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의 작은 기적 - 내 아이의 미래를 결정짓는 밥상머리 교육의 비밀
SBS 스페셜 제작팀 지음 / 리더스북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어느 정도 읽다보니 해당 프로그램이 궁금해져서 TV를 켜고 SBS 스페셜에서 프로그램을 찾아 보고 나서 다시 읽게 됐다.

3∼5살 사이에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시간이 소중하고, 설사 그 시기에 가족과 함께 하는 식사시간을 갖지 못했더라도 사춘기에 그 경험을 만회할 수 있다는 이런 얘기를, 공부하지 않으면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부모 자신은 책한 줄 읽지 않으면서 아이를 죽어라 학원에 보내는 걸로 부모의 노릇을 대신하려는 부모들이, 아이에게 쏟는 관심의 화살을 부모 자신에게로 돌리는 사회운동이라도 펼치고 싶은 심정이다. 그런데, 부모들이 가족과 함께 하는 식사시간이 소중하다는 걸 알고 있다한들 함께 할 수 있는 식사시간을 마련하기 어렵다면 이 또한 문제 아닌가.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일이 이렇게 중요한데 우리 사회는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가정의 이 식사시간을 기업에 저당잡혀 있다. 기업이 아빠를, 엄마를 집에 돌려줘야 같이 밥을 먹을 게 아닌가.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우리 사회는 심리학계도 그렇고 모든 걸 각자 개인의 노력 문제로 보지 전체적인 시스템 맥락 안에서 바라보지 못한다. 아이들에게 가족과 함께 하는 식사시간을 돌려주려면 기업이 각 가정의 식사시간을 담보잡고 있다는 현실을 자각하는 게 먼저다. 이런 현실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부모의 노력부재만을 문제삼는 건 식사시간 확보 해결에 너무 소극적인 자세라고 본다. 엄마 아빠가 바빠서 식사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지 못하는 점이 장애물로 지적되었지만, 엄마 아빠가 왜 식사 시간을 함께 하지 못하는 가정이 많은 지에 대해서는 이 책에서도 주목하지 않았다.

이 책에서는 아이와 부모가 함께 하는 식사시간으로써만 의미를 부여했는데, 가족식사 시간은 아이의 성적 향상을 위해 꼭 필요한 시간이 아닌 가족 구성원이 밖에 나가서 인간활동을 하고 돌아와 각자의 소중한 경험들을 풀어놓으면서 가족의 소중한 시간을 함께 한다는 차원에서 더 의미가 있다.

요즘 이혼률이 늘어나는 원인 중에도 부부간의 대화 부재가 많이 작용한다. 얼굴 맞대고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긴 부부간에도 마찬가지인 가정이 많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식사시간을 좀 더 넓은 각도에서 접근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아이 교육차원에서의 가족식사 시간으로만 식사시간을 조명한 게 흠이라면 흠이겠다.

다시 책으로 돌아가서, 아이의 밥먹는 습관에 영향을 미치는 것에는 집의 구조도 작용하는 거 같다. 아파트의 구조를 보면 부엌과 거실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다. 식사실이 따로 없는 집 구조상 먹는 행위가 거실에서 이루어지기도 하다보니 밥 먹을 때 TV를 보면서 먹는 행위가 자연스럽게 여겨지는 게 아닌가. 대부분의 가정엔 TV가 거실벽 한쪽을 차지하고 있다. 꼭 아이를 의식해서가 아니더라도 지금의 집구조는 가족간의 대화부재를 TV 시청으로 메우기에 적합한 구조로 되어 있다는 점도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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