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처럼 '빠름'이라는 템포가 있어야지만 '느림'의 템포가 있을 수 있다는 걸 확인 시켜 주는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읽으며 느껴진 건 너무너무 바쁘게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 이런 책이 나오는구나 하면 읽게 되었지만 나이 탓인지 일부분만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책을 읽는 템포가 느리게 느리게^^가 되더라구요. 오히려 느리게 보다는 뒷부분 문화에 대한 이해 이해 부분이 훨씬 공감이 가더라구요. 시골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저로서는 다소 공감되는 부분이 있었지만 좀더 나이가 들어 덜 바쁘게 생활할 수 있을 때쯤 '느림의 미학'을 실천하게 된다면 너무 늦을까요? 바쁘게 생활하던 중 휴식을 취하고 싶을 때 '느리게 느리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권합니다.
<실크 로드의 악마들>이란 제목과 함께 적힌 부제- 중앙 아시아 탐험의 역사-란 제목이 계속 걸리더니 결국 다 읽고난 개인적 소감은 약탈의 역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좀 부족한 듯 했지만 당시 발굴 때의 사진들을 볼 수 있었던 것이 좋았지만 기사 형식의 건조한 문체가 초반엔 약간의 지루함을 더했던 것 같습니다. 그 대단한 혹한을 이겨내어가며 때론 얼어버린 발가락까지 저당잡히며 가져나온 수만 톤의 유물들은 본국에 있지 않고 버젓히 그 약탈자들의 나라 박물관에, 그것도 제대로 전시나 되어 있으면 다행이지만 상자 속에 분류도 되지 않은 채 보관되고도 있다니 좀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이런 유물들 때문에 베를린에 국립 인도 박물관이 있단 것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프랑스에서 가져간 우리의 외규장각 도서처럼 이집트에서 그리스 등에서 가져온 많은 유물들이 대영제국 박물관-어느 책에서 본 내용엔 그 덕에 입장료를 무료로 한다지요^^-에 보관되어 있는 현실과 우리가 일제 침략을 당했을 당시 사라진 2,3만 여점의 유물들의 모습과 같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 때문에 일본인 오다니 백작이 발굴(?) 약탈한 오타니 콜렉션이 우리나라 국립 중앙 박물관에 있다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 유물들은 결국 어느 나라의 소유일까 다시 한 번 생각케 하는 마음이 무거워지는 책이었습니다.
학창 시절 때부터 여러 번에 걸쳐 읽어온 그리스 로마 신화를 좀더 쉽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을 여러 차례 읽게되어 찾던 책입니다. 거의 모든 삶의 모습이 들어있고, 또 모든 소설의 모티브가 된다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얘기는 언제 읽어도 흥미롭습니다. 물론 여러 권 읽었던 미술 평론가 이주헌 씨의 글도 관심있게 보고 있던 데다 2권의 <50일간의 유럽 미술관 체험>도 워낙 인상이 깊었던 터라.. 앞의 책과는 다른 방문지가 많았던 터라 중복되는 그림들은 별로 없었지만 미술관 등의 안내가 지난 번보다 부실하게 된 듯 한 느낌이 많았습니다. 미술관을 중심으로 미술을 중심으로 본 이 책과 문학적 중심으로 이루어진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도 함께 읽어보면 좀더 확연하게 그 많은 얘기들이 정리될 듯 합니다. 사계절 출판사의 강응천 씨 책 <문명속을 뛰어든 그리스 신들1,2>와 함께 추천합니다.
반델베르크의 <미켈란젤로의 복수>와 비슷한 들어가기. 내용도 크리스트교에 관하여, 그림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복수>가 좀더 복잡한 여러 크리스트교에 관한 내용들로 엮여 있고, 배경도 르네상스안에서 열심인데 반해 <복수>보다는 좀더 대중적인 느낌으로 현대와 중세를 넘나드는 추리 소설의 형식이 훨씬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크리스찬들은 반박을 하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 할런지 모르겠지만 종교인이 아닌 독자의 입장에서는 만약에 '제5복음서'가 존재한다면 하는 생각을 해보게 할 정도로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픽션이었습니다. 물론 기호학자나 언어학자의 책들- 특히 반텔베르크의 책들은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을 연상시키는데- 이 가지는 언어의 유희에서 헤어나오기가 쉽지 않을만큼 쓰여졌지만 그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무척 흥미있는 소설이었습니다. 그의 책날개의 작가 소개에 나와있는 <파랑오들의 저주>를 '책찾기'에서 찾아 헤매다니도록 할 만큼.
이집트에 관한 다른 책을 찾고 있다가 알게 되어 읽에 되었습니다. 사실은 알라딘의 책 소개 내용으로는 소설의 형식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약간은 실망.... 어쨌든 현대의 과학적 여러 도구들을 가지고 새롭게 인식시키는 관점이 좋았습니다. 관련 사진이 좀 부족한 듯 느꼈는데, 일빛의 오토 노이바트의 '고대 이집트로 들어가는 문'이란 부제를 가진 <왕들의 계곡>을 함께 보면 좀 도움이 될 듯 합니다. 원문의 성격인지 가끔씩 번역문에서 느끼는 매끄럽지 못한 문장의 진행-물론 뒷부분에선 나아졌지만-에도 불구하고 나와있던 과학적 근거들로 재구성되는 내용들이 고대의 이지트에 있는 것같은 착각을 느끼게 할 정도로 좋았습니다. 책과 함께 하며 내내 생각되었던 건 영생을 얻기 위해 그렇게 파헤쳐져서 올올히 공개되어 버린 '왕들의 계곡의 투탕카멘을 비롯한 파라오들을 우리가 과연 영원히 살 수 있도록 한 걸까?' 하는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