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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 그날 - 6.10민주항쟁 ㅣ 만화로 보는 민주화운동
유승하 지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기획 / 창비 / 2020년 4월
평점 :
12년 전 '내가 살던 용산'을 읽고 크게 놀랐었다. 그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던 용산 참사의 실태를 그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오늘 나는 그 때 '내가 살던 용산'을 쓴 만화가 유승하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1987년 6.10 민주항쟁을 다룬 '1987 그날'을 통해서 말이다.
이 책을 읽고 문득 대학생 시절 민주 운동을 하느라 중년이 되어서도 사회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힘들게 살아가던 한 분이 떠올랐다.
"나 OO대 나왔어요. 내가 지금 이 나이에 왜 이렇게 살고 있는지 알아요? 남들 다 공부할 때 나
는 학생 운동을 했어."
그 분은 박근혜 정부 시절 집회 현장에서 다시 몇 번 마주쳤었다. 갑자기 궁금해졌다.
그래서 자신의 선택을 수 십년이 지난 지금 어떻게 평가내리고 계실까?
다시 대학생으로 돌아간다면 시위를 하지 않고 공부를 해서 정상적으로 대학 졸업하고 직장 다니면서 평탄한 삶을 살아가셨을까?
"고등학생 때 나는 전교 2등이었고, 전교 1등하던 친구가 대학 가서 소식이 끊겼어요. 지금도 동
창생 중에 걔 소식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걔가 뭐 했는지 알아요? 학생 운동했잖아,"
어떤 분이 갑자기 뜬금없이 이런 말을 하셨다. 그 말을 하셨던 분은 어느 정도 사회적 지위가 있으셨다.
명문대에 진학했던 친구 분은 학생 운동을 하다가 왜 주변과 연락이 끊겼을까?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그 시절 학생 운동, 민주화 운동하셨던 분들은 지금 어디서 무얼하며 살고 계실까? 몇 십년 전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으실까? 아니면 후회하실까?
지금 사회에서 자리잡은 분들이 아닌 분들. 그분들의 목소리가 듣고 싶다. 지금 어떠세요? 어떻게 살고 계세요? 그때로 되돌아 간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