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던 시절에 이런 수업을 했습니다. 학생들이 둥그렇게 모여 앉아 나는 용서한다‘로 시작하는 글을 쓰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용서한다‘로시작했으니 자연스럽게 그뒤에는 그때까지도 용서하기 어려웠던 사건이나 기억을 써내려가야 합니다. 예를 들어, 중학교때 나를 왕따시켰던 아무개, 아이들에게 내 험담을 하고 나를괴롭히라고 충동질하고 내 가방을 찢은 아무개, 이제 나는 너를 용서한다, 뭐 이런 글을 써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꼭 사실을적을 필요는 없었습니다. 가상의 사례를 적어서 완성해도 되는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첫 문장을 쓰자마자 학생들은 무섭게글에 빨려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글쓰기를 통해 고통스러웠던 기억과 바로 대면하기시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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