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없이 떠나는 101일간의 과학사 일주 지도 없이 떠나는 101일간의 세계 문화 역사 10
박영수 지음, 이리 그림 / 도서출판영교 / 200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도없이 떠나는 101일간" 시리즈의 열번째 책.[지도없이 떠나는 101일간의 과학사일주](이하 [과학사일주]). 내가 읽은 걸로 따지자면 이 시리즈의 두번째 책. 지난번엔 [지도없이 떠나는 101일간의 세계인물 여행]을 읽었었는데 어린이책임에도 내가 몰랐던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인물들을 알게 되어 참 고마웠다. 어린이책을 통해서도 더 배울 것이 있다는 것은 한편으론 고맙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하다. 이 책 역시 그 시리즈의 책이라 내게 뭔가를 알려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펼쳐들었다.

 

    이번 책을 읽고 나선, 지난번엔 궁금하지 않았던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왜 이 시리즈의 제목은 "지도없이" 떠나는 것이고, 하필이면 "101일"일까? 하는 것. "지도없이" 떠난다는 건 "종횡무진"의 의미일까..? 100일이 아니고 굳이 하루를 더 보탠 건 무슨 의미일까..?  모르겠다. 지도가 있다면 어린이들이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더욱 도움이 될 텐데, 이 시리즈가 내걸고 있는 "지도없이 떠나는" 이유를 아직 모르는 터라 다소 의아스럽다.

 

   각설하고 [과학사일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지난번 [세계인물여행]은 각 인물의 중요도(?라는 표현이 좀 그렇다만은..)에 따라 할말이 많은 인물은 이틀치 분량으로, 다소 가벼운(?) 인물에 대해서는 하루치 분량으로 구성해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었는데 비해, 이 책에서는 그런 중요도(?)의 구분없이 각 과학적 업적에 대해 일률적으로 이틀치로 구성했으며, 맨 마지막 하루치 분량은 컴퓨터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이야기들은 "과학사"로 표현되고 있긴 하지만, 인류의 문명이 발달하지 못했던 때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생활을 좀더 편리하게 해준 발명품 혹은 문화에 관한 것들이다. [세계인물여행]을 읽으면서도 아쉬웠던 점이지만, 이 시리즈에 관련 사진이 실려있지 않다는 점은 매우 아쉽다. 물론 적지 않은 그림자료가 책을 읽고,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긴 하지만, 보다 사실적인 사진과 인물초상화가 실려 있다면 더 좋을텐데 하는 아쉬움은 어쩔 수가 없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는 인류의 발전의 모습은 여전히 흥미롭다. 이 책의 글쓴이가 "발명" 혹은 "과학"의 발전을 보는 관점이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발전사 그 자체에만 관심을 두지 않고, 하나의 사물에 대해 동서양을 비교해 보기도 하고, 계층이나 인종에 따라 하나의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를 수 있음을 제시하고 있는 점이 유난히 눈에 크게 들어온 건 나뿐일까..? 글쓴이는 자전거의 활용에 대해서 동양에서의 그것은 "가난의 산물"(p148)이라 표현하고 있고, 서양에서의 그것은 "즐거운 오락"이라고 표현하고 있기도 하고, 기차의 발전에 대해서는 백인과 아메리카 원주민의 관점에서 비교하고(p152) 있다.

   어린이책임에도 책을 읽으면서 얻게 되는 곁다리 상식이 흥미롭다. 셜록 홈즈의 이름에 관한 이야기나(p125) 실수에 의한 발명품인 합성섬유나 플라스틱에 대한 이야기들 말이다.

   어린이들이 책을 통해 다양한 간접체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시리즈의 기획의도 마음에 든다.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앎의 욕구도 채워주는 책이라,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The News 더 뉴스 - 아시아를 읽는 결정적 사건 9
쉐일라 코로넬 외 지음, 오귀환 옮김 / 아시아네트워크(asia network) / 200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역사책은 일부러라도 챙겨 읽는 편이지만 시사(時事)에 관한 책을 읽어본 적이 별로 없다. 인터넷뉴스를 보긴 하지만, 종이신문을 챙겨서 읽어본 적도 없고, tv뉴스를 잘 챙겨보는 편도 아니고, 그래서인지 시사(時事)에 어두운 편이다. 시사(時事) 역시 어느 정도의 세월이 지나면 역사(史)가 되기 마련인데, 지나간 일은 일부러라도 챙겨보면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세상의 일들에 관심을 두지 못했다는 건 나의 게으름 때문이다.

 

     내게 부족한 시사상식을 채우기 위해서 펼쳐든 책 [THE NEWS]. "아시아를 읽는 결정적 사건9"라는 부제에 관심이 갔다. 국내 뉴스조차에도 별 관심이 없었던 터라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아시아를 읽는 "결정적 사건"들은 내가 잘 모르는 이야기들이 많았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9가지의 주제들은 필리핀의 에스트라다 대통령에 관한 것, 네팔의 왕실 총기사건, 인도 보팔 독가스 사건, 오사마 빈 라덴, 폴 포트, 김일성, 팔레스타인의 정치문제, 태국의 군주정치에 대한 것, 인도네시아의 혼란한 정치에 관한 것 등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 사건들 혹은 인물에 대해 객관적으로 기술했다기보다는 9명의 기자가 그 사건 혹은 그 인물과 관련해서 과거에 어떻게 취재했으며, 어떻게 보도했었는지를 회고의 형식으로 써내려가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과 그닥 멀지 않은 아시아권에서, 그것도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혹은 지금 이 시간에도 계속되고 있는 사건들임에도 내가 보지 못했던 것들이 참 많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필리핀의 대통령 에스트라다. 그 이름은 한두번쯤 들어본 듯 한데, 시사상식이 이렇게 부족한 나조차 그의 이름을 알고 있는 걸 보면 과히 긍정적인 인물은 아니겠구나 싶었는데, 과연 그러했다. 정치"꾼"의 이중적이고 가식적인 면모의 본보기 같은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과거에 선한 이미지의 배우였다는 그는 대통령직조차도 연기로 생각했던 모양이다. 조명 앞에선 선한 인상과, 서민적인 이웃집 아저씨 같은 인상을 보였던 그가 조명이 비치지 않는 곳에서 벌인 온갖 추악한 행위들을 보고 있자면.. 에스트라다 이전에도 필리핀 정치사정은 꽤나 어지러웠던 모양인데, 장기집권 아니면 독재 혹은 군인정치가들.. 어째 내가 알고 있는 어떤 나라의 근현대사와 별로 다르지 않은 모습은 "친근"하기까지 했다. 

   2001년에 일어난 네팔 왕실의 총기 사건은 충격적이었다. 2001년이면 그닥 오래된 일도 아닌데 난 왜 이 사건을 들어본 적조차 없는 걸까.. 왕세자가 자신의 가족들을 죽이고 자살했다는 이 사건 역시 권력과 정치와 인간사에 관한 생각까지 곱씹어보게 했다.  태국에서는 불문율처럼 여겨지는 국왕에 대한 비판금지와 캄보디아의 속시끄러운 정치상황 역시 그닥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건 왜일까..? 오사마 빈 라덴과 폴 포트에 관해서는 좀더 객관적인 사실을 알기를 원했는데 책에서는 빈 라덴과 폴포트보다는 그들을 취재했던 기자 자신에 관한 이야기가 더 많았던 점이 다소 아쉽다.

 

    이 책에 소개된 9가지 주제들도 꽤나 흥미로웠지만, 이 책에는 그 사건들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보다는 기자 개인에 관한 이야기며, 취재과정 등이 더 자세히 실려있다. "이런 '류'의 책들이 하나같이 기자 '정신'을 앞세우고 언론 '사명'을 말하지만 여전히 서구중심주의를 깔고 있"(p6)음이 "아시아의 눈으로 읽기에는 몹시 거슬"(p6)려 "이런 류"의 책을 기획하게 되었다는 엮은이. 아.. 그러고 보니 "그랬었나?"싶다. 뉴스를 제대로 챙겨보지 않기 때문에, 어떤 매체가 공정하다거나 편파적이다는 것조차 제대로 분별할 줄 모르던 눈이 조금 뜨인 느낌이다. 바른 언론의 중요성, 올바른 언론인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였달까..?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이야기들만으로는 덜 만족스럽지만, 나의 좁은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는 점이 매우 감사한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몇 가지의 키워드에 대해선 스스로 찾아보고 좀더 공부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NO! - 인류 역사를 진전시킨 신념과 용기의 외침
장 프랑수아 칸 지음, 이상빈 옮김 / 이마고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다 읽고 나서 이 책은 상당히 불친절한 책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이렇게 책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기보단, 이 책을 읽기 위한 준비로서의 배경상식이 일천한 스스로에 대해 먼저 불평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어려웠다. 500여페이지의 적지 않은 분량이 염려스럽긴 했지만 그래도 굳이 이 책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던 이유는 책의 제목과 목차 때문이었다. "인류역사를 진전시킨" 이라는 문구에서 이 책을 통해 내겐 숙제와도 같은 "역사"에 대해 좀더 많은 것을 알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고, 그 기대는 책의 목차 덕분에 부풀어졌었다. "프랑스혁명, 나폴레옹, 파리코민, 드레퓌스, 윈스턴 처칠, 노예제도, 민족해방, 전쟁, 사형, 봉건제도, 민족해방" 등의 단어로 채워진 30개의 소주제들을 통해, 그런 인물들 혹은 그 사건들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책에 대한 기대가 정말 컸었다.

 

   하지만 이 책은 내가 이 책을 통해 알기를 원했던 사건이나 인물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듯이"라고 전제해버리고 있다.!! 프랑스, 조금더 넓게는 유럽 독자층만을 겨냥하고 글을 쓴 건지, 독자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 듯이 생략해 버린 설명이 많아, 프랑스인도 유럽인도 아닌, 그렇다고 해서 서양역사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 축에 속하지도 못한 동양인인 내겐 다소 답답하고 불친절한, 그래서 글쓴이가 "독자를 배제한 과시적 글쓰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이 책의 글쓴이는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프랑스인이다.  그래서인지 그가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신념과 용기의 외침"인 "NO!"는 "인류역사"를 진전시켰다기보다는 유럽사 혹은 프랑스사를 진전시켰다고 보기에 적합할 사례들이 더 많다. 그래서 가끔은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내가 알아둘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지엽적인 내용도 있었다.(("지나치게 프랑스 독자들을 위해 씌어진 느낌이 강했던 일부 내용을 과감하게 손질하면서 번역이 제2의 창작일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실감하기도 했다."(p18)고 옮긴이가 말하고 있음에도 그랬다.)) 프랑스 대혁명과 드레퓌스사건과 빅토르위고와  잔다르크에 관한 이야기는 이 책에서 아주 여러번에 걸쳐 불쑥불쑥 다루어지고 있다. 다소 지겹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가 기대했던 책은 사실 이 책의 끄트머리에 실린 약 80여 페이지에 달하는 부록과 같은 성격의 책이었는지도 모른다. 부록에서는 ""노"라고 이야기한 또 다른 사람들"이란 주제로 140여명에 이르는 인물들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사건에 대해, 왜 NO라고 말했는지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고 있는데, 이 간략한 설명에 살과 뼈를 붙여서 한 권의 책으로 만들었더라면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글쓴이의 광범위한 관심사와 지식의 방대함이 놀랍기도 했지만, 나 역시 그 관심사와 지식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펼쳐들었지만, 글쓴이가 자꾸 나 같이 무식한 독자층을 밀어내는 듯한 느낌 때문에 기가 죽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역사공부를 조금 더 하고 나서 이 책을 다시 읽어보아야겠다는 다짐만 할 수 있을 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원하게 나를 죽여라 - 이덕일의 시대에 도전한 사람들
이덕일 지음 / 한겨레출판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역사가 이덕일의 새 책이다. 제목이 특이하다. "시원하게 나를 죽여라"라니.. 이 무슨 소린가 싶었다. 서문을 읽으면서 그 궁금증은 해결됐다.  기존의 역사서와는 다른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보는 그에게 전화를 걸어온 김일경의 후손을 회상하며, "그 분을 생각하면 역사의 붓을 잡고 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돌이켜보곤 한다."(p7)는 역사가 이덕일. 이 책의 제목은 김일경이 영조에게 했다는 말에 기인한다. 김일경은 "경종이 의문의 죽음을 당하고 노론이 지지하는 영조가 즉위하면서 가장 먼저 사형당했던 인물이다. 영조가 경종을 독살했다고 믿은 그는 영조에게 "시원하게 나를 죽이라"고 맏섰다"(p6)고 한다. 

 

   역사라는 테두리에도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지만, 역사가 이덕일의 글을 좋아하고 일부러라도 챙겨서 읽는 편이기에 그의 새 책을 잡은 기쁨이 크다. 그래서일까. 다른 책보다 그의 글은 한 글자 한글자, 한 문장 한문장 꼼꼼히 씹어가며 읽게 된다.

    김일경을 회상하며 책을 시작했기 때문일까, 이 책에서  그가 다루고 있는 스물다섯명의 인물은 "그 시대와는 불화했던 사람들"(p11)이다. 그 중에는 정도전이나, 최치원, 허난설헌, 홍경래, 김시습과 같이 역사서를 통해 익히 그 이름을 들어왔던 인물도 있고, 이경석, 정하상, 유몽인, 이광사와 같이 낯선 이름도 있다. 자신의 시대와 불화했던 인물이라고 해서 반드시 "선구자"로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인물들은 내가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 시점에서 보았을 때(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이겠지만) 시대를 너무 앞서간 인물들이었기에 자신의 시대와 마찰음을 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적당히 남들처럼 그렇게 어울려서 살 수 없었던 인물들...

  

    그 자신이 정승이라는 최고위직에 있으면서도, 기득권을 가진 지배층이면서도, 오히려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대동법의 시행을 주장한 김육을, 대한민국의 정치인들과 비교해보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뛰어난 재주와 학식을 가졌으면서도 그 뜻을 마음껏 펼 수 없었던 박제가(와 조선시대의 서얼들), 그리고 신분의 한계 때문에 아깝게 묻혀버린 인재 최치원을 보며,  평등사회라는 지금의 대한민국은 과연 능력대로 대우 받고 있는지를 생각해보게 된다. 승자의 관점, 남성중심적이고 성리학적 관점에서 기록된 역사이기에 그간 부정적인 인물로 그려졌던던 강홍립과 천추태후, 이경석, 이징옥의 삶을 다시 보며, 인물판단에 있어 우리가 얼마나 많은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았었는지를 깨닫게 된다.

 

    역사가는 숨겨졌던 진실을 바라보게 하는 안경이다. "[사기]를 쓰기 위해 살아남은 사마천, '사초'를 전하기 위해 죽어야 했던 김일손, 상식을 뒤엎었던 신채호!"(p10)와 같이 "그 시대가 아니라 다음 시대와 대화"(p10)하려고 한다는 역사가 이덕일은 그간 내게 좋은 안경의 역할을 해 왔다.(앞으로로 그럴꺼라 믿는다.) 전혀 문외한이었던 역사라는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해 주었고, "이런 글을 쓴 사람이 누구야?" 싶어서 책을 읽다말고 저자의 이름을 살피며 읽었던 역사책은 그의 책이 내겐 처음이었기에..

   다만,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 각각에 대해서 한 권의 책을 엮는다고 해도 설득력있고, 쉽고 재미있게 글을 쓸 수 있는 역사가가 그 라는 생각이 들기에, 오히려 이 책에 대해서는 다소의 아쉬움이 남았다. 좀 더 자세히, 좀 더 길게 이야기했어도 좋을텐데 하는 것. 명강사의 짧은 강연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뜻밖의 이솝우화 - 예기치 못한 '깨달음'이 숨어 있는
트이로프 지음, 김정우 옮김 / 스마트비즈니스 / 200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 경위가 아주 특이한 책이다. 이 책의 지은이는 "트이로프". 오스트리아 빈에서 "명망 있는 정신분석가로 이름을 떨치고" 있던 트이로프 박사. 정신분석가 트이로프. 트이로프. 트이로프.. 몇번을 되뇌여보다가 "정신분석"이란 낱말과 그의 이름이 연결되어 떠오른 것은 프로이트.. 프로이드와 트이로프.. 이름 참 특이하다 싶었는데, 그랬다. 그 이름이 특이했던 트이로프라는 이 작자(?)는  "상당한 명망을 얻고 있는 정신분석가로서,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가장 아낀 제자"(프롤로그 중) 였다고 뻥을 치고 다닌 사기꾼이었단다. 이 책의 출간에 관여한 로버트 짐러 교수는 그가 사기꾼임을 알고, 이 책의 출판을 보류하려 했지만 트이로프의 딸의 부탁으로 이 책이 나올 수 있도록 조치했다나..

  

    처음으로 이 책이 내 손에 들어왔을 때, 양장본에다, 익살스런 표지그림, 그리고 간간이 실려 있는 삽화 때문에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책이 아닐까 생각했지만.. 솔직히 말해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어린이들에겐(특히 내 조카에겐) 별로 보여주고 싶지 않다.

이솝우화.. 너무 잘 알려진 이야기들이라, 어디까지가 이솝우화의 범주에 드는 것인지조차도 모르는 이야기들이 아주 많을 정도로, 누구에게나 익숙하며,  어릴 때부터 익히 들어온 재미있는 이야기 이솝우화. 그 앞에 "뜻밖의" 란 세 글자가 붙어있길래 어느 정도 짐작은 했었지만, 글쎄.. 별로 유쾌하지 않은 이야기의 흐름, 그리고 각 이야기의 말미에 실린 별로 교훈적이지 않은 "교훈"들에 대한 거부감은 이솝우화를 비틀어 글로 풀어낸 사기꾼 "트이로프"라는 인물에 대한 반발감 같은 것 때문이려나..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너무나도 유명한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에 대한 이야기를 트이로프가 비틀어낸 이야기는 이러하다. 어렸을 적의 정신적 쇼크 때문에 강박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양치기 소년. 늑대가 나타났다고 소리칠 때마다 마을 사람들이 달려 왔지만, 소년은 늑대들은 이미 다 도망 갔다고 어른들이 너무 늦게 달려왔다고 거짓말을 한단다. 그리고 정말 늑대가 나타났을 때, 마을 사람들은 그 거짓말쟁이 양치기 소년에게 달려오느라, 다른 양치기들의 고함소리는 무시해버렸고 그 결과 다른 곳의 피해는 엄청났다는... 그러고선 내린 결론적인 교훈은 "순진한 사람만이 미안한 감정을 느낄 여유가 있다."는 다소 엉뚱한 것이다.

 

   아직 심오한 "비꼼"  따위를 이해하기엔 내 역량이  부족한 모양인지, 이 책은 내가 감당해내기 힘들었다.  나와는 너무나 다른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어 불편하기도 했다. 글쎄..  이솝우화나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 사람은 나 하나 뿐이려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