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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를 차버려라
서은규 지음 / 예문당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이책은, 거두절미하고, “넌 왜 바보같이 그런 남자를 뻥 차버리지 못하고 계속 매달리고 있는 거야?” 이런 꾸중을 늘어놓은 책이다. 읽는 내내 “왜?”라는 궁금증이 일어 답을 얻으려 했으나 답에 갈증을 느낄수록 오히려 저자의 분노만 더 눈에 뜨일 뿐이었다. 여자인 내가 남자를 차버리지 못하고 매달리는 건 여자 나의 문제가 아니라 남자 너가 잘못해서라는 투의 글이 짜증도 났다.
이책은 남자만 질타하고 비판하고 끝냈지 정작 여자들이 왜 그런 남자들에게 그렇게 매달리며 아파하는지는 진단을 하지 못했다. 여성 자신에게 관심을 돌려 자신을 직시해야할 에너지를 상대 남성을 향해 질타로 쏟아내다 보니 오히려 진짜 들여다보아야 할 문제는 가려졌다. 여자들이 남자친구에게 그토록 집착하는 건 바로 부성애 결핍에서 온단다. 아버지에게서 얻지 못한 사랑을 남자친구에게서 얻으려다 보니 남자친구의 전화 한통에도 그렇게 목매고 집착하는 거였다. 여자들은 어린 시절 아버지와 이루지 못한 관계를 극복해 내고자 자신의 아버지 같은 남자를 고른단다. 남자친구는 여자친구를 원하는 거지 딸을 원하는 건 아니잖은가! 이런 사실을 이해하고 접근한다면 이책은 정말 초점을 잘못 맞춘 거라 볼 수 있다.
이책에 나온 사례들은 한참 연애에서 시행착오를 겪고 있을 20대 초중반이 대부분이었다. 아직 한 남자에 집착하기보다 여러 남자들을 접해 볼 필요가 있는 나이 아닌가? 난 여기 등장한 사례에 나오는 사람들의 나이가 너무 어리다고 본다.
이책은 심리를 파고 들어가지 못하다 보니 어떤 곳에서는 꾸중으로, 어떤 곳에서는 분노로 일관했다. 저자의 분노가 보일수록 저자 자신이 상처가 많았구나 이런 생각만 들었다(저자는 이 책에 제시된 사례에서 자신의 모습을 본 건 아닐까?). 한마디로, 이책은 상담자에 대한 ‘애정’이 보이지 않는다. “왜 그렇게 멍청하니?” 이런 메시지만이 보일 뿐이었다. 이책은 상담자들을 어떻게 조언해서 그들이 어떻게 극복해냈다는 얘기가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