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영시경 - 배혜경의 스마트에세이 & 포토포에지
배혜경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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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화 그림자 영 때 시 경치 경

꽃 그림자 시간 풍경

이 책의 제목을 풀어쓰면 위와 같다.

그래서 들꽃의 사진이 많고 풍경화와 같은 사진들이 함께 한다. 그리고 나이를 먹어 감에 따른

생활의 단상들이 곳곳에 나타난다.

포에지는 프랑스어로 詩란 뜻이다. 포토포에지는 사진시?

1부 花 엔 꽃과 함께 생각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2부 影 엔 골목길의 헌옷 정리하기, 길에서 만난 고양이에 관한 이야기 등의 일상 얘기가

3부 時 엔 시간 속에 사는 우리들의 모습을,

4부 景 엔 담담한 풍경 들을 담아내었다.

일상이라 하기엔 저자의 글들이 깊이를 더한다.

긴 문장이지만 마치 시를 읽는 듯 단어 하나하나에 기품이 드러난다.

이런 분들의 글을 읽을 때면 새로운 단어를 배우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그 낯선 단어를 사용해보고 싶은 욕구가 일어나게 하는데

 

가령,

'발레리나의 까무룩대는 발끝을 닮았다.' 에서 까무룩댄다 는 말은 '정신이 갑자기 흐려지는 모양' 이란 뜻이다.

바로 고양이의 발걸음을 묘사한 글이다.

'마음을 덖듯 여러 번 덖으니' 에서 덖다 라는 말도 그렇다. '물기가 조금 있는 고기나 약재, 곡식 따위를 물을 더하지 않고 타지 않을 정도로 볶아서 익히다' 란 뜻이다.

그리고 매미가 되기 전 굼벵이를 수도승이라 하고 그 껍데기를 황금수도복이라 말하는 저자의 글은 장편 시 한편을 읽듯 그 의미를 되새기게 만든다.

'잉걸불' 은 또 어떤가. 불이 이글이글하게 핀 숯덩이. 참 멋지다 우리말.

이렇게 단어의 곱씹고 음미하게 만드는 재미를 주는 책이었다. 이 책은. 저자의 단어력에 무한한 존경을.

마지막 5부는 낭독녹음 봉사를 하고 있는 저자가 봉사하며 읽은 책 중에 일부를 엮은 감상평도 놓치지 말아야 할 재미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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