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버 여행기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7
조너선 스위프트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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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지성 클래식 시리즈 27번-걸리버 여행기』

소인국과 거인국으로 잘 알려진 걸리버 여행기지만,

이번 현대지성 클래식 시리즈는 소인국과 거인국을 거쳐 날아다니는 섬 라퓨타와 일본 여행기, 그리고 말馬의 나라 후이늠국까지의 모든 여행기가 수록되어 있는 완역본이다.

소인국과 거인국이라는 이야기도 훌륭하지만 원래 이 소설 자체가 1660~1970년대의 영국의 정치 사회 문화를 풍자한 풍자소설이다.

저자가 태어나 활동하던 시기는 청교도 혁명이 발발하고 그 유명한 동인도회사가 설립되어 아프리카 아시아 등을 휩쓸고 식민지화를 이루던 시기이고 영국과 프랑스가 식민지 쟁탈로 갈등을 일으키던 때이다.

동인도회사로 대항해시대를 열어간 영국의 상황에 발맞춰 걸리버 여행기는 수 많은 바다를 항해한 모험가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여행 중에 폭풍우를 만나 표류되고 배신당해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어떤 섬에 낙오되는 것이 반복되는데 그 때마다 관대한 주인을 만나 목숨을 이어나간다.

처음엔 동네 주민의 보호를 받다 점차 고관이나 국왕 또는 영주를 만날 수 있는 자리로 신분이 상승하게 되는데 영국에 대한 풍자는 주로 높은 권위나 권력을 가진 사람들과의 대화 속에서 이루어 진다.

1부 소인국에서는 '내각의 장관들이 밧줄 넘기로 좋은 자리를 차지한다' 거나

2부 거인국에서는 영국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예로 들며 '음모, 반란, 살인, 학살, 혁명. 추방으로 일어난 사건이며, 그건 탐욕, 파당, 위선, 배신, 잔인, 분노, 광기, 증오, 시기, 욕정 ,악의, 야심 등이 만들어낸 최악의 결과라고 진단했다' 라고 말을 한다. 그리고 조지 1세 시대의 최초 영국 총리인 월폴을 풍자하기도 한다.

1부 2부가 환타지하게 너무나 흥미로운 이야기인데 반해 4부에 가서는 인간을 말보다 못한 비이성적인 동물로 간주해 이 땅에서 못이룬 유토피아적인 말의 나라로 대신하고 있는데 소인국 거인국의 이야기와는 너무 이질적이라 걸리버 여행기 번외편이라 할만하다.

소인국과 거인국 그리고 하늘을 나는 섬나라까지 상상과 공상의 모험기로 영화로 제작되어도 충분한 이야기가 마지막 4부에 가서는 결국 영국 사회에 대한 신랄한 풍자와 희망 없음을 이야기하며 끝을 맺는데 결국 4부를 위해 1부부터 3부까지 긴 시간을 소비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완역본을 읽어보니 왜 소인국과 거인국의 이야기만 소개되고 그 나머지 이야기는 잘 읽히는지 이유가 짐작된다.

소인국 거인국 이야기는 언제 읽어도 흥미롭고 재미있고 손에 땀이 나며 상상과 공상의 이야기로 정말 훌륭하다.

하지만 3부와 4부까지 읽기에는 약간의 지루함을 감수해야 한다.

1660년대 영국의 정치 사회를 풍자했지만 여전히 21세기 우리 사회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은 현실에 역시 인간은 욕심의 끝이 없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고전의 힘이란 시대가 변해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인가보다.

그렇게 오랜 시간 우리의 조상들이 역사속에 지혜를 남겨 놨건만 우리는 여전히 욕심속에 살아가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무얼 위해 그토록 싸우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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