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회의 역사 - 상 한림신서 일본학총서 42
아미노 요시히코 지음, 이근우 옮김 / 소화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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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맣고 얄팍하기에 기분전환삼아 읽으려고 했던 물건이었는데.... 속았습니다OTL 모양은 쬐그맣지만 내용이 와방 심각해요OTL

저자는 '일본 열도의 역사'라는 이름을 붙이고 싶었다고 후기에 썼습니다만 과연이랄까요. 문외한인 제가 설명하긴 난해한 문제이지만.... 일본이 언제부터 '일본'이라는 범주 안에서 국가를 구성하게 되었으며, 아이누(훗카이도)와 류큐(오키나와)가 어떻게 일본에 편입되었는지, 일본 사람들 중에서 어떻게 소외계층이 생겨났는지, 에도 막부 이전의 일본 내에서의 분열구도라든지.... 그런 것을 설명하고 있는 책입니다.

우선 저는 일본의 역사가 (어쩌구저쩌구)-나라 시대-헤이안 시대-가마쿠라 막부-무로마치 막부-(이하하략).. 하는 식으로 단일 정부가 이어져 온 것이라고 배웠습니다만, 가마쿠라 막부가 일본을 통합한 것이 아니라 서국의 천황과 대립하고 있던 동국의 지방 정권에 가까웠다는 사실이며, 천황가가 남북조로 나뉘어 병립하던 것(이건 [광골의 꿈]에서 봤던 것이긴 하지만), 그리고 일본에서 고려, 조선을 대하는 관점 등... 여러 가지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았습니다.

제일 흥미로웠던 것은 현대사에 있어 저자의 주장이었습니다.

일본 천황이 고대로부터 내려온 직계라는 관념. 일본이 '싱싱한 벼이삭의 나라'라는 인식(실제로 일본은 중세 이래로부터 어업과 상업이 대단히 성행했죠). 홋카이도부터 오키나와까지 하나의 통합된 국가라는 생각- 메이지 정부가 내세운 이 '상식'이 얼마나 잘못되어있는지 저자는 강조하고 있습니다.

저런 비틀어진 개념이 아무런 해가 없으면 모르되, 그로 인해 일본의 어민, 상인이나 소외계층 뿐만 아니라... 아이누와 류큐의 주민이 떠안게 되었던 고통은 말할 것도 없고, 결과적으로 식민지 침략과 중일전쟁이라는 역사의 크나큰 비극으로 이어지게 되었으니....

하지만 우리는 남의 일이라 비웃고만 있을 것이 아닙니다. 한민족이 고조선부터 내려온 단일민족이라는 인식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비틀어진 개념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입니다. 우리가 상식이라고 믿고 있는 것을 향해 우리는 묻기를 거듭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상식을 맹신하였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최대최악의 비극이 역사에 엄연히 기록되어 있는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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