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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여인들 - 역사를 바꾼 가장 뛰어난 여인들의 전기
김후 지음 / 청아출판사 / 2009년 3월
평점 :
불멸의 여인들 - 역사를 바꾼 가장 뛰어난 여인들의 전기.
평소 역사 관련 서적에 관심이 많아 망설임없이 신청했는데, 바로 당첨되어서 매우 기뻤던 책이었습니다.
제 기쁨만큼 두께도 두꺼웠지만, 그 내용도 알차서 마지막 장을 덮을 때 괜스레 뿌듯한 책이더군요.
옆에서 눈을 빛내며 자신도 빌려주라는 친구에게 망설임없이 빌려주고 꼭 다 읽어! 라고 추천해주고 와서 서평을 씁니다 ^^
불멸의 여인들, 책은 김후 작가가 여성들을 자의적으로 선정해 편의상 팜므파탈형, 아마존형, 어머니형, 혁명가형, 구원자형으로 구분해 세계의 수많은 여성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달기, 포사, 왕소군, 클레오파트라, 테오도라, 마틸다, 부디카, 올림피아스, 측천무후, 서태후, 마르그르트, 이사도라 던컨, 메리1세, 엘리자베스1세, 옐리자베타... 등등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나열하기 힘들정도의 인물들이 쏟아져나오고, 작가분의 군더더기 없는 문체로 깔끔하게 읽어내려가기 편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역사를 전공으로 하시는 저자분일 줄 알았는데 연대 경제학과를 졸업하시고 대우조선, 대우통신에서 홍보 및 광고분야에 일하시다 저술, 번역, 출판기획 분야에 몸을 담그고 계시다는 저자 소개란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중간중간 객관적인 시선으로 인물과 역사를 바라보기 위해 사견을 쓰신부분이나 각주를 다신 부분이 어느 역사전공자들보다 날카롭게 찌를데가 있어서 놀랐었거든요.
다 이야기 할 수는 없고, 개인적으로 좋았다- 라는 부분을 하나, 예를 들어 써보자면... 이를테면 이런 부분이 참 좋았습니다. 소개 된 여성 중 왕소군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는데요. 왕소군은 전한의 9대 황제인 선제 시절의 인물로, 북방 훈족 군주인 호한야 선우에게 시집보내지게 된 후궁이었습니다. 중국의 4대 미인 중 한명으로 '낙안'이라는 별명이 있죠. 그 별명은 기러기가 떨어졌다는 뜻으로, 그녀의 노래소리에 넋을 잃고 기러기가 날개짓 하는 것을 잊어버려 땅으로 떨어졌다는 의미를 지닙니다. 뭔가 굉장히 로맨틱하죠(^^) 왕소군은 고향을 떠나 이민족에게 시집을 가게 되면서 너무나 슬피 울었고, 왕과 나흘동안 동침을 하였으며, 처연한 미인이었다- 라고 중국의 역사가들이나 시인들 등 문학가들이 서술하고 있지만 저자가 말하기를 "훈족의 땅에 도착한 후에도 그렇게 슬퍼했을지는 극히 의문이다." 라고 합니다. 왕소군을 애통해하는 중국인들의 정서와 상관없이(← 이런 문체도 굉장히 맘에 듭니다 하하) 그녀는 훈의 땅에서 두 명의 선우로부터 사랑을 받으며 천수를 누렸고, 사회활동에도 열심이었으며, 훈족의 사랑과 존경을 받았던 여인이었다는 것이죠.
제가 왜 이 부분에 오- 하면서 좋아했냐면, 어릴적 왕소군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왕소군이 불쌍하다- 야만족(이라고 책에서 표현했던것이 아직도 기억나네요)에게 시집가서... 라는 투의 말투로 서술이 되어있었는데, 저는 전혀 동감할 수 없었거든요. 후궁이 너무 많아서 실제 얼굴을 확인하기도 힘들어 그림으로 그려 내라는 왕의 후궁으로 살면서, 이 왕이 이제나 올까 저제나 올까 처연히 기다리는 것보다는 자신 하나를 바라보며 사랑해주는 훈족 남편(물론 어릴땐 다시 장남에게 시집갔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만..)에게 가는게 더 낫겠지! 흥, 이라고 혼자 생각했거든요..뭐 어릴적 혼자만의 생각이었지만,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신 분이 또 계시다는 묘한 공감대가 저를 책 보는 내내 즐겁게 만들었지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운점은, 이벤트를 신청할때는 제가 한국인 여성들도 들어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막상 받아보니 한국 여성들은 한명도 없어서 조금 놀랐습니다. 저자분이 서문에 쓰시길, 우리의 '기록된' 역사에는 여성들에 대한 기록이 미미하며, 여성에 대한 뿌리깊은 편견때문에 의도적으로 삭제되거나 축소된 부분때문에 자료가 너무 빈약해서 쓰지 못하셨다고 하시더군요. 뭔가 씁쓸하면서도- 아쉽기도 하고- 뭐 그런 미묘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중국도 우리나라와 별반 다를 상황이 아니었을텐데, 중국 사서는 아무래도 방대하니 더 많은 기록이 남겨진 것일까? 하는 그런 생각도 들고요. 저자분이 말씀하시길 진성여왕이나 선덕여왕같은 예시를 드셨던데, 전 그런 여왕분들보다 오히려 허문나설이나 황진이, 어우동, 논개, 유관순 등을 생각했는데, 뭐... 아쉽기는 하지만 다른 책에서 등장하는 우리나라 여성들의 활약도 기대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