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 로드의 악마들>이란 제목과 함께 적힌 부제- 중앙 아시아 탐험의 역사-란 제목이 계속 걸리더니 결국 다 읽고난 개인적 소감은 약탈의 역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좀 부족한 듯 했지만 당시 발굴 때의 사진들을 볼 수 있었던 것이 좋았지만 기사 형식의 건조한 문체가 초반엔 약간의 지루함을 더했던 것 같습니다. 그 대단한 혹한을 이겨내어가며 때론 얼어버린 발가락까지 저당잡히며 가져나온 수만 톤의 유물들은 본국에 있지 않고 버젓히 그 약탈자들의 나라 박물관에, 그것도 제대로 전시나 되어 있으면 다행이지만 상자 속에 분류도 되지 않은 채 보관되고도 있다니 좀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이런 유물들 때문에 베를린에 국립 인도 박물관이 있단 것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프랑스에서 가져간 우리의 외규장각 도서처럼 이집트에서 그리스 등에서 가져온 많은 유물들이 대영제국 박물관-어느 책에서 본 내용엔 그 덕에 입장료를 무료로 한다지요^^-에 보관되어 있는 현실과 우리가 일제 침략을 당했을 당시 사라진 2,3만 여점의 유물들의 모습과 같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 때문에 일본인 오다니 백작이 발굴(?) 약탈한 오타니 콜렉션이 우리나라 국립 중앙 박물관에 있다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 유물들은 결국 어느 나라의 소유일까 다시 한 번 생각케 하는 마음이 무거워지는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