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으로 보는 한국사/두 바퀴로 대한민국 한 바퀴/먹지 않고는 못 참아>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두바퀴로 대한민국 한바퀴 - 좌충우돌 전국 자전거 여행기
방승조 지음 / 청년정신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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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하면 나에게는 좋지 않은 추억이 있다. 성인이 되도록 자전거를 타지 못하던 나를 흉보던 녀석이 자전거를 가르쳐주었다. 학교 운동장을 돌면서 중심을 잘 잡기 못해 어렵게 어렵게 배운 실력으로 어느 날 드디어 자전거로 운동장 밖을 나가게 되었는데, 멀리서 오던 차에 놀라 비켜서다가 남의 집 시멘트 담벼락에 손등을 긁어 영광의 상처가(켈로이드라 아직도 그 상처를 가지고 있다.ㅠ.ㅠ.^&^) 그럼에도 굴하지 않고 다시 한 번 운동장 바깥 세상으로 도전했다가 내리막길(얼마나 경사가 급했는지는 상상에 맡긴다^^)에서 논바닥에 골~~인을....
그 이후로 자전거는 나와 멀어져 얼마 전 여행지 리조트에서 탔던 자전거는 나를 괴롭혔다.
풍륜風輪을 굴리며 국토 순례를 하던 김훈씨의 [자전거 여행]을 보면서도 ‘와! 부럽다. 나도 저렇게 가보면 좋겠네.’ 생각은 그렇게 하면서도 그 아픈 추억을 때문에 자전거 여행은 생각뿐 쉽지 않다. 
  

 

요즘 일상생활에서도 자전거가 부쩍 많아져 출퇴근을 하는 사람들이 생긴 이 마당에 보게 된 자전거 전국 일주 책은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이 책 [부록]에도 나와 있는 것처럼 그 많은 여행서 중에서도 자전거 여행에 관한 책은 만나보기가 쉽지 않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위의 사설에도 언급한 것처럼 자전거가 친하지 않고, 살짝 두려움까지 가지고 있는 내게는 좋은 책인 듯 하다. 몽씨와 함께 가기로 한 동행 꼬맹이가 완전 초보 자전거 운전자라 ‘떠나기 전 준비해야 할 것들‘에 기본적인 자전거 타기부터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자전거 여행자치고는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하는구먼‘ 싶은 데도 서울서 시작해 서해안을 따라 제주도를 돌아 동해안을 거쳐 서울로 돌아오는데 무려 26일. 그러나 초보 운전이라고는 하지만 그걸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 씩씩하고 용감하게 자전거를 타는 꼬맹이가 대단해보인다.

 

‘떠나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들‘과 특히 부록-자전거 여행 팁은 자전거 여행을 떠나기 전 아주 유용할 것 같다. 자전거 전문인들이 보는 견해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이해하기 쉽게 설명이 잘 되어 있다. 또, 이야기가 들어가는 머리마다 만화가인 몽씨 답게 그려진 만화도 재미나고, 세세한 일정과 이동거리(물론 속도계가 여행 초반에 고장이 나긴 해서 조금 그렇지만^^), 또 매일 일정 끝부분의 경비지출내역도 너무나 상세하게 적혀있다. 물론 식당이나 숙소 같은 경우는 개인의 취향 때문에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것도 나름 좋은 것 같고. 아침은 소위 거의 떼우거나 ‘아점’으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렇게 부실(??^&^ 이 웃음의 의미는 책을 보면 알게 되겠지만) 하게 먹으며, 오랜 여행 뒤 끝에 아주 더 까까워지거나 웬수지간으로 바뀌어 버리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는데, 자전거 여행은 몸이 많이 고생하는 것이라 동반자와의 사이를 돈독히 하기는 쉬울 것 같지 않은데 무사히 사이좋게 귀경을 해서 다행이다.^^ 
 
광양 식당아주머니에게서 들은 손님 이야기는 - ‘교직생활을 하다가 정년퇴임을 했다니 60대 중후반은 되었을 할머니 한 분이 식당에 들른 적이 있는데, 그분도 전국일주 자전거 여행을 하고 있는 중이라 했단다. 동해에서 광양으로 오는 데만 장장 한 달.(146p)- 몽과 꼬맹이 만큼이나 용기를 북돋워주는 이야기이다. 
 

여행 혼자가 좋을까? 누구랑 같이 가는 게 좋을까? 의 정답이 ‘그때그때 달라요’(258)라고 하지만, 거의 혼자 여행을 많이 가본 내게 자전거 여행은 ‘주행의 대부분은 혼자만의 싸움’이라고 하니 동행자가 있어 때로 혼자, 때로 티격태격하는 사람이 있는 여행이 더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 꼬맹이와 몽씨. 또 광양에서 들은 아주머니처럼 나도 자전거 여행을 떠나볼 용기를 준 책에 감사한다. 물론 국도길을 드라이브 하듯이 출퇴근하는 내게 요즘 자주 보이는 자전거 행렬들이 ‘웬 고생이야?’하는 생각이 많아 언제 이루어질지는 요원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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