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성이 고민입니다 - 혼자이고 싶지만 외로운 과학자의
장대익 지음 / 휴머니스트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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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론에 따르면 침팬지와 인류는 약 600만년 전 공통조상에서 갈라져 나왔고, 침팬지와 보노보는 약 300만 년 전 갈라져 나왔습니다. 인간과 많은 것을 공유하고 있는 이들의 삶을 면밀히 관찰해보면 우리 자신을 이해하는 데 많은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우리 모두가 일종의 집단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영장류는 파충류나 다른 포유류와 달리 규모가 큰 집단에서 복잡한 관계를 이루며 살아갑니다. 만약 외계인이 와서 영자율의 특성을 탐구했다면, 틀림없이 '조직 생활을 하는 동물' 이라고 정리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영장류의 집단 크기가 종마다 다르다는 겁니다. 여기서 '집단크기' 는 서로 의사소통하는 데 문제가 없는 최대 개체수를 의미하는데 이게 종마다 대략 정해져 있습니다.

침팬지는 50~80 정도의 개체, 인간은 150 정도인데 신기하게도 200을 넘지 않는다고 합니다.

집단의 크기가 의미하는 것은 무얼까요? 그것은 뇌의 신피질(뇌의 쭈글쭈글한 부위) 비율이 다른 동물보다 크다는 것입니다. 그 말은 유지해야 하는 집단의 크기가 클수록 신피질이 두껍다는 이야기입니다.

흔히 '던바의 수' 라고 부르는데요, 한 사람이 맺을 수 있는 사회적 관계의 최대치입니다.

 

그동안 인간의 관계 맺음, 사회성, 외로움, 공감, 평판 등의 영역은 심리학, 사회학과 같은 인문학의 영향 아래 연구되어져 왔습니다. 그러나 과학의 발달과 장비의 발달로 이제 우리 마음의 영역과 감정의 영역도 과학적으로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수많은 실험의 결과가 책에 나와 있는데요.

그 결과 지금 우리가 느끼는 감정들이 어느 한 순간에 생겨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인류가 진화하면서 생존의 결과로 생긴 진화의 산물이라는 겁니다. 나름의 생존 방식으로 기능했다는 것입니다.

사회심리학, 진화심리학, 신경인류학 이라는 학문이 이런 류의 학문입니다.

서론이 무척 길었습니다. 우리의 감정이 진화의 영향을 받아 생긴거라는 주장이 생소했기 때문인데요, 그게 또 우리에게 많은 위로를 줍니다.

우리가 사회성이 부족해서 고민하는 것이 비령 내가 못나서, 내가 부족해서 생긴 일이라고 자책하지 말자고 하는거죠.

외로움을 많이 느끼나요? 누구나 경험하는 정서이지만 빨리 벗어나야 하는 부정적 상태이죠. 외로움도 일종의 고통입니다. 고통은 피하라는 신호입니다.

무리에서 소외되는 느낌도 때로는 물리적 고통보다 더 큰 괴로움을 주기도 합니다. '사회적 고통' 이라고 하는데 흥미롭게도 몸에서 피가 날 때와 투명인간이 된 느낌을 우리 뇌는 동일한 아픔으로 느낀다고 합니다.

악어는 외롭지 않아요, 쥐는 외로움을 느끼지만 인간보다는 덜 느낍니다. 인간은 매우 연약한 존재이며 가장 큰 네트워크를 갖고 있기에 외로움의 진폭 또한 큽니다. 외로움을 느끼는 것은 부끄러운 게 아니라 당연한 것입니다.

하지만 만성적인 외로움이라면 빨리 네트워크로 돌아가라는 신호입니다. 그럴땐 누구라도 의지해야 합니다. 강아지라도 좋습니다.

평판에 민감한가요? 집단생활을 해온 사피엔스는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동물입니다. 평판에 둔감한 사람은 집단에서 생존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모두에게 칭찬받고 싶고, 누구에게난 좋은 평판을 얻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그것은 불가능한 미션입니다.

위대한 예수님도 자신의 동네에서는 환영받지 못하고 쫓겨났습니다. 그러니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에 자신만의 색깔을 입히는 게 중요합니다.

우리는 집단생활을 통해 생존하는 방식으로 진화되었습니다. 그래서 나의 생각과 달라도 대댜수가 인정하면 동조하기도 하고 평판을 얻으려고 노력도 하고 더 가지려고 경쟁도 하며 살았습니다. 때론 협력도 필요했죠.

그러니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인간의 보편적 특성이므로 모두가 가지고 있는 고민입니다. 자 그러니 이 책을 읽은 우린 조금 더 과학적으로 접근합시다. 너무 외로워도 말고 페이스북 좋아요도 욕심내지 말고, 경쟁도 하고 협력도 하고 적당히 배려도 하고 그렇게 살아보자구요.

우리의 감정과 인간관계, 외로움과 평판에 대하여 조금 여유로와지지 않았나요? 심리학으로 풀어보자면 왠지 상담을 받아야 되고 관계의 기술을 배워야 할 것 같았는데 진화라는 관점에서 과학적으로 풀어가니 별로 큰 문제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우리 조금만 덜 고민해도 충분히 잘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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