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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1 - 개정판
정은궐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여성 우월주의자도 여성해방론자도 아니지만, 무릇 우리의 역사에서 고려시대까지만 해도 여성의 지위가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왔다. 유교를 숭상하는 조선시대에 이르러 여성의 지위가 예전만 갖지 못하다는 말들을 많이 하는데...그런 역사의 관점에서 볼 때 이 이야기 자체가 발칙한 상상력에서 시작된다는 점이 재미나다.
물론 시대적 배경을 19C에 접어든 정조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남녀유별’이 유별난 시대에 여성금지구역인 성균관에 갓을 쓴 여성이 들어가게 된다는 이야기 말이다.
TV 드라마로 유명세를 타 우찌우찌 내 손에도 들어오게 되어 읽어보게 되었는데, 여느 인터넷 소설 같은 것 보다 더 소설 같다.(??^^) 화면상으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지만 극화할 만한 소재거리인 것은 분명하다.
전형적 샌님 같은 가랑과 대물, 공부와는 거리가 있어보이지만 각각 관심 분야가 다른 걸오와 여림의 이분법적 구도에, 가랑 선준, 대물 윤식, 걸오 재신, 여림 용하의 ‘잘금 4인방’의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도 좋다.
선준과 가랑이 처음 만나게 되는 과거장의 모습(자리싸움이라든가, 대리시험 등)은 경우는 사실적으로 그럴지 모르겠지만 아주 그림을 그린 듯 선명하게 묘사된다. 물론 2권에서 다시 회시 때 과거장의 모습을 다시 볼 수도 있지만 그 시절 정말 그랬을까? 하는 상상을 하며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무엇보다 재미만을 추구한다면 아무 생각 없이 재밌다. 물론 나처럼 속 시끄러운 상황에서라면 좀 달랐을 수도 있지만 주변의 사람들도 다들 잘 넘어간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