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파이브 - 잭 더 리퍼에게 희생된 다섯 여자 이야기
핼리 루벤홀드 지음, 오윤성 옮김 / 북트리거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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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ive 더 파이브

잭 더 리퍼에게 희생된 다섯 여자 이야기


핼리 루벤홀드 저 /오윤성 역  /북트리거

Hallie Rubenhold, [THE FIVE], 2019. / 2019 베일리 기퍼드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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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집, 가족 없는 가난한 여성들을 살해한 비겁한 살인마 잭 더 리퍼가 아닌 숨겨진 피해자 5명의 이야기들이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사회적으로 낮은 지위, 여성 차별, 피해자의 사실적 이야기를 와해시켜 돈이 되는 소설로, 언론으로 피해자들을 한낱 흥미로운 소재로 사용한다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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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피해자 폴리, 애니 채프먼, 엘리자베스, 케이트, 메리 제인 켈리는 메리 제인을 제외하고는 매춘부가 아니었지만 빈곤과 가부장제의 희생자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언론과 사회에서 고의적으로 매춘부라는 낙인을 찍어 각자의 삶의 이야기는 사라졌다. 피해자는 여성혐오, 나쁜여자로 가해자인 살인자는 반대로 부각되는 것을 130년이 지난 이제야 각각의 피해자의 이야기를 한 여성으로 삶과 존엄을 다시 살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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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모습인지, 성별조차 알 수 없는 잭 더 리퍼는 관광상품이 되어 화이트채플 순례나 술집에서 칵테일 이름으로 판매되는 등의 사람들의 허상의 캐릭터로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잭 더 리퍼는 뮤지컬로 공연을 하면서 잘 알려져 있는데, 스토리를 새로 짜고 보강을 하였다고 해도 빅토리아 시대상의 비판과 회환으로 인해 인간의 잔인함을 보여주는 잭 더 리퍼를 만들고,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은 전부 매춘부로 한 것은 관중들에게 실제 피해자의 이야기를 전혀 다르게 전달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유명 배우들의 출연진들로 구성되어 관심을 가졌는데 책을 읽기 전과 후가 뮤지컬이 전혀 다르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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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의 언론은 대중들이 관심 가질만한 자극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다루었는데, 남자 보호자가 없는 여성들이 홀로 살아갈 수 없는 가부장제도와 억압된 여성들이 위험에 노출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말해주기 보다 타락한 여성을 시대가 낳은 살인마가 사람을 잔인하게 죽인다는 이야기로 대중에게 자극적으로 보도함으로 언론은 사실과 다른 기사들을 마구잡이로 쏟아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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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들이 그 시대의 부당한 사회 제도와 가부장제에 피해자들이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난받고 희생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피해자 가족들은 살해된 피해자가 매춘부라는 낙인으로 자신들에게 2차적인 피해가 될까 급히 장례를 치르고 가족인 것을 꽁꽁 숨기기도 했다. 가족을 잃은 슬픔을 보듬어 줄 시간도 없이 자신도 삶을 살아가기 위해 슬픔을 가슴 속에 묻을 수 밖에 없었던 그 시대는 암담하고 가슴아플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소설을 읽는 가벼운 느낌으로 읽기 시작했으나 사실과 다른 사건들의 방대한 조사를 하고 피해자의 진짜 삶을 알리기 위해 노력한 저자의 긴 칼럼을 읽은 느낌이라 좋았다.





🏷 밑줄긋기


빅토리아 시대에는 설령 세탁부나 청소부로 일하며 혼자 살아갈 능력이 있더라도, 아니 어느 계급에 속하든 상관없이, 여자가 아이를 낳아 길러야 할 나이에 독신으로 사는 것은 그야말로 이단 행위로 여겨졌다. 사람들은 남편 없는 여자를 조금도 신뢰하기 않았다. 그런 여자는 어떠한 보호책도 없이 다른 남자들의 책략이나 폭력에 노출되는 것이 당연했고, 그런 여자의 삶에 의미는 없었다. p75


음주라는 죄악은 본질적으로 성적 문제가 아니었음에도 빅토리아 사회는 ‘망가진 여자’와 ‘타락한 여자’를 구분하지 않았다. 본인의 나약한 정신력 때문에 남편과 헤어지고 가정을 잃은 여자는 혼외정사를 저지른 여자 못지않게 혐오스러운 존재로 여겨졌다. 술에 취해 소란을 피우는, 사람들 앞에서 스스로 망신을 사는, 외양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 품위 있는 가정에 속하지 않거나 자신의 품행을 통제해 줄 남편 또는 가족이 없는 여자는 매춘부만큼 타락한 여자였다. p168


경찰은 화이트채플 살인 사건의 범인이 매춘부를 갈취하는 하이립갱단이 아니면 매춘부를 골라 살해하는 단독범(이 국면에서는 ‘가죽 앞치마’라는 별명으로 불린 존 파이저가 가장 유력한 용의자였다)이라는 가설을 고수했으므로, 피해자는 매춘부여야만 했다. p177



그를 나락에서 끌어올리려 손을 뻗는 사람들이 가까이에 있었다. 그러나 그 반대쪽에서 끌어당기는 중독의 중력이, 수치의 악력이 더 셌다. 이 힘이 애니를 아래로 끌어내리고 있었고, 이미 수년전부터 애니의 희망과 생명을 갉아먹고 있었다. 그날 밤 살인자가 가져간 것은 악마의 음료가 다 쓸어 가고 남은 애니의 껍데기뿐이었다. P188


존을 만나기 전까지 케이트는 가족 대부분과 사이가 틀어졌고, 가정 폭력에 시달리고 어린아이들을 잃었으며, 구빈원행과 지독한 굶주림과 질병의 고통을 겪었다. 그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이곳’이었다. 바꿔 말해, 고통을 잠재울 술과 배를 채울 음식을 손에 넣는 것이었다. p327


그는 어둠 속에서 눈을 감고 자신에게 허락된 휴식을 취했다. 닻 없이 표류하는, ‘거리를 돌아다니는’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그는 당장이라도 누군가 나타나 그를 그 자리에서 치우리란 걸 알고 있었다. p 340


화이트채플의 이름 없는 주민이었던 메리 제인이, 죽어서는 화이트 채플이 사람들이 상상하고 싶은 대로 상상되었다. 그는 아직도 체포되지 않은 괴물의 손에 희생당하고 만 지역 영웅이 되었다. 무개 운구차와 두 대의 장례 마차, 그리고 두 개의 화관과 심장 씨앗 위로 피어난 십자가 문양으로 장식한 참나무와 느릅나무 재질의 반짝이는 관은 저항의 행렬로 해석되었다. p388




#더파이브 #잭더리퍼 #북트리거 #베일리기퍼드상 #추천소설 #도서추천 #신간도서 #논픽션 #책리뷰 #책추천 #여성학 #여성혐오 #독서 #서평 #도서지원


그는 어둠 속에서 눈을 감고 자신에게 허락된 휴식을 취했다. 닻 없이 표류하는, ‘거리를 돌아다니는’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그는 당장이라도 누군가 나타나 그를 그 자리에서 치우리란 걸 알고 있었다. - P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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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장자와 승려 - 행복의 뿌리를 찾는 21일간의 대화
비보르 쿠마르 싱 지음, 김연정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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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장자와 승려

비보르 쿠마르 싱 지음. 김연정 옮김. 다산초당




  "당신은 지금 행복합니까?"


  이 문장 하나에 세상 누구보다 부를 잘 아는 백만장자와 진리를 탐구하는 승려가 어떤 대답을 했는지 궁금했다.


  간단한 질문임에도 나는 지금 행복한지 단번에 yes or no 선택하지 못했고, 지금을 행복이라고 볼 수 있는지 나 스스로에게 되묻고만 있었다. 행복에 대해 나는 물질적, 커리어가 먼저 떠올랐다. 사실 직장의 안정됨이 행복의 기준이 되는 것이 나의 문제인 것은 아닌지 되짚는 시간이 되었다.


  저자 ‘비보르 쿠마르 싱’은 산골 마을에서 나고 자라 현재는 금융의 최전선에서 일하며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팟캐스트 진행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물질적 풍요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아름다운 자연과 여유 있는 삶이 주는 정신적 행복도 잘 알고 있기에 두 가지 행복을 모두 책에 담고자 했다.


  티베트 샹그릴라의 호텔에 투자하고 있는 백만장자와 호텔의 운영을 돕고 있는 승려는 21일 간 여행 하는 동안 서로 각자의 삶을 행복하게 해주는 목록을 만들어 여행 마지막 날 교환하기로 한다.


  그 약속을 하면서 백만장자는 몽블랑 펜으로 문구를 적어 넣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미소를 짓는다. (이 문장을 읽는데 저는 어느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조세호님이 롤렉스 시계를 차고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읽는 모습이 떠올라 혼자 웃었어요^^;)


  회사원으로 쉼, 내면의 행복을 어떻게 찾을 것인지 이야기들이 좋았지만 반면 따를 수 없는 부분들도 있었다. 매달 고정 지출이 있는 사람들에게 직장에서 거절하는 법을 알면서도 거절을 한다면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에 두려워한다.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예’라는 압박을 느끼지 않고 생활하는 회사원은 없을 것이고, 거절을 하여 불안감을 제거함으로 만족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조언하지만 현실과는 맞지 않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꼭 기회를 잃는 것은 아니고, 기회를 놓칠까 봐 거절하지 못하는 삶은 가짜 삶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마음에서 항상 기억해야 한다. 즐거움이 있는 커리어를 쌓고 재능을 반짝일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 진짜 나의 행복을 찾을 수 있을테니까.







📖삶이 우리에게 안겨주는 모든 것에는 항상 의미가 있다.

지금 내가 무엇에 더 행복을 느끼는지, 어떤 태도로 살 때 더 만족감을 얻는지 알지 못한다면 결코 행복에 이를 수 없다. 행복은 외부에서 채워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찾아내는 것임을 이해하고 깨달을 때 우리는 비로소 행복에 가까워질 수 있다.


🧡행복의 크기를 키우는 7가지 깨달음

1️⃣간소한 삶은 성공으로 가는 첫 단계다

- 명심하라. 복잡한 생각과 감정은 중요한 일을 그르친다.

2️⃣명상으로 머릿속을 정리하라

- 장소와 행동에 구애받지 말라. 몸과 영혼의 조화가 명상의 전부다.

3️⃣자연에서 쉬어라

- 자연의 다채로운 석채를 당신 일상으로 가져와라

4️⃣남 탓과 원망을 멈춰라

- 우리는 스스로 행복해지기로 결심한 만큼만 행복해진다

5️⃣때론 적당히 넘기는 법을 배워라

- 지나간 일이 아닌, 지금 당신이 통제권을 쥐고 있는 문제만 고민하라.

6️⃣잘 자고 잘 먹어라

- 건강한 몸이 건강한 마음을 만든다.

7️⃣돈으로 살 수 있는 행복이 있다

- 적절한 저축과 투자, 소비가 행복을 부른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명상해야 한다고 알려주는 규칙들을 신경쓰지 마세요. 본인만이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으니까요. 소신 있게 밀고 나가면 됩니다. p74


📖“행복이란 당신이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마하트마 간디


📖자연은 치유의 근원이다. 무한한 행복의 원천이므로, 콘크리트 숲에 사는 우리는 일상에 그 행복을 들여와야만 한다. 인공적인 조형물이 아닌 실제 자연과 호흡하는 일이 디자인과 시스템을 통해 우리의 라이프스타일로 통합돼야만 한다. p86


📖작은 일에 고마움을 느낀다고 해서 큰 목표에 대한 의욕 없이 어제와 똑같은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말이죠. 삶에서 오늘보다 더 발전하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려는 노력은 좋은 것입니다.

다만, 현재를 소중히 여기고 그것에 기반하여 미래를 만들어가라는 의미죠. p95


📖자신의 분야에서 탁월함의 정점에 도달할 때까지 혼을 쏟아 일할 것을 택한 사람들은 예외없이 자신이 살았던 사회와 시대에 흔적을 남기게 되지.

돈은 그 부산물일 뿐이야. 탁월함을 통해 얻는 행복이 그들의 진정한 목표란다. 아들아, 이제 너는 투자자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으니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도록 하거라. p 171


📖스스로에게 행복을 포용할 수 있는 자신감과 능력이 있다면 어떤 직업을 갖든 돈과 명성을 거머쥐게 될 것이다. p181

#백만장자와승려 #비보르쿠마르싱 #다산초당 #인문에세이 #교양 #행복 #교양소설 #추천소설 #도서추천 #신간도서 #책리뷰 #독서 #서평 #도서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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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로렌 허프 지음, 정해영 옮김 / ㅁ(미음)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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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학대를 마지못해 받아들인 게 아니라 학대를 당연시하고 환영을 하면서도 개망나니 의붓아버지와 광신집단과 복음주의 기독교에서는 신앙의 고통이며 사랑의 증거라고 이야기 했어요. 정말 몰라서 가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하여 알면서 모든 것을 기억하며 생존을 위해 상황을 맞춰 있었다니. 생각만해도 끔찍한 일들이 성장과정 내내 이루어졌다면 나 같았으면 정상적인 사고는 절대 할 수 없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지금껏 읽은 에세이 중에서 광신도 집단에서 성장한 자신의 회고록을 쓴 세상 어두운 내용의 마음이 아픈 책은 읽지 못했어요. 책을 읽으면서도 눈쌀 찌푸리는 문장들과 글은 행복한 순간은 오나? 희망이 보이지 않는 캄캄한 길만 가는 듯 합니다.
하지만 그 어둠 속에서도 자신이 겪은 광신도의 일들과 사회의 부조리에 대해 자신과 같은 사람들의 편에 서서 목소리를 내기 위해 준비하며 희망이라는 것을 보게 되었어요.

자본주의 사회로부터 인간 취급을 제대로 받고 있지 않고, 언제든 버려질 수 있는 소모품에 불과하다는 케이블 기사를 하면서 쓴 글들은 월급이 대출로 통장을 스쳐지나가는 독자가 읽는다면 (통장이라는 것 조차 없는 최악의 상황이었던 작가의 글을 읽으면 반성해야 겠지만요🥲) 그리고 직장인이라면 100% 공감할 내용 입니다. 👩🏻‍🏫

글이 결코 가볍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 가볍지 않음이 나의 과거와 현재를 반성하는 시간을 주었고, 여성과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 더 넓어지게 해주어 감사합니다 😌


📖기억에 남았던 글

우리가 가난할 때 사람들이 우리를 바라보는 방식. 그들이 우리가 마땅히 느껴야 한다고 생각하는 수치심. 그런 것들이 우리를 변화시키고, 거저 주는 듯이 느껴지는 것이라면 뭐든지 받아들이기 어렵게 만든다. 우리는 마치 가난이 우리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든다는 듯이 가난을 맹목적으로 숭배한다. 하지만 사실 가난은 비천하게 만들 뿐이다. 가난으로 인한 끊임없는 스트레스. 결코 끝나지 않는 빌어먹을 수치심.
가난하기에 화가 나고 증오심이 생긴다. 더 많이 가진 부류를 질투하는 게 아니다. 그저 그들이 서슴없이 우리에게 안기는 빌어먹을 굴욕에 지쳤을 뿐이다. 우리네가 결코 도달하지 못할 기회의 세계가 있다. 대학. 일자리. 인맥. 계약금을 내가 위해 엄마와 아빠에게 돈을 빌리는 일 따위는 없다. 사람들은 저축한 돈에 손대야 할 때, 신용카드 대금이 불어날 때 ‘무일푼’이라고 말한다. 반면 통장이라는게 아예 없는 사람들의 사회도 있다. 그러한 가난의 수치심때문에 우리가 유일하게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은 가난을 겪어본 사람, 우리에게 굴욕을 주지 않을 사람뿐이다.
P138 배드랜즈


나는 어른들의 기분이 바뀔 기미를 살피는 법을 배웠다. 엉뚱하게 튀어나온 말로 그들의 불같은 성미를 건드리지 않는 법을 배웠다. 그들의 변덕을 예측하는 법을 배웠고, 울지 않는 법을 배웠다. 우는 것은 속임수고 사탄이 스스로를 변호하는 방법인데, 사탄은 매로만 다스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강적을 만드는 상황을 감당할 수 없어서, 나를 경멸하는 치들과 친구가 되는 법을 배웠다. 무엇보더 나는 내 정체성을 바꿀 수 없어서, 나 자신을 억누르고 차단하며 마음속 어두운 구석에 숨겨두는 법을 배웠다. 내게 고통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의 화를 돋우지 않고, 혹시 고통을 주더라도 너무 아프게는 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P244 적을 만드는 법

우리가 간직한 모든 비밀과 우리가 했던 거짓말들은 곪아가며 수치심이 되었고, 그런 수치심은 우리를 고립시켰다. 우리는 경험에 의해 만들어지지만, 그 모든 경험을 수치심을 통해 바라보면 실패처럼 느껴진다. 광신 집단과 심지어 복음주의 기독교도 하나님이 우리를 당신의 모습으로 재창조하기 위해 파괴할 거라고 가르친다. 그래서 그들은 우리를 파과한다. 우리에게 남은 건 부서진 조각들뿐이다. 우리는 그 조각들로 스스로를 짜 맞춘다. 그러나 우리가 볼 수 있는 건 결함뿐이다.
광신 집단의 구성원이 되었을 때 생기는 문제점은 그들이 우리 내부에 뭔가룰 가득 채운다는 것이다. 우리한테는 명분과 그 명분에 대한 확신이 생긴다. 우리에게 그런 것이 필요한 이유는 그들이 우리의 모든 것, 우리를 정의하는 모든 것, 심지어 빌어먹을 이름까지 빼앗아가기 때문이다.
P325 떠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서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았기에, 우리는 그토록 열심히 우리가 괜찮다고 서로를 안심시키려 했다. 그들이 졌다. 우리는 모두 잘되었다. 우리는 살아남았고, 심지어 잘나간다. 우리가 해냈다. 우리는 행복하다. 그들이 틀렸다. 우리는 괜찮다. 그리고 행복하다. 그가 행복했는지 또는 행복한지 나는 모른다. 우리는 공통의 과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친구다. 우리는 고작해야 서로의 사진에 ‘좋아요’를 누르는 정도의 관계다. 그는 아마 행복했을 것이다. 나는 빌어먹게 비참했다.
P421 모든 아름다운 것은 내 마음을 아프게 한다.


어쩌면 ‘중년의 위기’란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일하고 아무리 문제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발버듕 치며 살아도 큰 병에 걸리거나 총에 맞지 않은 한(이 나라에서는 정말로 그럴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여든 살까지 계속 일해야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는 걸 깨닫는 순간이 그맘때이기 때문에 그렇게 불리는 건지도 모른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지쳤다.
P423 모든 아름다운 것은 내 마음을 아프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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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유증 - 과학잡지 에피Epi 18호 과학잡지 에피 18
전치형 외 지음 / 이음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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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기별로 발행되는 『과학잡지 에피』는 이번 18호에서는 후유증이라는 주제로 숨, 터, 갓, 길, 인류세 로 나누어 글을 담고 있어요. 주제 선정부터 담는 내용 글을 실어주는 작가의 섭외까지 일반적이지 않다는 것을 index만 보아도 단번에 알 수 있었어요.

현재 진행형인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서 과학적, 시사적, 교육적, 현실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달리 해주는 것도 좋았으며 뉴스에서 보도되는 자극적으로 다가오는 숫자로 통계를 내는 코로나 감염자수, 사망자수 보다 우리가 정말 관심을 가져야하고 현 시점을 이겨내기 위해서 ‘후유증’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왔다는 것에 박수쳐드리고 싶습니다.
책을 읽고 관련 검색을 하고 생각에 생각을 이어가다보니 나뿐만 아니라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언제끝이 날 지 모르는 바이러스와의 싸움, 인간, 자연, 우주 등의 다양한 시점, 성찰적으로 문제를 바라보며 이겨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호를 읽고 내가 제일 관심에도 없던 과학잡지를 정기구독이라는 것을 하게 되었으니 앞으로의 발간될 호도 완전 기대하고 있습니다 😌

무엇보다 책이 가볍고 가로 11×세로 18 정도라 가방에 넣고 다니기 편하게 되어있어 휴대성도 편리하고, 짧게 작가님들의 이야기들을 나누어 읽으니 짬짬이 독서가 가능해서 더 집중 높게 읽을 수 있었어요.

재미있는 것은 5가지 나누어있는 챕터 안에 여러 작가님들의 글은 ‘후유증’이라는 주제 안에서 개인 생각들을 글로 함께 대화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분명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고 다른 내용들임에도 어색함이 없고, 인터넷은 바이러스에 어마어마한 양의 정보와 의견들이 있는데 한 곳에 모아서 보니 바쁜 직장맘으로써는 이 점이 최고로 꼽고 싶습니다😘


📝 저는 두번째 컬처-터(Foundation)에 집중적으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에세이 <질주와 머뭇거림 사이, 회복의 시차>에서
낙타는 묶여 있던 트라우마의 발목에 잡혀 풀어도 도망가지 않는다의 비유와 여성은 일상이 회복되어도 육아와 경력단절에서 묶인 밤을 기억하여 머뭇거림으로 남게 될 까 우려를 한 내용이었는데요. 팬데믹이 여성은 여기까지야 하고 선을 그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 한계선은 어쩌면 여성인 내가 스스로 낙타처럼 묶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의 생각해보기 숙제를 받은 글 같았어요.

저는 직장인이자 엄마로 사회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밤잠설치며 못한 업무를 처리하고 긴장감을 놓치지 않기 위해 항상 모니터를 들여다보는 제 모습을 떠올려보았어요. 낙오자, 경력단절이라는 무시무시한 단어를 생각하기 보다는 질주를 택한 저에게 회복이라는 시간도 필요하다는 것을 지금 팬데믹이 아니더라도 건강을 우선시하는 나이가 되면서 조금은 느끼고 있었는데 확실한 회복의 시차가 있으므로 맞춰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어요.

💛브뤼노 라투르의 나는 어디에 있는가의 북리뷰는
팬데믹의 시대,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인간의 대지: 무상 경제를 넘어서는 수선자의 태도
두 가지로 되어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경제를 이야기하는데 갑자기 자연? 이 등장하지만, 사실 경제는 자연으로부터 시작이 되었다는 것은 누구나 배우지 않아도 알고 있는 내용입니다.

자연에게 빌려온 것은 자연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우리는 우리가 만든 기준으로 자연의 것을 그 자연의 것을 가져온 이에게 대금을 지불하고 자연의 것이라는 것을 잊고 지내고 있어요. 하지만 마트에서 사과를 사면서도 사과를 키운 농부의 것으로 농부에게 대금을 지급하는 것이 당연하게 생각했는데요. 뇌 속 어딘가 잠만 자고 있는 생각을 깨워준 것에 감사하고 또 잠들지 않도록 신경써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SF 시습은
실제로 일어난 일을 적으신 것인 줄 알고 나사 사이트까지 들어가서 폭풍 검색을 하는 해프닝도 있었어요 🤣 덕분에 박서련 작가님의 책들과 글들도 찾아보면서 (사진도 함께요😉) 즐겨찾기에 조심스럽게 추가도 했답니다. 크크
시습을 조금 더 길게 풀어 책으로 내주시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SF라 읽고 싶은 욕심이 납니다 😊


💜조선의 코페르니쿠스를 찾아서: 한국과학사 속의 지구회전설은
조선 후기에 지구회전설을 창안한 조선의 코페르니쿠스로 불리기도 한 홍대용 이야기로 ‘조선의 코페르니쿠스’로 지칭하는 것은 여러 면에서 과장된 것으로 실제 그대로를 적으면서도 당시의 생각들이 그렇게 밖에 될 수 없었던 이유들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보이는 것 그대로 하늘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하루에 한바퀴 돈다고 설명하는 것은 지구회전설이 천문학적인 근거가 아닌 상대운동의 원리(자동차를 타고 가면서 바깥 풍경을 볼 때 실제 움직이는 것은 자동차 이지만 풍경이 움직이는 것으로 보이는 것)를 적용하여 조선 학자들은 말했으므로 ‘조선의 코페르니쿠스’로 부르는 것은 성급하다고 했는데요.

비슷하게 생각할 수 있고 또 역사에서 과장되었지만 우리도 서양과 같은 생각을 한 학자가 있었다는 내용을 부정하고 싶지 않은 점도 있었어요. 하지만 글에서 지구의 회전, 하늘의 회전은 다른 것을 인정해야하는 것에는 동의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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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네임 X 456 Book 클럽
강경수 지음 / 시공주니어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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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DENAME✖️ 코드네임 X가 어떤 의미인지 궁금했는데요. 수학에서 미지수X를 뜻하며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엿보이는 강파랑에게 아직 알 수 없다는 뜻의 미지수 X를 코드네임으로 준 것이였어요.

아이들은 장난기 가득하지만 미지수처럼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어 모험을 통해서 사건을 해결하고 성장하는 강파랑이라는 아이를 통해서 성취감이라는 대리 만족도 느끼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아이들이 경험하여 알 수 있는 것은 직업체험, 키즈카페, 게임 등으로 한계가 있는데요. 지금 아이들에게 책을 통해서 이런 간접경험을 해줄 수 있다는 것은 필요한 시간인 것 같습니다 😌

엄마는 무엇이든 알고 어떤 일이던 척척 해내는 모습을 코드네임X 속에 고스란히 담아 주었어요. 아이들은 과거의 엄마가 첩보원이라서 무엇이든 잘 한다고 하면 그 순수하고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철썩같이 믿으며 엄마를 더 동경으로 바라보지 않을까요? 🤪이렇게 작가님은 아이들의 순수함과 창의력, 호기심을 책 속에 담았는데요. 두께가 있지만 만화책인가? 할 정도로 전혀 지루함 없이 재미있게 후루룩 읽을 수 있어요. 🤩

여기 11살 강파랑도 하지말라는 것은 꼭 하는데요 😅 스케이트를 타다 우연히 집에서 발견한 일급비밀 책 속으로 빨려들어가게 되는데 과거로 돌아가 자신과 같은 나이의 엄마를 만나 첩보원으로 활동하게 됩니다. 🥷 세계 평화를 위해 비밀리에 첩보 활동을 하는 정부기관인 MSG에서 첩보국을 위험에 빠뜨리려는 극악무도한 악당, 불독 국장님에게 협박 편지를 보낸 범인을 검거하라! 는 첫번째 미션을 받아 엄마의 과거 바이올렛과 함께 범인을 찾아 나선 강파랑은 범인을 밝혀내고 정식 첩보원이 되는데요.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나지 않고 또 이어지는 것을 암시해주어요. 시리우스K 가 지켜보고 있는데 우리집 막내는 아빠일 것 같다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 (미안하지만 아빠는 시리우스가 아니….란..다😏)

책 속에서 커다란 순무와 같은 장면을 본 아이들이 “어~ 어~ 이거봐 엄마!” 하며 엄마에게 재미난 것을 발견했다고 책을 들고 쫓아와 신나하는 모습을 종종 보여줄꺼예요 ❤️

이제 다가올 겨울 방학에는 아이들에게 코드네임 X 와 함께 하면 재미있는 시간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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