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魂) - 김수남 사진굿
김수남 사진, 고운기.양진.백지순 글과 사진 정리 / 현암사 / 200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추석 연휴에 집에 내려가 있으면서 읽은 책입니다. 본래 세 권만 대출할 수 있는 마산 모 처 도서관이었는데, 마침 독서의 달 행사로 네 권을 대출할 수 있게 해주더군요. 그러나 정작 네 권을 대출했더니 한 권 못 읽고 돌아왔다는 슬픈 사연이 얽혀 있습니다~=ㅁ=~

고된 수험 생활이 끝나고 한 사람의 사회인으로 떳떳하게 되었을 때- 하고 싶은 일을 말하라면 끝도 없이 많지만=ㅁ= 그 중 하나가 제대로 된 굿을 견학하는 것입니다. 굿에 대해서는 세상 사람들이 갑론을박하고 있지마는, 다른 어떤 이야기를 듣는 것보다 이 눈으로 한 번 보고, 듣고, 느끼고 싶습니다. '전라도 산씻김굿'도 그런 의미에서 기쁘게 견학했습니다만, 세습무는 세습무 나름이고(...) 강신무도 봐야지요(....)

하지만 마냥 기다리는 것은 괴로우니까 사진으로라도 조금 감상하자고 해서 읽게 된 책인데-

알래스카의 야생에 일생을 바친 사진작가 호시노 미치오 씨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상당히 감탄했지만...

....우리나라에도 못지 않은 분이 있을 줄은....

그 분이 바로 이 사람, 다큐멘터리 사진 작가 故 김수남 씨. 이 분이 일생을 바친 현장은 한국과 아시아 곳곳의 전통 문화의 장소였습니다.

어리석고 무지한 구습은 모두 철폐하는 것이 당연시되던 시대에, 기자라는 직업도 그만두고 가족까지 딸린 몸으로 굿을 찍으러 다닌다는 것은 대체 어떤 삶이었을까요. 물론 지금에야 세상의 인정도 받고 버젓한 책도 몇 권이나 나왔지마는, 처음부터 그런 생활이 보장되어 있던 것은 아니었겠지요. 굿판을 쫓아다니며, 술을 들이키며, 사람들과 어깨춤을 추며.... 마침내 취재여행 중에 쓰러지기까지. 그렇게 담아낸 사진 사이사이에 담겨 있는 감정은, 결코 사진이나 글로는 표현되어 있지 않지만, 어쩐지 만져지고 느껴지는 듯했습니다.

미신이라거나. 이단이라거나. 사기에 작간이라거나.

굿이라는 풍습을 두고 말하는 그런 이야기들은, 어쩌면 모두 사실일지도 모릅니다. 말하는 사람 입장으로는 틀림없이 옳은 것이겠지요.

하지만 그런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맥을 이어가는 그곳에는, 사람이 사람을 위로한다고 하는 어떤 선의가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아니 적어도, 옳다 그르다 가타부타를 떠나서-

이 책 속의 사진이 담고 있는 삶의 장면장면들은 이다지도 아름답지 않은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