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오션 전략 - 잃어버린 '흑자의 섬'을 찾아서
조너선 번즈 지음, 이훈.구계원 옮김 / 타임비즈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적성에 안맞는 학과에 온 것도 아닌데, 나는 참 이상하게 '수익'이라는 단어가 불편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수익창출 (추구)'이 불편했다고 말해야 맞는 표현이겠다. 그렇다고 공산주의자도 아닌데(사실 속내는 그 누구보다 얍실하다-_-) 수익을 추구하고 직접적으로 논하는 것이 참 불편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마케팅 원론 수업시간 첫 주에 굵은 글씨로 등장하는 그놈의 감지&반응(sense·respond)에 삘이 꽂혀버린 대책없는 이상주의자임이 분명하다.


인간관계에서도 그렇다. 긍정적인 관계를 원한다면 먼저 베풀고, 그 과정에서도 최선어린 정성을 기울이면 언젠가는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 믿는다. 이것은 시장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공급의 주체가 노력을 다하면 어느 고객이든 그 쪽으로 맘을 기울이지 않을까..? (아, 쓰고보니 나 극단적인 성선설론자인거 너무 티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책은, 이런 몽상가적인 내게 '현실은 그렇지 않아~' 라고 거듭거듭거듭 반복해서 말해주는 충격요법 치료와도 같은 책이었다.





나는 학교에서 마케팅 과목을 심화전공으로 공부하고 있다. 마케팅의 대부인 필립 코틀러가 저술한 책을 바탕으로 여러가지 공부를 하고, 때로는 그 안에서 인생에 대한 지침도 얻는다. 이 책이 제시하는 모든 내용을 마케팅적인 관점으로 귀결할수는 없겠지만 대부분이 그런 맥락에서 이해하기 쉽고 그렇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에서는 참 많이 유용했다. 


그런 맥락에서 본문 중 가장 흥미로웠던 점이 4P->5P, 숨겨진 새로운 P를 찾으라는 점 이었다. 원론 시간 가장 초반에 STP[Segmentation · Targeting · Positioning]와 함께 가장 중요한 기초 이론으로 배우는 4P[제품Product, 촉진Promotion, 장소(유통)Place, 가격Price]이다. 그런데 책에서 이르길 기업이 새로운 전략을 세우고 혁신을 추구하고자 할 때, 이것만큼 잊지말아야 할 항목이 바로 마지막 숨겨진 P: 수익성Profitability라는 것이다. 실제로 표지 타이틀이 기존에 누수처럼 새고 있는 수익요소들을 바로 잡는 것에서 기업이 살아난다는 점을 강조하듯 책은 시작부터 끝까지 기업이 주목해야 할 수익성 요소들에 집중하고 있다.  



* 참고내용: 마케팅의 4P에 이은 5C - Customer고객지향 / Contents원하는정보 / Communication 고객쌍방향성 / Community고객조직화 / Commerce 고객구매경로관리




기회가된다면 학교 스터디에서 이 책을 한 번 집중 분석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마케팅 공부 모임이라고 한들 딱 협소한 그 분야만 공부하는 것도 아니고, HBR 사례 등 보다 포괄적인 범위로의 공부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이런 제안을 하면 애들이 날 죽이려 들겠지.. 참고로 사진은 지난해 HBR-존코터 세미나 때 찍은 모습이다.) 


책을 덮는데 문득 위 사진 속 세미나를 위해 읽었던 존코터의 <기업이 원하는 변화의 리더>에서 찾은 주옥같았던 문장이 떠올랐다. 기업과 경영진은 혁신을 매일같이 외치지만 그것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20세기에 태어나 19세기의 교육을 받은 리더들이 21세기의 인재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란 내용이었다. 경상계열 전공자임에도 수익추구라는 단어가 불편했던 나 처럼, 이제까지 말만 혁신과 변화를 외쳤던 많은 기업인들이 이 책을 진지하게 대했으면 좋겠다. 진지한 자세로 누군가에게 배운다는 것은 몇살이 되어서도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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