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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강의
랜디 포시.제프리 재슬로 지음, 심은우 옮김 / 살림 / 2008년 6월
평점 :
유투브에서 그의 동영상을 보면서 모자라는 그가 정말 시한부 선고를 받은 암 환자가 맞을까? 하는 의문이 팍팍 드는 밝은 표정에 놀라웠다.
그래서 부족한 영어 실력 때문에 책으로 다시 꼭 한 번 보려고 했었는데, 늦어졌다.
재이는 말을 아꼈으므로 강의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 우선 내 자신부터 정직하게 들여다봐야 했다. 왜 이 강의가 그렇게 중요한가. 혹시 내 자신에게나 주변사람들에게 난 여전히 잘 살아 있다고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강의를 해낼 만한 강인함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마지막으로 한 번 더 과시하려는, 주목 받기 좋아하는 사람의 충동이 아닐까? 모든 질문의 답은 “예스”였다.
난 재이에게 호소했다. “다친 사자라도 여전히 으르렁거릴 수 있는지 알고 싶은 거야. 자만심하고는 다른, 인간에 대한 존엄성, 자부심 같은 것이라고.”
부상당한 사자도 으르렁대고 싶다. 21p
가족들과 보내기에도 바쁜 시간에 마지막 강의를 준비하게 된 그의 이유는 당연했다. ‘내가 보지 못하게 될 미래로 가는 한 방법(21)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다섯 살, 두 살, 그리고 한 살의 아이들 때문에 더더욱 강의를 준비해야 했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시작된 그의 카네기멜론대학의 마지막 강의에서 그가 보내는 메시지는 모두 각각 짧지만 강력하다.
컴퓨터를 전공한 그이지만 강의의 주제는 ‘당신의 어릴 적 꿈 진짜로 이루기‘를 위해서 필요한 몇 가지들이다. 평범한 듯 하지만 영원한 티거인 랜디만이 가질 수 있는 색다름도 있다.
아버지는 인생을 살면서 자신이 주장을 어떻게 협상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조언을 해주었다. “최후의 순간까지 결정을 늦추어라.” 그리고 일에서나 사람관계에서나 설령 내 쪽에 힘이 있다 해도 언제나 공평해야 한다고 주의를 주었다. “ 운전석에 앉았다고 해서, 사람들을 치고 다닐 필요는 없는 거니까.”
부모 제비뽑기 42
기초부터 알기. 그것은 그레이엄 코치가 우리에게 준 커다란 선물이었다. 기초, 기초, 기초. 대학교수로 있으면서 많은 학생들이 손해를 보면서도 이 점을 무시하는 것을 보아 왔다. 당신은 반드시 기초부터 제대로 익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어떤 화려한 것도 해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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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모든 훈련이 끝났을 때, 보조 코치 한 사람이 내게 다가와 위로를 했다. “그레이엄 코치가 널 꽤나 힘들게 길들이지?‘ 그가 말했다. 나는 ”네“라는 대답조차도 하기가 힘들었다.
“그건 좋은 거야.” 보조 코치가 말했다. “네가 잘못하고 있는 데도 더 이상 너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면, 그건 널 포기했다는 뜻이야.” 61
NFL 풋볼 선수가 되지는 못했다.
기본에 충실에 기초를 아는 것부터 전심전력으로 노력한다면 이루어지지라는 것은 그의 삶을 예를 들어 확실하게 보여주는 그의 강의에서 좀더 뚜렷이 알 수 있다.
또한, 재발한 암선고에 시한부 인생을 부여받은 그이기에 이런 조언은 좀더 강력하게 새겨진다.
시간은 당신이 가진 전부다. 그리고 당신은 언젠가, 생각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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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얼마남지 않은 시간 속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모두 하고 갈 수 있다며 랜디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내가 떠나고 난 후 올로 남게 될 재이의 삶을 준비하면서 우리는 서로 상의하고 대화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행운’이란 단어는 지금 나의 상황과는 좀 어울리지 않겠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버스에 치여 죽지 않았다는 것이 정말 행운처럼 여겨지는 것도 사실이다. 암은 나에게 만약 내 운명이 심장마비나 교통사고였다면 불가능 했을, 재이와 중요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재이와 나 273
노력을 많이 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이요르일 수 밖에 없는 새삼 부끄러운 나에게 영원한 티거인 랜디 포시 교수는 정말 나에게 많은 것을 깨우쳐준다.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찾아본 그의 오프라윈프리쇼의 강의와 카네기멜론대학의 강의를 모두 볼 수 있었다.
그의 남겨진 가족들을 위해 힘들게 진통제를 맞고서, 꿈을 이야기하기 위해 디즈니랜드 이미지네어였을 때 입은 청록색 셔츠를 입고 열정적으로 강의하는 모습을 함께 본 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