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지내니? 한때 나의 전부였던 사람
공병각 글.그림 / 북스(VOOXS)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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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서점에서 언뜻 본 책인데 그 찰나에 제목이 선명하게 각인되어버렸다. 그래서 내가 사랑하던 여배우 장진영씨 이야기를 적은 서평에 그 제목을 인용하기도 했다. "잘 지내니? 한때, 나의 전부였던 사람" 그냥 이 책은 제목이 전부를 말해준다고 봐도 무방하다. 바삐 옮기던 걸음을 순간에 붙잡아 두는 책. 결코 펼쳐볼 용기가 나지 않아 오랜 시간을 주변에서 맴돌기만 한 책.


그래픽 디자이너 공병각, 저자의 미니홈피 바로가기 ▶ http://www.cyworld.com/NEMAM22DA



이 책의 존재에 대해서 나보다 늦게 안 지인이 어느새 완독을 하고는 어서 읽으라며 채근하기 시작했다. 첫번째는 연애, 아니 짝사랑을 통해서라도 사랑이라는 것에 심각하게 고민을 해봤다면 누구나 가슴을 울게 만들 책이라는 것. 두번째는 아기자기한 손글씨가 내게 직접 속삭여주듯이 다가온다는 것이 이유였다. 어쨌거나 더는 외면할 수 없어 결국 책을 펼쳐들었다.

연애경험이 별로 없어서인가, 아니면 또래의 다른 여자아이들처럼 푹 빠져들지를 못하는 성격 때문일까. 이 책은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를 보기 위해 나와 함께 영화관을 찾았다 엄청난 쇼크와 감격을 얻고 돌아간 내 친구와 나의 괴리만큼이나 벙찜을 선사해주었다. 내 지인은 과연 어떤점이 그토록 심난하고 절절했던 걸까...

어떤 마음인지 알겠다. 왜 힘들고 슬프며 설레는지도 알겠다. 하지만 내가 공감하고 동조하기는 힘들다. 여기까지가 딱 내가 가질 수 있는 감상의 한계였다. 비록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아닐지라도 설렘부터 사랑의 시작 - 진행 - 이별 후 아픔까지 시간적 순서에 의한 감상변화를 나열해주었으면 한 편의 영화나 소설을 보는 심정으로 빠져들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조차도 아니었기에 내게는 그저 그런~ 이야기로 남아버렸다.




이렇게 중간중간 삽입된 이야기와 연관있는 음악을 소개해 주는 것이 이 책의 매력 중 하나였다. 내가 아는 곡이 등장하고 전에 그 노래를 들으며 해당 페이지에 쓰여진 글귀와도 같은 기분에 빠져본적이 있다면 더욱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끝까지 놓을 수가 없었던.. 그리고 완독 후에 내 방의 가장 양지바른 자리에 곱게 꽂아두게되었던 것은 정감가는 손글씨가 한글자 한글자 힘주어 적어간 그 얘기들이 우리 주변과 내 마음 깊은 곳에서 한번씩은 찾아볼 수 있는 아주 보편적인 내용이라는 점에서 큰 울림을 주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런 부류의 책들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구절 중「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오직 그들만이 현실이자 전부이다.」라는 내용이 있다. 여기서 문장의 첫 단어는 ‘연애’가 아닌 ‘사랑’이다. 그것이 어떤 관계에서 파생된 감정이든간에 우리에게는 큰 공명과 한숨 그리고 그만큼의 떨림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이것은 남녀노소 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그럴 것이다. 한때는 전부였고, 그때문에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워하고 원망하기도 했으며, 시간이 지난 뒤에는 오글거리는 민망함과 쑥쓰러운 추억만을 남길 그 보편적이고 아주 흔한 이야기들. 그 모든 것이 이 책에 담겨있었다.

이 책은 페이지에 비해 글자수가 많지 않다. 그래서 눈에 잘 띄는 곳에 두었다가 이따금씩 들춰볼 생각이다. 이 책을 처음 펼쳐든 순간은 연애를 하고 싶지만 현실의 여러가지 복잡스러움과 나 스스로의 두려움에 갇혀있는 시기였다. 그래서 두번째로 이 책을 읽는 시기는 눈앞에 나타난 누군가를 꼭 잡고 싶을 때, 혹은 그 뜨거운 감정을 마구 발산하게 되었을 때로 하려한다. 훗날 시간이 아주 많이 흘러 나 또한 나의 지난 행적에 부끄러움을 품게 될 지라도 이 책을 덮은 지금은 한때, 혹은 꽤 오랜시간 동안 나의 전부일 사람을 빨리 만나고 싶은 마음이다. 그래서 후회는하되 미련은 없을 관계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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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27 - 팔도 냉면 여행기
허영만 글.그림 / 김영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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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식객 대망의 마지막권이 나왔다. 작품 기획부터 총 11년간 길고 긴 레이스를 거쳐 완성된 27권. 30권이나 25권으로 깔끔하게 맺어진 느낌은 없어 조금 서운한감이 있지만(사실은 30권까지 조금 더 연재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기에) 국민만화가는 역시 뭔가 다른지라 그 결말까지도 군더더기 없이 아주 담백하게 정리해주셨다.

대망의 종권 27권의 주제는 <팔도 냉면 여행기> 아놔.. 나는 왜 하필이면 이 책을 밤 12시에 펼쳐들었을까? 정말 보는 내내 흐르는 침에 이불에 떨어질까 노심초사 하는 시간이었다.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평양과 함흥냉면의 비교부터 속세의 유혹과는 연을 끊은 스님들조차 웃게 만든다는 승소냉면, 진주와 부산에서만 먹을 수 있는 양반가의 야식 진주냉면 그리고 마지막으로 부산의 명물 밀면까지.. 자칭타칭 면 덕후인 나에게는 정말 미치고 팔짝뛰겠는 권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지난겨울 부산에서 먹었던 밀면의 식감이 입 안에 맴돌아 정말 울 지경이었다.
(부산에서 맛 본 가야밀면 후기 바로가기 ‣ http://www.hwimun.com/171)



나는 면 그리고 찬음식 덕후다. 그러니 냉면류는 정말 나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음식이라고 볼 수 있다. 치아교정을 시작한지 한달 보름째. 계란이나 두부같은것 외에는 씹을수도 없는 치아로 냉면을 꿀떡꿀떡 집어삼키는 사람이 바로 나란말이다. 그런데 식객의 마지막 종권이 팔도 냉면 여행기라니, 이것은 이 책의 전권을 모두 구입해야만 한다는 신의 계시같았다. (응?)




내가 자취하는 동네 근처에서 파는 가장 이상적인 함흥냉면. 저 투명한 면발에 살얼음 육수하니*_* 아흐~

많은 사람들이 식객의 매력 포인트로 전국 각지에서 소개되는 참 먹거리진수&성찬 커플의 알콩달콩 사랑이야기를 꼽는다. 하지만 이번 완결에서는 더더욱 현실성이 떨어지는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나는 별다른 흥미를 못느꼈고(내..내가 결코 쏠로라서가 아니야ㅠㅠ!!) 이제까지 그 존재도 알지 못했던 승소냉면과 진주냉면을 에 대해 알게된 것과 더불어 내가 20여년간 집착해온 냉면에 대해 보다 전문적인 지식을 함양하게 되어 애정이 한층 깊어졌다는 사실이 무척 만족스러웠다.
 
허영만 선생님은 이미 식객이 끝남과 동시에 그 특유의 부지런함으로 차기작 준비에 들어가셨다고 한다. 다음 작품이 식객과도 같은 음식 만화는 아니겠지만 나는 선생님만의 철두철미한 준비성과 작품 구상력으로 이에 못지않은 걸작이 탄생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제 마침내 그 끝을 본 식객을 덮으며 나는 선생님께 “정말 수고하셨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는 꼭 직접 만나 뵙고 냉면 한 그릇 대접하고 싶다.”는 말도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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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소현
김인숙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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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역사를 사랑한다 그리고 우리 한국사를 특히 사랑한다. 그 안에서도 굳이 택하자면 거시보다는 미시사에 치중하는 편인데, 어떤 한가지 사건이나 인물을 집중적으로 파헤치는 것에 유독 흥미를 느낀다. 아마 나는 타고난 스토커이지 싶다.

역사를 좋아하고 책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소설 장르 덕분이기에 역사소설은 그야말로 인물이나 시대를 막론하고 탐닉하게된다. 그런데 그것도 내 상황이나 근래에 본 사극에 따라 영향을 받기 마련이니, 작년부터 올해에 이르기까지는 왕이 못 된 세자들.. 특히 아버지에게 외면받았던 비운의 세자들에게 유독 마음이 쓰였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사도소현이다.



그러던 중 이 책 <소현>의 출간 소식을 접했다. 김인숙 작가는 한국 문단계에서 꽤 유명하고 보석같은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작품이 내게는 처음인 여류작가였다. 사실 처음엔 사도세자로 착각하고 주문을 결심했었지만 도서 상세정보 페이지에서 이내 그 착각을 마냥 부끄러워 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더 큰 호기심과 기대감이 조성되었으니 적어도 사도는 아버지가 아들을 죽였음이 분명하지만.. 소현 그는 정말이지 '오오 통재라..'는 표현에 딱 맞는 비운의 왕세자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을 읽음으로 훗날 소현 대신 왕위에 오른 봉림(효종)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는 어쩌면 아버지와 형이 지녀야 할 무겁고도 가혹한 감정의 형벌까지도 모두 대신 짊어져야 했을 것이다. 나라는 풍전등화와 같은 상황에 왕으로서 잃을 수 없는 자존감들.. 그는 만인지상의 지위에 있기에 더욱 불행할 수 밖에 없던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었을 것이다.




작가의 말에서 소개된 당시 정황이 잘 녹아든 MBC 드라마 <남한산성>. 어떻게든 영상을 구해서 한 번 보고싶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대목은 2장 도입부에서 펼쳐지는 시강원(청에 볼모로 잡혀있는 소현을 보필하던 기관, 본래는 왕세자의 훈육을 담당하던 전문 기관이다.) 대신의 이야기였다. 나는 이 부분이 마치 실존하는 사료를 그대로 옮겨다 놓은 것 같은 느낌마저 들게 하여 더욱 소설에 몰입하게 되었다. 오죽하면 5월 6일에 작가의 모교인 연세대에서 진행된 특강까지 찾아가 이 소감을 전달했을까...  -KBS에서 이 날 강연이 기사회된다고 들었는데 찾을수가 없다.. 흑

그렇담 이 격변의 난세 속에서 현명한 군주라면 주전론자와 주화론자의 대립 중 무엇을 택해야했을까. 단지 복수심으로 불태운 허무맹랑한 꿈이라고 치부하기에 효종의 북벌론은 정말이지 놓치기 아까운 사건이자 시대적 선택이 아닐까? 나의 이런 가치판단은 당시를 살지 않았던 배부른 자의 이기적인 이상주의일 뿐일까?

책을 덮을 무렵에는 이대로 이 책을 들고 서삼릉을 찾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다. 바로 소현세자의 묘가 있는 조선의 왕릉터 중 하나다. 이번에 읽은 책 <소현>을 계기로 우리 한국사 중 내가 조선사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는 것에 다시금 확신 또한 할 수 있었다. 열 손 가락 깨물어 안아픈 손가락이 없다고 하지만 참 우습게도 그 중 특히 아픈 손가락이 있듯이..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시대이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많은 헛점이 노출된 왕조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다.

『조선이 그리하리라. 절대로 그 기다림을 멈추지 않으리라. 그리하여 나의 모든 죄가 백성의 이름으로 사하여지리라. 아무것도, 결코 아무것도 잊지 않으리라.』며 읊조리던 소현의 조선을 감히 내가 꿈꿔본다. 비록 그는 이룰 수 없었지만, 우리 후대가 달성한 이 시점의 부국강병이 오래 전 젊은 나이에 소실되어버린 그의 영혼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길 바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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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레이디
커티스 시튼펠드 지음, 이진 옮김 / 김영사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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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목전에 두고 설레는 마음을 틔워가는 시기에 아주 흥미로운 책을 만날 수 있었다. <사립학교 아이들>로 이미 유명세를 탄 커티스 시튼펠드의 신간 장편소설 <퍼스트 레이디>가 바로 그 작품이다. 이 책은 미국에서 출간되던 그 당시 영부인인 로라 부시를 모델로 하여 실제 그녀의 과거나 배경을 어느정도 차용하기도 했다고 한다. 마치 연례행사처럼 원인모를 이유로 나른하고 권태롭기까지 한 요즘같은 날씨에 내 감성과 흥미를 일깨우기에 딱 좋은 책이었다.

표지부터가 내 마음을 꼭 사로잡은 이 책. 작가의 전작은 이미 현지에서 영화로 제작중에 있다고 들었는데, 책을 완독하고 나서 전작들에 관심이 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이번 작품 또한 꼭 극의 형식으로 제작되길 바라는 기대가 생겨났다.



책을 읽고 서평을 쓰기 위해 여러 생각들을 정리하던 중 문득 은나라 주왕의 달기 이야기가 떠올랐다.


달기는 은(殷) 나라 마지막 왕인 주왕(紂王)의  비로, 유소씨의 딸이다.

달기는 천하의 미인이라 일컬어지는 포사(褒似)와 더불어 중국 역사상 가장 음란하고 잔인한 대표적인 독부로 알려져 있다. 주왕은 왕비 달기의 말이라면 죽는 시늉 까지 할 정였다고 하는데, 그의 학정을 간하는 현신들의 말은 귀 담아 들으려 하지 않았으나 달기의 말만은 잘 들었다고 한다.

주왕의 충신 비간(比干) 이란 신하를 눈에 가시 처럼 여기던 달기는 비간을 모함하고 이를 주왕에게 간하여 죽이기도 하였다. 뿐만 아니라 평소에는 잘 웃지 않는 그녀가 죄인이 잔혹한 형벌에 의해 사형을 당하는 모습에 유독 즐거워함을 알게 된 주왕은 구리 기둥에 기름을 발라 숯불위에 걸쳐 놓고 죄인으로 하여금 그 위를 걷게하다가 끝내 미끄러져 숯불 위에 떨어져 불에 타 죽는모습을 함께 구경 하면서 웃고 즐겼다고 한다. 주왕은 끝내 이런 포악한 정치로 말미암아 주나라 무왕(武王)에 의해 토벌되었고 달기와 함께 처형당함으로써 생을 마감했다.

대부분의 여자들은 팜므파탈에 대한 로망을 갖고 있다. 미실이나 달기, 클레오파트라처럼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거나 하는 마녀스러운 면모가 아니라 한 남자를 사로잡고 오롯이 내 것으로 만드는 것에 대한 묘한 환상이 있는 것이다. 이것은 나 또한 그렇고 남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주인공 앨리스는 이제까지 내가 본 가장 완벽한 팜므파탈이었다.

그런데 한 때 이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나쁜남자(Bad Boy) 열풍은 초식남이나 토이남에게 그 지위를 빼앗긴지 오래다. 반면, 나쁜남자마저 자기 수하에 두고 꼼짝 못하게 만드는 팜므파탈(femme fatale)의 위상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절대적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팜프파탈에 대해 남녀노소를 불문한 모든 이들이 돌을 던지며 가학적인 질타를 일삼으면서도, 정작 자신이 그 매력에 빠져드는 순간 한마리의 순한 양이 되어 옴짝달싹을 못 한 다는 것이다. 실제로 팜므파탈이 지니는 사전적인 의미는 우리가 일상에서 농담삼아 던지는 수준을 훨씬 능가하는 매우 잔인한 표현이지만 한 남자가 목숨이라도 내어줄 기세로 사랑하게 만드는 내재된 매력 역시 어떤 방향과 성향에서든 팜므파탈의 영역에 속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여 주인공 앨리스는 미국에 사는 아주 전형적인 소녀 타입의 여성이다. 그런 그녀가 첫사랑 앤드류와의 비극을 겪으며 그야말로 질풍노도의 인생을 맞이하게 된다. 이 책은 특히 남자주인공을 선정하는것이 무척이나 어려웠다. 나는 지극히 상투적이고 고루한 성격 탓에 주인공은 둘일 수 없다(남/여로 각 1명씩)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데, 소설이 전개되고 결말을 맞이하는 시점까지 이야기 전반을 장악하고 있는 앤드류의 비중이 너무도 크게 느껴졌기 때문이다.(그리고 앨리스가 느끼는 앤드류에 대한 비애감이 크게 와닿지도 않았다. 지극히 소설적이고 허구적인 상황이기에 가능한-적어도 내 주변에서는 뉴스로나마 접해본 바 없는- 설정이라 그랬던 것 같다.)

앞서도 말한 바와 같이 앨리스는 실제 미국의 영부인이었던 로라 부시와 매우 많은 점이 닮아있다. 그런데 나는 앨리스의 남편으로 등장하는 찰리가 그녀의 대통령이었던 부시와 닮은점이 더 많다고 느꼈고 무척 재미있었다. 그 외에도 미국이라는 나라의 정치 행정제도나 정당간의 성향에 대해 알 수 있었던 점 또한 이 책을 읽는 동안 얻을 수 있었던 즐거움이었다.

책을 덮고 나니 특별히 분에 넘치는 욕심 한 번 부려본적 없는 앨리스가 본의아니게 너무 자신을 죽여야만 했던 삶을 살게 된 것이 참 안타까웠다. 더불어 꽃다운 나이에 그저 안타깝게 사그라 든 앤드류의 꿈도 그저 서글펐다. 만약 이 작품이 영화로 제작된다면 과연 어떤 느낌일까..? 적어도 여 주인공은 영원한 여신 줄리아로버츠가 맡는다면 더 없이 제격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녀라면 앨리스도 분명 기쁜 마음으로 지켜봐 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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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프러포즈
서민경 지음 / 우신(우신Books)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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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어떠한 계기로 로맨스소설 한 권 접했는데, 그냥 이따금씩 스트레스를 풀고 싶거나 가벼운 독서가 필요할 때 애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 전에 읽었던 작품(☞리뷰)을 쓴 작가의 다른 책을 찾아봤다.

3년간 함께해 온 남자친구의 외도에 상처받은 여주인공. 그리고 이런 장르의 소설속에 꼭 등장하는 완벽옵션 킹카 스타일의 남주인공. 그런데 바로 이 엄친아는 여주인공의 남동생 친구(이 경우 남친이라고 해야하나-,-; 이건 쫌 이상한데..)



요즘은 연하남이 대세라더니 이 세계에서도 역시 그러한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기사 나 역시도 연하 자체가 싫은 것 보다는 연하티가 나는 남자가 싫은거니 말이다. 나보다 더 성숙하고 오빠스러운 연하라면 얼마든지 대 환영이라고는 하지만, 어디 그러기가 쉬운 일인가.. 하지만 이 소설 속의 남주인공은 정말 그야말로 베리 굳이다. 완벽! 이란 표현은 여기 써야겠다.

요즘은 연예계에서도 이전과는 다르게 오빠부대가 아닌 누나부대 열풍이 거세다. ‘누난 내 여자니까~’를 외치던 이승기부터 극 중 역할의 이름이 ‘연하남’이던 박해진까지. 어딜가나 연하연하… 그야말로 나이 대란이다.

또래들보다 7살은 족히 정신연령이 높을 것이라고 평가받는 나는 평소에 초연상 찬양을 입에 달고 다닌다. 오죽하면 댓살 터울지는 선배 오빠들이 제발 그러지말라며 눈물의 호소를 할 정도...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이런 남자라면(배경이나 외모가 아닌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과 성숙함) 몇 살이 어리든 얼마든지 ok!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런 경우라면 말 그대로 나이는 숫자일 뿐일테니까.



언젠가 심심풀이로 봤던 사주풀이에서 나의 강한 독립심과 은근히 까칠한 성격이 연하의 마음을 자극한다는 설명을 들었던 기억이 났다. 그때, 친구들과 나는 배가 찢어지도록 폭소했고 대수롭지 않게 느꼈는데.. 이제라도 연하들의 세계에 눈을 돌려봐야 길이 열리는건 아닐까.. 라는 고민이 든다.(말은 이렇게 하지만 정말 상상만으로도 오그라든다.)

책은 오히려 전에 리뷰했던 작품보다 아쉬움이 더 컸다.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전개와 배경도 그렇고, 앞에서 제시한 배경을 작가 스스로가 잊고 뒤에서 전혀 다른 설정을 제시하는 것도 있어.. 참 안타까웠다.

하지만 대부분의 소설이 그러하듯 이전과는 다른 범위로 무한한 상상을 펼치게 해 준 점에는 무척 감사하고 있다. 실제로는 결코 시도하지 않을 일이라도, 그저 책을 손에 쥐고 있는 동안이나마 가지는 앙큼한 상상은 지치고 무료한 일상에 큰 활력이 되어주니 말이다. 이 리뷰를 쓰다보니, 이제껏 내가 접한 작품들 중 최고의 연하남이 등장하는 <국화꽃 향기>가 보고싶어졌다. 주말에는 이 영화의 감상과 리뷰로 새로운 망상을 꿈꿔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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