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정주영 2 - 민족의 이름으로
백무현 글.그림 / 서울신문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초등학생 때 정주영 회장이 대선 후보로 나왔던게 기억난다. 그 때 정주영 일대기를 그린 만화를 읽었었는데 제목이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였다. <만화 정주영>보다 어린 시절 이야기 비중이 높았는데 특히 쌀집에서 일했던 내용이 자세히 담겨져 있었던 게 어렴풋이 기억난다.

<만화 정주영>은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 한 사람에 대한 평가를 객관적으로 한다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내가 보기에는 정주영을 너무 영웅처럼 묘사해놨고 박정희에 대해서도 독재자가 아닌 나라 발전을 위하는 대통령으로 나오는 점이 역사 왜곡 같아서 싫었다. 현대, 삼성, 롯데 등의 대기업이 생겨서 성장하기까지 창업자의 능력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수많은 노동자와 국민들의 피고름을 쥐어짜고 정경유착을 통해서 많은 비리들을 통해서 기업이 커왔다.(이 책대로라면 현대는 역대 대통령들에게 분기마다 뇌물을 바치는 기존의 관행을 따르기는 했어도 여타 대기업에 비해서는 깨끗(?)했던 것 같긴 하다.)

현대가 베트남전에서 건설업을 하면서 기업을 일으킨 부분에 대해서도 마음이 아팠다. 세세하게 보자면 우리가 일본이나 미국을 욕할 자격이 있는 것일까? 결국은 우리나라 역시 베트남전 경제특수효과 같이 남의 나라에 나쁜 짓하고 베트남 사람들의 피를 재물 삼아 나라와 기업을 일으켰으니 말이다. 빨리 빨리 문화로 고도성장을 이루었다고 하지만 그 반대급부로 생겨난 부작용들도 만만치 않게 많다. 정주영이 맨손으로 시작해서 대기업을 경영하고 남북관계를 개선시키고 훌륭한 일도 많이 했지만 너무 미화시키고 영웅시하는 것은 오히려 반감이 든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이 책에 나오는 정주영, 박정희, 정몽준 등에 대한 인물 설정은 객관적 설득력을 잃었다고 봐야 한다. 백무현 화백은 왜 이렇게 정주영에 대해서 후하게 평가를 했던 것일까? 재벌치고는 좋은 사람인 것 같긴 하다. 재벌치고는... 그래도 위인 대접 받을 정로의 인물까지는 아니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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