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매뉴얼 제작소 - 열정의 파이터, UFC 해설가 김남훈의 땀 좀 빼는 인생 특훈
김남훈 지음 / 해냄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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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레슬러, 파워블로거, 얼리어답터, 롤케익 카페 사장님, 마케터, 저자, 칼럼니스트.. 이게 전부 한 사람의 직업이다. 이 외에도 알게모르게 작고 큰 일들을 많이 하고 계시는 아주 바쁜 분. 유명 트위터러이면서 나의 트친이기도 하고, 내가 그의 300여명 남짓 되는 팔로잉 리스트에있다는 것 만으로도 자랑스러운 김남훈님의 신작 <청춘 매뉴얼 제작소>가 출간되었다. 







남훈님의 글은 이미 트위터나 칼럼, 블로그를 통해서 자주 접해왔었다. 아직 완독하지는 못했지만 전작 <멜로드라마 파이터>도 이미 구입했었고, 쉽게 읽히는 글을 쓰지만 남다른 철학과 위트가 돋보이는 그의 글빨을 나는 무척 존경하고 있다.



(나는) 강연하러 갈 때도 크럭스 신발에 청바지, 용무늬 셔츠에 선글라스를 끼고 간다. 업무상 미팅할 때는 조금 정갈하게 번개무늬로 입는다. 프로레슬러니까 괜찮다.                                                                                  -본문 중 


그의 글을 잘 살펴보면 거침없는 해학·비판·풍자·독설 등등이 가득 담긴 남훈님만의 느낌이 있다. 하지만 착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이들과 좋은 컨텐츠에 대해서는 그 누구보다 온화하고 다감하게 접근해 좋은 말들로 살펴주는 따뜻함까지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사람을 빠져들게 한다. 그리고 이번 신작은 그런 느낌이 더없이 강하게 묻어나는 남훈님만의 스타일 그 자체다.






이번 신작 출간 이후로 남훈님이 개인 프로젝트 삼아 진행중인 책 구매 인증 독자 뽀뽀샷 이벤트!
벌써 지금까지 총 6번 정도의 오프모임을 진행하면서 60여명의 남성 피해자(..??)가 속출했다*.*


보통의 저자들은 책을 내고 내 책에 대한 반응이 어떨지, 비판 혹은 악플은 없을지에 전전긍긍하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청춘과 젊음에 대해 아낌없는 조언을 쏟아주고 링 위에서는 거친 사자후를 내지르는 파이터 남훈님은 이렇게 훈훈하게도 직접 발로 뛰며 독자들을 만나러 다니고 있다. (이 덕분에 다른 출판사의 러브콜도 많이 받았다고 ㅋㅋ)


이 외에도 저자가 직접 찍은 유투브 홍보영상 또한 아주 충격적인 재미를 선사한다. ☞ 바로 보러가기 클릭 고고싱  





사실 이런 책은 내 개인 선호도에 있어서 거의 맨 뒷쪽을 차지하는 내용이다. 자기계발서나 인생에 대한 조언 고민상담 뭐 그런 부류들.. 하지만 남훈님의 글이라는 이유만으로 주저없이 구입을 했다. 인간어뢰라는 닉네임을 쓰는 그분이 무서워서는 절대 아니었다. 실제로 만난 이들 중 다수가 공감하는 내용이지만 참 순두부같고 뭐 그런 분이 바로 이 책의 저자분이다. 






사진 왼쪽은 남훈님의 직업 중 하나인 롤케익 카페 스위트롤의 메뉴 샷. 이곳은 내 단골 카페 중 하나다.
사진 오른쪽은 남훈님의 뜨거운 애정 가득한 도서 구매 부록 상품(... ) 딥뽀뽀를 하사받은 나의 선배오빠님 ㅋㅋㅋ 

이 책을 보는 재미는 아주 여러가지가 있다. 조금은 자극적이고 직설적이지만 절대 불쾌하지 않은.. 오히려 너무나 유쾌해서박장대소하고 왕공감 하게 만드는 본문 내용. 평소 남훈님의 트위터나 여러 모습들을 봐왔을수록 더 매력을 느낄 캐리커쳐 일러스트. 인생에서 마주대하는 고민거리 앞에서 좀 더 과감한 등떠밀어줌이 필요하다고 느낄때 참고할만한 단호한 충고까지! (실제로 책을 읽으면서 맘에들었던 구절을 트위터에 올리면 많은 분들이 공감을 표하고 RT를 받기도 했었다.)


길고 긴 휴학을 마치고 복학을 코앞에 둔 요즘, 이 책을 읽으면서 참 많은 생각과 결심을 했다. 그래서 리뷰를 쓰는동안도 좀 더 정성을 들이고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된 것 같다. 그러니 분명 이 책은 내게 꽤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 모든게 책이 좋아서라지만) 책도 예약구매로 사고, 구절트윗도 열심히 올리고, 독자와의 만남에도 참석하고, 이렇게 성실한 리뷰까지! 난 참 내가 생각해도 괜찮은 트친같다.(응?) 그러니 남훈님! 나중에 기회되면 서두원(남자의 자격 하모니편 노래하는 파이터)님 소개좀 시켜주세요. 저 완전 팬이란 말이예요~ ㅎㅎ (.......막이래-_-;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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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 청춘의 밤을 꿈을 사랑을 이야기하다
강세형 지음 / 김영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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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방송가 사람들이 책을 내는 것이 유행인가 싶다. 나쁜 뜻으로 하는 말은 아니고. 배우나 DJ의 음색을 통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고 울고 웃게 할 수 있었던 그들이 오롯이 글로만 평가받아야 하는, 어쩌면 전보다 더 혹독하고 난해한 세상 밖으로 한 걸음 더 나와준다는 것은 좋은 글을 읽고 느끼는데서 행복감을 얻는 나 같은 사람들에게 무척 고마운 일일 것이다.


이를테면, 최근에 읽은 <그리움에게 안부를 묻지 마라>(☞ 리뷰)나 <사랑이 음악에게 말했다>(☞ ) 같은 책이 그런 것이다. 그리고 지금 서평을 쓰고 있는 <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도 최근에 읽은 '그런' 책 목록에 새로이 포함됐다.





세권의 책 모두 어느것 하나 서운함이 없을 애정을 품고 각별하게 읽었으며, 각기 다른 매력과 다른 구성을 통해 매번 애틋함을 안겨주었다. 그 중에서도 이번 책은 제목부터가 마음을 좀 더 떨리게 했달까. 많은 사람이 다 그렇겠지만, 많게는 계절마다 드물게는 1년에 한번쯤은 묻게 되는 것. '나는 대체 지금까지 뭘 하며 살았나, 내가 어른으로서 과연 제 몫을 다하고 있기는 한가'에 대한 물음들.. 이따금 상념에 젖을때면 자꾸만 되새기며 자신을 괴롭게 하지만, 밖에서 누군가 물었을때는 날카로운 손톱을 세우고 공격적인 태도로 나를 방어하게 만드는 그 물음. 사실은 늘 그렇게 자책하고 있었으면서도 말이다.



이 책은 김동률, 이적, 테이, 스윗소로우 등이 함께 진행했던 뮤직아일랜드와 텐텐클럽의 작가 강세형씨의 작품이다. 지친 하루의 일상을 끝내고 나만 혼자 쉴 수 있는 공간에 돌아와 라디오 볼륨을 높였을 때, 마치 그 맘을 다독여주는 듯 여러모로 감성어린 글과 음악들을 들려주는 밤의 프로그램이기에 이번 책도 그런 그 느낌과 아주 잘 어울리는 예쁜 일러스트와 짧지만 여운 가득한 글들로 꽉꽉 메워져있다. 


비록 내가 이전에 그 프로그램들을 고정적으로 청취한 적이 없기에, 이전에 그 방송들에 열광했던 사람들 만큼의 감성을 끌어내지는 못한 것 같아 아쉽기는 했다. 하지만 이따금씩 떨어지는 낙엽을 우연히 봤을 때나, 혼자 걷는 골목길에서 불쑥 튀어오르는 감정들을 느낄 때, 자꾸만 혼자라고 여겨지는 그 모든 것들이 이 세상 누구에게나 한번씩 주어지는 공통된 것들이라는 사실에 새삼스러운 위로를 받은것 같기도 했다. 가능하다면 지난 방송 프로그램을 모두 찾아서 듣고 싶을 만큼...






이 책에는 유독 많은 영화나 책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이제까지 읽어온 그 어떤 에세이의 작가보다 나랑 비슷한 사람이라고 느꼈던 것이 바로 그 부분이었다. '이렇게 좋은게 많은데, 이걸 다 못보고 죽으면 어쩌나'라는 고민을 종종 했다는 그 대목에서.. 그리고 그게 결코 거짓말이나 가식이 아님을 느낄 수 있는 수많은 예시들에서.. 그리고 나는 이제까지의 그 어떤 책보다 수많은 북마크를 해야만했다. 나도 그 수많은 것들을 단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니 말이다. 


이 책의 서평을 위해 '어른'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게 되었다. 사전에서는 말한다. '다 자란 사람. 또는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을 어른이라고, 우리 사회에서는 후자까지 모두 충족될 때 그 사람을 어른으로 인정해주기 마련이지만.. 글쎄, 자기 '일'이라는 그 범위가 어디까지 될까?


이 책은, 내게 답이 없는 이 물음을 자꾸만 반복해서 묻게 만드는...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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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을 만든 천만번의 포옹 - 청각장애인이 명문대생이 되기까지
저우팅팅 지음, 나진희 옮김 / 김영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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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선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지극히 뻔한 얘기는 지극히 뻔한 감상을 낳는다. 그런데 참 우습게도 그 뻔한 이야기와 감상 속에서 매번 더해지는 눈물이나 감동을 쏟아내기 마련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식상하다 질리다 하면서도 틀에박힌 신파를 찾고, 역경과 고난을 극복한 주인공의 인생역전 극복 이야기에 열광하는게 아닌가 싶다.




지난 9월 중순, 가을바람이 착각인가 싶게 조금씩 그 존재를 알릴 무렵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중국의 청각장애인으로서는 최초로 중국 내 대학은 물론 미국 명문 대학에 진학한 저우팅팅, 그리고 이런 인생역전이 가능할 수 있게 옆에서 조력자가 되어준 그녀의 아버지 이야기다. '중국의 헬렌 켈러'라 불리는 저우팅팅은 이러한 일대기를 통해 '중국의 여성 십대인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고 한다.


내가 이 책을 읽을 무렵에는 체벌금지 현안이 상당히 이슈화되어있던 터라 좀 남다른 시각으로 더 몰입할수가 있었다. 그래서 본문 속에 저우팅팅의 아버지가 "세상에 나쁜 아이는 없다 다만, 나쁜 교육만 있을 뿐이다"라고 한 멘트가 더욱 와닿아 이 글의 제목으로까지 쓰게 됐는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이 글을 트위터에 올렸을 때, 많은 분들이 호응하며 RT해주기도 하셨다.





책을 다 읽고나서 떠올린 두 명의 소녀가 있으니, 바로 얼마전 숙대에서 시각장애인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전체수석 및 조기졸업의 영예를 차지한 김경민씨와 내 생에 두번째로 많이 눈물을 쏟았던 영화 블랙 속 여주인공이었다.



숙대 졸업생 김경민씨 사진 출처 ☞ 링크 바로가기 

각기 다른 이야기 속의 이 주인공들 중 저우팅팅은 친 아버지, 김경민씨는 안내견 미담이 그리고 블랙의 영화 속 여주인공은 데브라이 선생님의 도움으로 두려움과 고난을 극복하고 자기 삶의 주체로 우뚝 설 수 있게 되었다. 비록 그 조력자들의 위치는 다르지만, 무엇보다 주인공을 사랑하고 자신의 희생을 기꺼이 감내하며 옆에서 지켜줬다는 것 만큼은 같을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들 말한다. 인생에서 나 대신 죽어줄 사람 한 명만 있어도 성공한 것이라고, 그래서 이 세 주인공들은 모두 그런 사람을 만났기에 보다 극적인 성공 스토리가 가능했다고.. 그렇게 이해하고 싶어졌다. 말이야 쉽지 정말 불가능한, 그래서 기적같은 이야기가 바로 그것일테니 말이다. 오랜만에 서평을 위해 책을 되새기니 문득 감상이 깊어졌다. 덕분에 다시 블랙을 보고 하염없이 눈물을 쏟으며 내 주변에는 누가 있고 그동안 얼마나 감사하는 마음을 잊고 살았나 반성하고 싶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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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에게 안부를 묻지 마라 - 박해선 詩를 담은 에세이
박해선 지음 / 헤르메스미디어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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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을 읽을 때, 맘에 드는 구문을 발견하거든 나중에 트위터나 온라인 서재에 기록해두기 위해 인덱스 포스트잍을 붙여 자리를 표시해두곤 한다. 그런데, 이제까지 읽어왔던 그 어느 책보다 그 인덱스를 붙이는 손길에 더욱 정성을 기울인 책을 만나게되었다. 지난 사흘간 내 새벽을 무던히도 침잠하게 했던 이 책 <그리움에게 안부를 묻지마라> 이다.





헤르메스 미디어라는 출판 브랜드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은 지난 봄, 노희경 선생님의 책(☞ 리뷰) 출간 덕분이었다. 도대체 이렇게 감수성깊은 안목을 지닌 출판사가 어디인가.. 궁금해하며 알아보게 되었고, 이번에는 러브레터와 프로포즈, 작은음악회 등을 연출했던 박해선 시인의 작품이 새로 나온다는 소식에 냉큼 예약구매를 서두르게 된 것이었다. 이렇게 출판 브랜드에 꽂혀 책을 기다리게 된 일은 문학동네의 임프린트  이후로 처음이었다.  


그리고는 예상치도 못한 출간기념 북 콘서트에 당첨되는 행운까지 얻었다. 덕분에 오래된 친구와 함께 지난 학창시절 라디오며 심야 음악프로그램에서 동경의 눈빛으로 바라봤던 뮤지션 및 방송인들을 한 자리에서 보게되는 영광까지 누릴 수 있었다.






지난 시절, 글 좀 써보겠다며 까불던 시절 온갖 고전서적과 사전들을 뒤적이며 발췌해 활용하던 고어들이 종종 등장하는 이 책은 참 남다른 감회를 선사해주었다. 뿐만 아니라 수수한 아름다움이 들꽃에 종종 비유되는 순 우리말에서부터 문장가라면 누구나 탐 낼 법한 글귀의 풀이와 표현력까지, 여러모로 참 보석같은 책이 아닐 수 없었다. 


중간중간 북콘서트에서 출연진들이 한편씩 낭독해줬던 시를 만날때면, 그 잔잔한 음색과 여운이 귓전에 맴돌아 더없이 설레였고, 고교시절 감성 충만하던 사춘기때 나의 밤을 책임졌던 FM 채널의 기억들이 스쳐가 낭만 가득한 밤 그 자체였다. 연초에 나는 이와 같은 에세이/수필집으로 독서의 시작을 끊었는데, 덕분에 연말 또한 그와 같은 느낌으로 장식하고 있었다. 혹자들은 실용성 하나 없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들이라지만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 만큼은 삶의 원동력이 되어줄 그런 힘으로 가득 채워지는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이소라님이 읽어준 추천사와 시, 음악도시의 팬이었다면 누구나 공감할 느낌일테다. 






사흘밤을 새벽마다 이 책을 쥐고 혼자만의 상상여행을 떠났었다. 그리고 지난 새벽, 아침이 다 된 시간에서야 겨우 마지막 장을 덮을 수가 있었다. 애초에 예상했던 바와 같이 짙은 상념 덩어리들이 굵은 포도알처럼 주렁주렁 드리워진것은 물론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 책에 대해서 값에 비해 여백이 많다, 꾸짖을 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숱한 삶의 경험을 통해 이미 너무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말(글) 만큼은 절대 다다익선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많다고 해서 무조건 유익한 것 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저마다의 목소리를 드높이고, 감정이 빗발치는 이 복잡한 사회에서 때론, 휘황찬란한 미사여구나 빽빽한 문장 보다는 여운과 여백 그리고 그것을 마음껏 누리게 해 줄 짧막한 시 한편이 더욱 값지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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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랩 - 돈이 벌리는 경제실험실
케이윳 첸 & 마리나 크라코브스키 지음, 이영래 옮김 / 타임비즈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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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책을 읽으면서는 수험생활이 막 끝나고 접했던 경제학 콘서트를 많이 떠올렸다. 사실상 실험/행동 경제학에 관한 책에 본격적인 활기를 지펴준 것도 바로 그 책이요, 온갖 장르별로 콘서트를 가져다 붙이는 유행을 만든 것도 그 덕분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 머니랩을 읽는 내내 (이 분야가) 그것과는 많이 다르고, 또 멀리 더 크게 확장되었구나란 생각을 하게 됐다. 여러모로 고개를 많이 끄덕이게 하고 또 스스로 여러가지 물음을 던지게 만드는 아주 유익한 시간이었다.




이번 머니랩은 행동경제학에 관한 책이다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성선설과 성악설에 대해 끝없는 고민을 되풀이하게 만든 비즈니스 지침서였다. 조목조목 반박하고 100% 확신하는 신념으로 믿을 정도는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인간은 성악보다는 성선에 가깝다고 믿는 나 조차 새삼스레 다시 갈등을 느껴야만 했을 정도니말이다. 최근에 트위터 타임라인에서 보기로는 인간은 애초부터 성선도 성악도 아닌 그저 성약(弱)설에 맞추어 이해해야 한다던 명언도 떠올리게 했다. 그래 어쩌면, 이 책은 그 맥락에서 살피는게 가장 와닿고 이해하기 쉬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성악설에 대해 거듭 고민을 하게 된 것은 책 속에 등장하는 실험 전반이 인간의 '복수심'과 연계해서 많은 설명을 진술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생각하게 된 내용이지만, 이런 내용들을 기반으로 한다면 한때 '막장드라마'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던 <아내의 유혹>이 어쩌면 인간 본성에 가장 가까운 내용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하게 되었다. 






나는 기본적으로 '좋은책과 나쁜책'의 판가름 기준을 리뷰를 통해 언급하고 싶은 내용이 얼마나 많은가로 판단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독자에게 있어서 지식의 축적을 통한 다양한 사고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부분에서 조금 예외적인 노선으로 나가는데, 내가 아는게 너무도 부족해 할 말을 차마 꺼내지 못하는... 그런 책이었다. 최근에 접한 도서들 중 같은 라인에서 이해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책은 <정의란 무엇인가>였다. ☞ 리뷰보기


이 책은 실험자의 선택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 책이 속한 카테고리(경제/경영 분야) 내에서는 굉장히 깊은 수준으로까지 심리·인문학의 도구를 총 동원해가며 인간을 파헤친다. 그래서 책을 읽다보면 '과연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가?'라는 반항심이 들기도 했다. 소위말하는 적당 적당히 하지~ 라는 심보가 불쑥 튀어나오는 것이다. 그것도 매우자주. 


그런데 우리가 분명 명심해야 할 것은 이것이 비즈니스서라는 것, 그리고 그 비즈니스의 세계는 현실 세계의 그 어떤 테마보다도 가장 냉혹한 분야라는 것 일테다. 눈감으면 코 베어가는 세상이라는 말이 있는데, 남의 지갑에서 돈 꺼내오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새삼스레 느끼게 해 주는 것이다. 적어도 눈속임이나 말장난에 농락당하는 것 보다는 인간의 심리나 행동을 이만큼이나 분석하고 연구해서 지갑을 열게 만드는 것이 소비자 입장에서 덜 억울하지 않을까? 물론, 우리도 이런 책들을 답습함으로써 기업이 오지랖 넓게 나를 배려해줄리 없으며, 합리적인 분석 툴에 의한 고도의 마케팅 전략을 수립했다는 것을 깨우치고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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