적이고 신기하기는 마찬가지다.
마가린이 만들어지는 역겨운 과정, 나일론 스타킹에 구멍을 내는 것이 공기 중의 황산방울이라는 사실, 종교적 대이동에 비견할만한 잔디밭 아메바들의 엑소더스 등은 무척 흥미진진하다.
하지만 이 책에는 이상하게도 단 한 장의 사진조차 없는데 독자로서 매우 실망스럽다.
저자는 전문 사진가 동료들의 도움까지 받았다고 했으면서 그 사진들을 왜 본문에 싣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결국 독자들은 저자의 장황한 설명에만 만족해야 한다.
매혹적으로 살아 움직이는 투명한 해저 풍경과도 같은 우유 속이 실제로 어떤지 그림으로라도 볼 수 없으며, 우리의 얼굴에 붙어서 걸을 때는 가느다란 줄로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는 슈도모나드균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알 수가 없다.
어쨌든 앞으로는 면도를 할 때마다 '면도질이 날이 무디고 이 빠진 도끼로 숲의 나무를 베는 것과 같다'는 사실이 떠오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