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의 향기, 아침을 열다 - 마음이 한 뼘씩 자라는 이야기
사색의향기문화원 지음, 이영철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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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의 향기, 아침을 열다』 리뷰



 

책을 읽을 때 얻는 깨달음은 짜릿함을 준다. 하지만 책 한 권을 다 읽고 나서도 별 감흥을 느끼지 못했던 적이 있다. 끙끙대며 읽은 책인데도 뭔가를 얻지 못해 자괴감에 빠질 때도 있다. 그런데 어떤 때는 한 줄의 문장을 읽었을 뿐인데도 말할 수 없는 상쾌함을 느끼고, 척박한 삶을 살아갈 힘을 얻은 적이 있다.

 

책 한 권뿐만 아니라 한 문장에도 이렇게 강력한 힘이 있다면 누군가 나를 위해 좋은 문장, 삶을 돌아보게 하는 문장들을 보내주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든다. 만약 누군가 그런 문장을 보내온다면, 그 문장을 읽고 곱씹는 하루는 왠지 멋진 하루가 될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런데 그런 좋은 문장들을 매일 아침 보내주는 곳이 있었다. 바로 사색의 향기 문화원이다.

 

사색의 향기 문화원은 매일 명언산책, 책속의글, 세상보기, 독자의글, 문화읽기 등을 주제로 한 향기 메일을 회원들에게 보내주고 있다. 향기 메일은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통해 자극적이고, 단발적인 인터넷 콘텐츠에 익숙해진 현대인을 위해 사색하고 곱씹을 수 있는 문장을 전달해주는 서비스다.

 




현대인은 팍팍한 삶 때문에 책 읽을 시간도 없고, 생계에 바빠 생각할 여유조차 없다. 이럴 때 마음을 울리는 한 문장이 주어진다면 그 삶은 조금이라도 나은 삶이 아닐까. 향기 메일은 이러한 취지에서 시작됐다. 사색의 향기 문화원은 지난 10년 간 보낸 2,400여 건의 향기 메일 중 120편을 선별해서 올해 사색의 향기, 아침을 열다란 책으로 묶었다.

 

사람, 희망, 마음, 사랑의 잠언집

 

사색의 향기, 아침을 열다를 펼치면서 류시화 시인이 엮은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이란 책이 떠올랐다. 삶의 지침으로 삼을 수 있는 잠언들의 모음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보면 어디에서나 찾을 수 있는 상투적인 경구일 수도 있는 것들이다. 나도 처음에 책을 읽었을 때는 그렇게 생각했다.

 

책을 읽다가 사색의 향기 문화원이 어떤 곳인지 궁금해서 인터넷 검색을 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이 사색한 것들을 서로 공유하고 있었다. 아마 이들은 아무런 공통점도 없을 것이다. 오로지 향기 메일을 통해서 소통하고 공감하는 이들일 것이다. 사색과 공감의 장이 사색의 향기 문화원이란 곳에 열린 것을 보니 내심 나도 향기 메일을 받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로는 몇 줄의 문장이

우리의 삶을 전면적으로 돌아보게 하지요.

몇 줄의 이야기가

상처받은 우리의 마음에

깊은 위안을 주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할 때가 있습니다.


서문 중에서

 

그제야 사색의 향기, 아침을 열다란 책은 향기 메일을 통해 소통하고 공감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라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상투적이면 어떤가. 상투적인 문장도 읽는 이의 상황, 기분, 환경에 따라서 큰 감동을 줄 수 있다. 어떤 때는 그냥 스쳐지나갔던 문장이 또 어떤 때는 눈물을 왈칵 쏟게 만드는 것을 보면 말이다.

 




경구만 곱씹어 보는 것도 좋다

 

사색의 향기, 아침을 열다는 명사들의 문장과 그 문장을 풀어낸 짧은 글귀가 함께 수록되어 있다. 사색이라는 것을 처음 하는 사람들은 명사들의 문장과 그 문장을 풀어낸 짧은 글귀를 같이 읽는 것이 좋다. 명사들의 문장이 어려울 수도 있고, 짧은 글귀가 사색을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색을 좀 해본 사람이라면 명사들의 문장만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명사들이 남긴 글이나 말은 문장이긴 하지만 시에 가깝다. 그 문장은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이렇게해석될 수 있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저렇게해석될 수도 있다. 명사들의 문장에 담긴 의미를 찾아내는 것은 독자들의 몫이다. 또한 직접 그 의미를 발굴해 낸다면, 거기서 오는 쾌감은 더 클 것이다.

 

사색은 문화의 향기를 피워 올린다

 

사색의 향기 문화원은 사색의 향기란 명칭의 뜻을 이렇게 말한다. “사색을 통해서 사고와 분별과 견해를 갖게 된다. 그것이 곧 생각이다. 생각이 자리 잡으면 그 생각으로부터 상상력이 발휘된다. 그리고 그 상상력은 새로운 문화를 창출한다. 사색을 통하여 문화의 향기를 피워 올리는 것이다. 그 문화는 공유되고 나누어지면서 행복한 문화나눔터를 만들어 나가게 된다.”

 


▲ 사색의 향기 문화원 홈페이지



사색의 향기, 아침을 열다를 통해 사색의 첫 출발을 시작하는 건 어떨까. 한 문장에서 시작하다보면 한 문단이 될 것이고, 그것은 결국 책 한 권이 될 것이다. 또 이 책을 읽고 마음이 동한다면 사색의 향기 문화원이 보내는 향기 메일도 한 번 받아보는 것은 어떨까. 삭막한 메일함 속에서 따뜻한 한 문장이 담긴 메일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할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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