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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홍의 카페 창업 X파일
전기홍 지음 / 원앤원북스 / 2021년 10월
평점 :
<전기홍의 카페 창업 X파일>, 전기홍 지음, 원앤원북스,
2021
이원석은 <공부란 무엇인가>(책담, 2014)에서 한국 학생들의 진로는 고등학교에서 문과, 이과로 나눠져 사회에 나오지만 결국은 굶어죽거나(아사), 과로사하거나 치킨집으로 귀결된다고 했다.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치킨과 프랜차이즈 치킨집으로 비교적 쉽게 창업할 수 있어 퇴직금을 탈탈 털어 결국 치킨집을 차린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건물 마다 카페가 들어설 만큼 대한민국은 ‘카페 천국’이다. 한국 사람의 커피소비량이 적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겠지만, 카페 시장 역시 진입장벽이 낮은 시장이기에 많은 사람이 뛰어든 결과다. 하지만
커피 소비량이 늘어난다고 모든 카페가 호황을 누리는 것은 아니다.
진입장벽이 낮다는 건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이다. 적당히
대충 진입했다가는 전 재산은 물론 빚낸 돈도 탕진하고 퇴출당할 확률이 높다. 프랜차이즈로 비교적 쉽게
진입해도 프랜차이즈에서 공급하는 원부재료에 의존하다 보니, 독립을 위한 노하우가 쌓이지 않아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전기홍의 <카페창업 X파일>은 카페창업을 준비하고 있거나, 카페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운영 노하루를 담은 책이다. 저자 전기홍은 대기업 마케터로 근무하던
중 투잡으로 카페를 열었고, 16년째 카페를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카페를 시작할 때 처음부터 제대로 하자고. 대충
남들 하는 대로 하다가 나중에 조금씩 고치고 채우겠다는 생각은 금물이야. 기존의 콘셉트에서 좋은 방향으로
조금씩 개선할 수는 있어도, 유지하던 콘셉트를 통째로 바꾸거나 전혀 어울리지 않는 쪽으로 고치는 것은
그대가 꿈꿔오던 카페에서 점점 멀어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71쪽)
벤치마킹 방법, 메뉴 구성 노하우, 손님 접객 노하우 등도 담겨 있고, 상가 권리금의 실체, 배달 서비스의 시스템 등 카페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마주할 수 있는 상황에서의 대처법에 대해서 알려준다.
준비과정이 지난하면 지루함을 참지 못하고 ‘적당히, 대충’ 시작하고, 부딪혀
해결하자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저자는 ‘카페를 시작할 때
처음부터 제대로’하라고 강조한다. 망설이고 고민만 하는 것보다는
실행하는 것이 좋지만, 기왕 하기로 했다면 대충하지 말고 제대라 하라는 것이다. 비단 카페 창업에만 국한하지 않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마음가짐이다.
유행을 따르라는 건 매장의 정체성을 버리라는 극단적인 요구가 아니야. 그대의 매장이 지는 고유의 개성은 유지하되, 당시의 트렌드에 맞게
조금씩 변형을 해보라는 거야.(…) 그대, 지금 매번 바뀌는 트렌드를
어떻게 따라잡느냐고 걱정하고 있지? 참으로 답답하기 짝이 없군. 시중에
나오는 잡지며, 유튜브, 카페 동호회, 카페 관련 세미나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어. 심지어 메뉴에 없는데도
손님들이 먼저 찾기도 해.(95~96쪽)
경쟁 관계 속에서도 주변을 둘러보면 의외로 같은 편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무지하게
많아. 다만 그것을 발견하지 못할 뿐이지. 성공이란 혼자만
애쓴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야.(…) 카페 근처에 식당, 미용실, 뷰티숍 같은 상점은 수없이 널려 있어. 사실 이런 쿠폰 행사를 마다할 사람은 별로 없어. 한번 도전해봐. 최소한 본전은 뽑을 수 있는 마케팅 방법이야.(127~128쪽)
카페가 번창할수록 지속적으로 카페 탐방을 해야 해. 경쟁자들에게서 좋은 것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잠시나마 느슨하게
풀어놓았던 그대의 열정을 다시금 팽팽하게 조일 수 있는 기회니까 말이야.(199쪽)
창업 관련 서적의 내용은 대부분 기승전컨설팅으로
귀결된다. 내가 가진 노하우가 이렇게 많으니 나에게 컨설팅을 받으라는 것이다. 내용은 성공스토리 일색이고, 하나마나한 뻔한 마케팅 내용으로 채워져
있어, 무엇을 해야 할지 해소하고 싶지만 더욱 오리무중으로 빠지기 일쑤다. 물론 책 한 권으로 모든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순진한 생각이지만, 내용 없이 그저 컨설팅 홍보에 치중된 책들은 돈을 넘어 시간도 아깝게 느껴진다. 전기홍의 <카페창업 X파일>은 기승전컨설팅으로 흐르지 않게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카페
창업을 고민하거나 준비하고 있다면 다양한 아이디어와 운영 팁을 얻을 수 있을 듯하다.
즐기면서 오래도록 일을 하려면 지치지 않게 쉬어가면서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어. (…) 당장 문 닫아. 그리고 쉬어. 그게 그대가 살 길이야.(119쪽)
일을 하는 이유가 ‘생계’를 위한 것이라면 즐길 여유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생계를 넘어 오래하고자 하는 일이라면 지치지 않고 즐기면서 해야 한다.
도끼 날이 무뎌진 도끼로 아무리 열심히 패도 힘만들뿐 제대로 팰 수 없다. 중간 중간 무뎌진
도끼날을 갈며 쉬어야 힘도 적게 들고 나무도 잘 팰 수 있다고 믿는다. 무슨 일을 하든 즐기면서 한다면
인생이 즐거움으로 채워질 것이라 믿는다.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으며, 제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