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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환 글.그림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10월
평점 :
사실 이 책을 읽을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누군가가 책 속 한 문장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궁금증은 나를 독서의 길로 인도했다.
책을 읽으면서 '어린 왕자'가 많이 떠올랐다. 이래라 저래라하는 교훈적 메시지가 통속적인 느낌을 주기도 했다.
그래도 다음 장이 궁금해지고 머릿 속에 물음표가 떠다니는 책은 내 기준으로 봤을 때 좋은 책이다. 나만의 정답을 찾아서 오랜만에 유영했더니 참 재미있었다.
"피터야, 나는 가을이 오면 도토리가 많아서 행복해. 숲속에서 도토리를 주워 먹다가 배가 부르면 나중에 먹으려고 도토리를 땅속에 감춰두기도 하는데, 감춰둔 곳을 까맣게 잊어버릴 때도 있어. 친구들은 그런 나를 보고 먹지도 못할 도토리를 땅속에 감추느라 쓸데없이 고생만 한다고 놀리기도 하지만, 나는 그 것이 쓸데없는 짓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왜냐하면 땅속에 감춰둔 도토리가 싹을 틔우고 세월이 지나 커다란 도토리나무가 되면 훗날 내 새끼의 새끼들이 먹고 살아갈 도토리가 열릴 테니까...... 우리가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일들 중엔 무의미하게 끝나는 일이 얼마든지 있잖아. 우리에게 당장은 무의미한 일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흘러 매우 중요한 의미가 되는 일도 얼마든지 있고. 우리가 진심을 다하고 있다면, 당장은 무의미해 보이는 일이라 해도 언젠가는 의미 있는 일이 될 수 있을 거야. 진심을 다하고 있다면 말이야......"
-본문 10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