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간적이다
성석제 지음 / 하늘연못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어디에선가 들어본 듯한 이야기들의 총 집합인 콩트집이라고나 할까? 표지에서도 느껴지듯이 희극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것이 작가의 역량이 아닐까? 싶게 읽다보면 슬금슬금 비실비실 삐져나오는 웃음을 어쩔 수 없다.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자그마한 사건 아닌 사건들을 소재로 삼았는데, 재미나게 읽혀진다.
‘위대한 법치국가’, ‘말 잘하는 사람들‘, ’나는 네가 언제 어디서나 지켜볼 것이다‘에서 열을 펄펄 내고 있는 사람들은 우리네의 일상적 모습이라 절로 웃기고, ’우리들의 신부님‘이나, ‘처삼촌 묘 벌초하기’ 등에서 황당하게 전개되는 이야기도 재미나다. 물론 유쾌하게 풀어가고 있지만 생각하게 하는 바가 많은 ‘뒤집어쓰고도 남을 물’, ‘당신이 나자빠지기까지’같은 경우는 따끔하게 한마디 한다. 물론 개그도 그런 개그가 없다 싶을 정도의 멀리다비두스라는 내게는 이름도 생소한 모토 바이크를 타고 [바람에 날리는 남자의 마음] 등에 나오는 폼 잡는 아저씨 이야기를 읽으면서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기 힘들다.
일상의 이야기도 유쾌하기 풀어내기 때문에 좋아하는 작가인데, 바로 앞에 읽었던 것이 그의 근간 [참말로 좋은 날]은 제목과는 다르게 우울해서 작가의 그런 글맛을 느끼기 쉽지 않았다. 일상에서 우리들이 자주 맞닥뜨리는 찰나적 순간을 즐겁게 풀어내는 그의 글을 만나게 되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