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란 무엇인가
마이클 샌델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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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Justice : What's the Right Thing to Do?
정의란 무엇인가


충격적인 불볕더위가 몸을 지치게 하던 7월 말, 그것도 모자라 내 마음과 영혼과 두뇌까지도 지치게 만들던 그 심오한 문장. 도대체 정의란 무엇인가. 아니 그보다 그 내용으로 한 학기동안 강의를 하고 책까지 낼 내용이 뭔가 정리된단 말인가? 조금은 엉뚱하고 오기에 찬 도전의식으로 시작한 이 책이 이번 7월의 말미, 나를 여러모로 혼란스럽게도 해 주었다.



이 책은 결코 쉽진 않았다. 일단 그 수준은 난해하고 심오한 제목만 봐도 가슴에 팍!팍! 와닿을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재밌었다. 그것이 내가 정신이 또랑또랑할 때 마다 이 책을 펼쳐들고 집착에 가깝게 책장을 넘기게 된 요인이다. 


문득 아주 오래전 스쳐지나간 기억이 하나 떠올랐다. 어느 꼬꼬마 초딩이 정의를 뜻하는 영어 저스티스를 보며 "Just..ice.. 저스트아이스?"라고 읽어 나를 폭소하게 한 사건이 있었다. 그때는 정말 황당했는데 지금 이 책을 다 읽고 서평을 쓰려다보니 어쩜 그보다 더 맞는 말이 없겠단 생각이 들었다. ice 얼음처럼 냉철하게 사건을 두고 분석하는 것. 개인의 감정이나 가치관에 휩쓸리지 않고, 보다 더 많은 이들이 수긍할 수 있는 결론을 이끌어내는 것. 그것이 정의定義의 시작일테다.





앞서 서론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사실 막연하게 제목을 들었을 땐, 이게 무슨 강의거리가 되며 책의 소재가 될까 싶었다. 어떤 상황에서건 내 앞에 있는 사람에게, 혹은 그 사람이 내게 "정의란 무엇이라고 생각해?"라고 물으면 당신은 뭐라 대답하겠는가. 옳은 일을 하는 것? 그렇담 옳은 일이란 무엇이며, 그 행동 강령의 근거는 뭔데? 이것 참 캐물을수록 속터지고 빈정 상하는 질문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내게는 이 빈정거림에 가까울법한 심보가 이 책에 대한 욕구를 더욱 자극시켰다. 그래! 대체 뭘로 이 방대한 페이지를 가득 채웠나 보자. 하버드라는 이름에 걸맞기는 한지 내가 덤벼보자! 


그래서 결론은?
K.O. 나의 완전한 패배였다.


일단 패배의 근거는 내가 이 책에서 언급된 철학론적 가치들을 50%도 채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에 있었다. 아 그래도 나름 또래중에는 책 많이 읽고, 그만큼 식견 넓기로 칭찬받아온 난데.. 그냥 앉은 자리에서 어퍼컷 로우킥 불꽃싸다구 쓰리콤보 K.O 패, 하얀깃발 흔들흔들~ 뭐 그런 수준. 그래서 느낀 바가, 해마다 사고와 지식이 조금씩이나마 넓어질수록 스스로를 고찰하기 위해 반복답습하기 좋은 책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내가 이 책을 그래도 거진 이해했다고 자부할 수 있는 그날까지.


책의 1장도 다 읽기 전부터 우리 생활의 모든것들이 정의와 관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된 것은 그야말로 쇼크였다. 내가 얼마나 안일하게 세상을 대처하고, "원래 그런거니까~"하는 마인드로 지나쳐왔는지 깨우칠 수 있었다. 그래서 참 웃기게도 이건 정말 책 1권이나 1학기짜리 강의로는 끝날 내용이 아니겠구나.. 라는 생각을 반도 채 읽기전에 가슴에 새겨지도록 느꼈다. (나 도대체 왜 이렇게 가벼워?) 그치만 정말 장을 넘길수록 놀라웠다는 것은 괜한 사탕발림멘트가 아니라는 것!




책을 읽는 내내 끊임없이 들끓어오른 열망은 딱 하나, "나도 이 강의가 듣고 싶어 죽겠다는 것". 입학 문턱이 높고 이름난 대학일수록 더 넓고 큰 기회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정의라는 테마로 무슨 강의를 할 수 있겠어'라고 비아냥 거렸던 처음 내 태도는 어쩌면, 모든 사고가 완성되는 학창시절의 주입식교육이 가져다 준 악영향일지 모르겠단 생각에 괜히 씁쓸해졌다.



이 책은 전성기때 100분 토론에서 진행된 프로그램의 수준처럼 온갖 다양하고 속 깊은 논리 근거들로 한가지 테마에 대한 반문을 이리치고 저리치며 들들 볶아 헤집은 뒤, 최종적인 답과 가치는 각개 독자(패널)들에게 완전히 일임해버린다. "그래서 네가 옳다고 생각하는건 뭔데? 그렇게 느꼈다면 그게 답이야" 라는 태도로.. 나는 이 책을 보면서 나의 정치성향이나 사회가치관을 진지하게 점검해 보았다. 개인적으로 트위터에서 애드온즈 모임을 통해 <정의란 무엇인가> 토론 모꼬지를 개설해보고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아무래도 아직 우리나라에선 끝내 감정싸움, 정치성향 다툼으로 이어질 것 같아 망설여지는 부분이 더 크다. 


우리는 보통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곧 말 자체가 정치성을 품고 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독 정치에 무심한 것이 쿨하고 멋진 것 이라는 그릇된 인식에 사로잡혀 있어 날 슬프게했다. 이 책은 어디까지나 건전한 정치 토론의 매개체로 활용되기에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히 말하지만 정치에 무심한 것은 쿨한게 아니라 무념念인거다. 8년만에 장르를 제치고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이 책, 그렇게 각종 매체에서 떠들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25만부 출고된게 전부라는 책(얼마전 3권이 나온 무리카미 하루키의 1Q84는 국내 밀리언셀러 달성 기록을 갈아 엎었다.). 그나마 이런 책이 이렇게까지 주목 받을 수 있었단 것도 새로운 희망으로 여길 수 있을까? 부디!!! 온 맘과 정성을 다해 그랬으면 하는 간절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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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으로 꾼 꿈이 행복한 미래를 만든다 - 박지성을 글로벌 스타로 만든 아버지의 특별한 메시지
박성종 지음 / 서울문화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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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리나라에 국보급 스포츠 스타는 많다. 그리고 그들이 각종 매스컴과 매체를 통해 우리에게 알려지면서 동시에 주목받는 그들의 가족들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관례적으로 어떤 훌륭한 사람을 만나면 부모님에 대한 칭찬을 먼저 건네기 마련인데, 이런 맥락에서 살펴볼 때 우리가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이 두 명 있을 것이다. 지난 겨울 온 국민을 행복하게 해 줬던 피겨여왕 김연아의 어머니에 이어 뜨거운 여름 다시금 대한민국을 들끓게 한 우리 박캡틴의 아버지 박성종님. 오늘은 방금 언급한 바로 이 분, 박성종님에 대해 얘기를 좀 해보려고 한다.



지난 주, 트위터 서울문화 출판사(@smgbooks)에서 이벤트를 통해 박성종님의 <가슴으로 꾼 꿈이 행복한 미래를 만든다> 도서를 선물 받게 되었다. 이 책이 집에 도착한 날은 토요일 낮 우리나라의 그리스전 경기가 있던 바로 그 날. 하지만 애석하게도 나는 전날 저녁 가족들과 함께 월드컵을 즐기기 위해 본가집으로 내려가 있었다. 그리고 이미 모두가 알고 있듯이 박캡틴의 쐐기골과 함께 우리나라가 원정경기 첫 승이라는 감격스러운 결과를 선물받은 다음날 아침. 나는 기쁜 마음에 서울로 올라와 이 책을 손에 받아들었다. 정말 당장에라도 목욕재계를 한 뒤 무릎을 꿇은 채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었다.







이 책을 전개하는 문장들은 전반적으로 소박하고 솔직했다. 만약 저자가 화려한 문체와 남다른 표현력을 구사했다면 설사 본인이 직접 쓴 글이 맞다고 해도 불신은 물론 불편한 마음을 대놓고 드러냈을 것이다. 물론 이것은 내가 저자를 과소평가하거나 비하해서가 아니다. 표지에서 아들 박지성 선수와 함께 팔짱을 낀 채 해맑게 웃고 있는 모습이 더없이 소박한 우리네 이웃사촌 같은 느낌이었기에 든 감상이다. 이 책은 앞서 말한 내용과 같이 그저 이웃집에서 편하게 만날 수 있는 동네 아저씨가 “우리 아들은 말이야~, 우리 가족이 옛날에는~” 하며 들러주는 것 같은 이야기. 바로 그 느낌이었다.



덕분에 책은 첫 페이지의 프롤로그부터 시종일관 엄마미소 지으며 훌훌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어린 박지성 선수의 학창시절 일기는 ‘3학년 1월 4일 축구일기’가 ‘축구복음 3권 1장 4절 말씀’으로 보일 지경이었다. (무한지성! 지성찬양ㅋㅋ!) 더불어 생각지도 못했던 아버님의 위트와 재치 덕분에 간간히 공공장소에서 빵~ 터지기도 했는데, 부끄러우면서도 더없이 즐거웠다. 오랜만에 참 부담 없이 행복한 독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아 새삼 감격스러울 정도였다.



리뷰를 위해 생각을 정리하다가 문득 엊그제 시사회를 통해 본 100점 만점의 가슴 훈훈했던 영화 <맨발의 꿈>이 생각났다. 많은 사람들이 박지성 하면 떠올리는 또 한명의 특별한 인물이 바로 거스 히딩크 감독인데, 이 영화는 동티모르의 한국인 히딩크라고 불리는 김신환 감독의 이야기를 영화화 한 작품이다. 특히 영화에서 감초 역할을 맡은 뚜아가 박지성 선수의 어린 시절과 많이 비슷하기에 영화를 보는 내내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이미지 출처: http://movie.nate.com/)

 
영화 속에는 축구를 향한 뚜아의 열정을 지켜준 주인공 미스터 김(박희순 분) 그리고 그 결정이 이루어지기까지 가장 많은 힘을 보태준 여동생 조세핀이 있다. 그리고 우리의 캡틴박에게는 진짜 아버지 박성종님과 축구인생의 아버지 거스 히딩크 감독이 있다. 체구는 작고 여리지만 그 누구보다 축구를 사랑하기에 결국 부단한 열정과 노력만으로 천재가 될 수 있었던 두 인물. 뚜아와 캡틴박은 정말 되새기면 되새길수록 제대로 된 닮은꼴이 아닐까 싶다.

이제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와야겠다. 이 책은 박지성을 글로벌 스타로 만든 아버지 박성종님의 특별한 메시지가 담긴 책이라고 소개된다. 그리고 책 속의 많은 이야기들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의외로 더 평범하고 새삼스러운 진리들로 가득 메워져있다. 사실 우리 중에 사실 올바른 길로 가는 방법을 몰라서 못하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다만 그 올바른 선택을 하고 그 선택에 의한 행위를 지속하는데 있어서 강력한 동기부여가 마련되지 않기 때문에 많은 것들이 힘들기만 한 것일테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우리들에게 다시금 아자아자! 할 수 있는 파이팅을 심어준다. 적어도 박지성 선수는 타고난 천재가 아니었음을 거듭 되새기는 부분들에서 더욱 그렇다. 누구든지 하면 할 수 있다. 지극히 새삼스럽지만 결코 변하지 않을 교훈을 주는 이 책. 그에 대한 보답으로 나는 이 리뷰를 쓰는 바로 오늘에 예정된 아르헨티나 전에 대한 건승기원까지 담아 고마움과 파이팅을 실어 되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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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 스탠퍼드대 미래인생 보고서
티나 실리그 지음, 이수경 옮김 / 엘도라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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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원래 자기계발서를 읽지 않는다. 말 그대로 (저자의) 자기 자신의 경험이 담긴 자기계발서이지 독자 나의 계발서는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는 유독 이 장르가 큰 호응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나 또한 종종 매너리즘에 빠져들때는 스스로를 담금질 하고자 이쪽 장르에 손을 뻗을 수 밖에 없게된다. 그리고 이른 더위를 맞아 또 다시 게으름이 온몸을 스멀스멀 휘감을때 쯤 구원의 희망을 담아 선택한 책이 바로 이것이었다.

우리는 때때로 이런 장르의 책을 읽어주며 무한한 고취의식을 느끼곤 한다. 하지만 그마저도 매해 연초마다 세우는 그런 계획들처럼 일정 기간내에 흐지부지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것은 내가 이쪽 장르를 굳이 선호하지 않는 두번째 이유인데, 나처럼 스스로 너무 늘어져버린 자신을 다독이거나 그 결심이 무너져 갈때 쯤 주기적으로 읽으며 마음을 다잡을 수 있다면 그것 나름은 또 괜찮은 선택의 이유가 될 것 같기도 하다.



우선은 표지에 새겨진 스탠포드가 먼저 눈에 띄었다. 아무래도 최근에 이슈화된 타블로의 학력 위조설에 관한 논란때문이지 싶다.(물론 해당 사건과 저자는 일절 관계가 없다.) 어쨌든 다시 책 얘기로 돌아오면 이쪽 장르에 폭 넓은 경험이 없는 나로서도 이 책은 무릎을 탁 칠 만큼의 감명깊은 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무척이나 기억력이 좋지 못한 독자이기에 책을 읽으면서 이따금씩 떠오르는 감상이나 제법 괜찮았던 구절을 메모해두는데, 그런 기록이 많을 수록 책에 대해 호평을 하는 편이다. 바로 이 부분에서 이 책은 '나'라는 까다로운 독자에게 합격점을 받았다. 뭔가 말하고 싶은데 참 묘하게 정리안되는 그 기분, 그런 느낌들을 간단명료하게 정리해주는 부분이 간간히 등장해 그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어졌다.

전체 내용에서는 3장에 등장하는 '기발한 최악의 아이디어' 편이 특히 좋았다. 앞에서 제시된 일반 사례들을 보면서도 뒤이어 전개될 내용이 전혀 예상되지 못했던 바였기에 나즈막이 감탄사를 내뱉을 정도였다. 이 장은, 발상의 전환이란 이토록 거대하고 심오한 가능성을 지녔구나! 라는 참 식상한 감탄을 다시 한 번 안겨주었던 대목이다. 이런 책들은 언제 어디서나 시야를 넓히고 우리가 일상에서 간과하던 존재들에 촉각을 곤두세우라고 거듭 강조한다. 이러한 생활 태도가 보다 창의적인 사고를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전체 내용중에서도 내가 특히 즐거이 맞이하는 부분인데, 나는 이런 가능성을 토씨나 트위터(@Celina315) 같은 일상생활형 SNS를 적극 활용하며 꾸준히 길러왔기 때문이다. 늘 반복되기에 뇌리에 무의미하게 적용되던 일상들이 불특정 다수와의 소통을 위해 사진을 찍고, 기록할 수 있는 무언가로 자리매김하면서 내 주변과 세상을 다시 한 번 더 의미있게 바라보는 시간을 점차 늘려간다는 것. 이건 정말 안 겪어본 이는 모르는 감흥이라고 감히 자랑스럽게 외치고 싶다.




20살의 내가 썼던 다이어리와 찍었던 사진. 아주 손발이 오글오글 하다 못 해 자취를 감출 지경이다...

이 책은 해야할 일들이 참 많고 또 그만큼 하고싶은 욕심조차 많은 인생에 한 줄기 새로운 자극이 되어주었다. 내가 비록 이 책을 20살에 만나지는 못했지만 아직 20대의 절반도 채 흘려보내기 전에 마주했다는 것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오히려 지금 이 시점의 내가 20살 그때의 모습이었다면 지금보다 덜 한 감상으로 책을 덮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책을 통해 다시한번 인지한 교훈이지만 창의성이나 발상의 전환 같은거 모두 어느날 갑툭튀 하는 존재가 아니라는것을 분명히 깨달았다. 규칙적으로 쌓여온 일련의 정성과 노력 속에서 이따금씩 퐁 퐁 솟아오르는 온천수 같은 존재랄까. 하지만 온천수도 그 존재가 가능하기까지 여러 지형적 조건들이 필요한 것 처럼 말이다. 나는 오늘부터 내 삶에서 맞이할 혁신을 위해 다시금 차분히 규칙을 쌓고 기록하는 습관에 몰두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것이 24살의 내가 이 책을 읽으며 각인한 가장 크고도 중요한 결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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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몽의 원더풀 트위터 라이프 - 이 팀장의 좌충우돌 트위터 적응기
이영균 지음 / 고즈윈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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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을 무척 느리게 읽는 편이다. 근래 들어서는 한 번 펼친 책을 그 날 끝내본때가 언제인가 까마득할만큼 단 한권의 책을 위해 너무 만은 날들을 허비하기 일쑤였는데, 아주 오랜만에 해가 뜨는 순간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완독을 할만한 책을 만났다. 바로 파워트위터러 미르몽(@mirmoong0)님의 좌충우돌 트위터 적응기 <미르몽의 원더풀 트위터 라이프>.


이 책은 매일 일기를 쓰듯이 트위터 적응기를 연재하던 저자의 블로그(▶요기!) 포스팅이 한데 묶여 만들어진 책이다.
우선 책을 읽는 내내 들었던 감상은 ‘재밌군!! 왜 내가 트위터를 시작할 땐 이런 책이 없었지?’라는 아쉬움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그나마 내가 국내 트위터러 치고는 나름 얼리버드에 속한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방향으로 이어졌다. (뭐야 너-,-) 책을 읽으면서 나도 몰랐던 트위터 팁과 유용한 아이폰 어플 정보를 얻을 수 있었던 것도 즐거웠다. 게다가 이제 트위터를 시작하려는 입문자들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두산의 박용만 회장님(@Solarplant)을 아직까지 팔롱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깜!놀! 하기도 했다. 그리고 생각보다 젊은 감각에 한번 더 깜놀~ 무튼 저자 본인이 직접 느끼고 배운 경험들과 지면을 통해 이루어지는 트친소-트위터 친구를 소개합니다-를 통해 새로운 선팔롱을 이어가는 재미가 꽤 쏠쏠했던 책이다.





나는 트위터를 책(☞ 서평)으로 배우고 시작했다. 그리고 그 책의 저자는 일본인이었는데 이번 미르몽님의 책은 국내 저자가 쓴 이야기라 이 전 책보다 더 공감가고 가슴에 와닿는 내용이 많았다. 물론 내가 트위터를 시작한지 한참 지났고 재미를 느낄만큼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접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게다가 이 날 낮에는 마의 4천 팔뤄를 달성하면서 여기가 정말 고비였다는 말을 했는데, 책에 똑같은 내용이 있어 무척 반갑기까지 했다.
이 책은 단순한 트위터 사용설명서가 아니다. 얼마 전, 교수님들의 요청으로 트위터 강의를 다녀왔는데 이 날 모임을 주최하고 나를 초대해 주신 교수님께서 강의가 끝난 후 이런 말을 하셨다.

“결론은 트위터도 일반적인 오프라인 대인 관계와 크게 다르지 않네. 이에 대한 학습효과도 상당하겠다” ^^

이 날의 기억과 함께 책의 앞부분에 수록된 추천사에서 「트위터는 디지털로 만들어진 아날로그적 매체입니다」라던 표현도 함께 떠올렸다. 그리고 더욱 진지한 고민을 한 번 더 해보았다.





트위터 입문자들이 읽기에 더 없이 좋은 책이 이것이기는 하지만 어쩌면 읽는 도중 ‘뭐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거야?’라는 반감을 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적어도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 이 책을 집어들었거나 이 시점 이후로 트위터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은 온갖 매체에서 쏟아지는 트위터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의해 결심을 한 것일테니 일단 투덜거리지 말고 따라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모든 경험은 아주 작게나마 그에 따른 교훈을 남기기 마련이니까~

그러나 이 책에서 조금 아쉬운 점을 꼽자면 책 계약과 관련한 에피소드에서 이 모든 것들이 전적으로 ‘팔로워’들 덕분이었다며, 전체 단락의 종결은 ‘트위터’의 트위터를 위한 트위터에 의한 책 이라고 마무리한 부분이다. 아.. 내가 너무 까칠한가..? 그리고 책이 출간된 이후로 저자의 위트가 돋보이는 트위터 일기를 더이상 블로그에서 볼 수 없다는 것도 보태야겠다. 흑.


 








◀ 책에서 보고 빵!터진 사진.
아이폰 배터리는 소중하다^_T












문득 내가 트위터를 시작(@Celina315)한지 얼마 안됐을 때, 이미 트위터 중독이라고 자부하는 어느 회사의 이사님 이야기를 본 기억이 난다. 그 분은 부하직원이 결재를 받으러 오면 정말 화가나는데 이유가 그 찰나동안 ‘타임라인’을 볼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아아 나도 그 이후에 새벽까지 트위터에 빠져 잠 못 이루다 “트위터 하고싶어!!!!”라고 외치며 침대에서 일어난 적이 있었지-,-;; 라며 한때를 추억하기도 했다. 트위터는 정말 마성이다. 흑.

나는 개인적으로 ‘인맥관리’가 아닌 ‘대인관계’와 트렌드가 아닌 새로운 매체로써의 트위터에 대해 고민하는 분께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이 책의 재미와 가치를 120% 만끽하고자 한다면 트위터의 세계에 스스로 풍덩 빠진 뒤 다시 한 번 되새겨 볼 수 있기를 함께 권한다. 잊지말자! 트위터와 아이폰은 백문이 불여일견, 백견이 불여일행 일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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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크 젠틀리의 성스러운 탐정사무소
더글러스 애덤스 지음, 공보경 옮김 / 이덴슬리벨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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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국내 독자들에게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로 유명한 더글라스 애덤스의 작품이다. 나는 올 초에 그의 신작 소설 <영혼의 길고 암울한 티타임>을 선물 받게 되었는데 바로 이 <더크 젠틀리의 성스러운 탐정 사무소>의 후속 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강남 교보문고를 지나던 중 전작부터 제대로 읽어보자는 마음으로 냉큼 집어 들었다. 아 이 사람 책 제목은 왜 이리 하나같이 길고 복잡한지-_-;;
 
서평에 앞서 우선 이 책의 제목만을 본 채 희번뜩하여 냉큼 책을 건지러 달려갈 탐정/추리물 마니아들을 위해 한마디 하고자한다. 이 책은 일반론적인 추리물이 아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이 또한 공상과학에 가까운 얘기랄까? 그래서 우리는 이 작가의 대표작이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라는 사실에 절대 주목해야 할 것이다.
 

 
사실 나는 이 부분에서 제목이 조금 어색하고 쌩뚱맞다는 느낌을 감출수가 없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서평을 위해 여러 가지 내용들을 검색해 보던 중 제목 오역에 관한 의문을 제기(▶링크 클릭)한 포스팅을 발견했다. 그리고 이 포스팅을 정독한 뒤에 나는 무릎을 탁! 칠 수 밖에 없었다. ‘그럼 그렇지..’ 더크 젠틀리는 정말 성스럽기는커녕 매우 괴상하고도 기기묘묘한 인물인데, 우선은 탐정이라는 단어부터가 매우 난해한 캐릭터로 그려진다. 여기까지 읽고도 호기심과 궁금증이 생긴다면 주저 없이 책을 향해 달리라고 권해주고 싶다. 하지만 절대 탐정물은 아니니 오해하지 말 것!
 
아.. 이 책을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그의 대표작은 도대체 어떻기에 국내외의 수많은 독자들을 그토록 열광시킨 걸까. 내 눈엔 그냥 괴짜소설로만 보이는데 말이지……. 책을 끝까지 완독하는데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앞서 언급한 이런 고민들 때문에 서평을 쓰기까지는 그에 곱절의 곱절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굳이 표현하자면 소설보다는 ‘어른들을 위한 조금 수준 높고 이상스런 동화’ 정도로 정리해야겠다.
 
내가 이 책을 동화로 정의한데는 별다른 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다. 기존에 출간된 수많은 공상과학 소설들이 대개 그러하지만 이 책에는 우리가 동심을 간직하던 순수한 시절에 꿈꿀법한 내용들이 꽤 많이 등장한다. 혹은 동심을 갈망하는 어른들이 뾰옹-하고 반할법한 장치들이 간간히 등장해 은근한 간지러움을 선사한다. 그래서 이와 같은 표현을 붙여주고 싶어졌다. 싶은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내용은 전체 줄거리가 전개되는데 있어 가장 큰 열쇠를 쥐고 있는 리즈교수의 로망을 다룬 부분이다. 리즈교수가 묘사되는 장면을 읽을 때면 나는 근래에 푹 빠져있는 미드 가십걸 속의 한 인물이 자꾸만 떠올랐는데, 실제로 이 작품이 영화로 제작된다면 이 배우와 리즈교수의 싱크로가 상당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도도새를 그리워하는 나이든 괴짜 대학교수. 이 얼마나 달콤한 동심인가?
 

 
어쨌거나 이러니 저러니해도 내 결론은 이 책.. 참 기묘하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기승전결의 구조에서 기-승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너무 과하다 싶을 만큼 양껏 풀어놓다가 전에 이르러 전투라도 치르듯 독자를 숨도 못 쉬게 옭아 메더니 결에 이르러서는 조금 황당하고 분개할 만큼 후다닥 끝내버린다. 뒷심이 없달까.. 그래선지 선물 받은 후속작 <영혼의 길고 암울한 티타임>이 더욱 기대된다.(어쩌면 이 부분을 의도한 걸지도..)
 
보다 자세한 감상과 평은 후속작까지 완독한 이후에나 가능하겠지만 이정도면 일단은 합격점. 얼떨결에 질러 구매한 책 치고는 제법 만족스러웠다. 서평을 쓰고 있자니 <은하수를 어행하는~>에 대한 지름신이 급 밀려온다. 아아... 지금은 곤란하다 잠시만 기다려달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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