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없이 떠나는 101일간" 시리즈의 열번째 책.[지도없이 떠나는 101일간의 과학사일주](이하 [과학사일주]). 내가 읽은 걸로 따지자면 이 시리즈의 두번째 책. 지난번엔 [지도없이 떠나는 101일간의 세계인물 여행]을 읽었었는데 어린이책임에도 내가 몰랐던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인물들을 알게 되어 참 고마웠다. 어린이책을 통해서도 더 배울 것이 있다는 것은 한편으론 고맙기도 하고, 쑥스럽기도 하다. 이 책 역시 그 시리즈의 책이라 내게 뭔가를 알려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펼쳐들었다.
이번 책을 읽고 나선, 지난번엔 궁금하지 않았던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왜 이 시리즈의 제목은 "지도없이" 떠나는 것이고, 하필이면 "101일"일까? 하는 것. "지도없이" 떠난다는 건 "종횡무진"의 의미일까..? 100일이 아니고 굳이 하루를 더 보탠 건 무슨 의미일까..? 모르겠다. 지도가 있다면 어린이들이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더욱 도움이 될 텐데, 이 시리즈가 내걸고 있는 "지도없이 떠나는" 이유를 아직 모르는 터라 다소 의아스럽다.
각설하고 [과학사일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지난번 [세계인물여행]은 각 인물의 중요도(?라는 표현이 좀 그렇다만은..)에 따라 할말이 많은 인물은 이틀치 분량으로, 다소 가벼운(?) 인물에 대해서는 하루치 분량으로 구성해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었는데 비해, 이 책에서는 그런 중요도(?)의 구분없이 각 과학적 업적에 대해 일률적으로 이틀치로 구성했으며, 맨 마지막 하루치 분량은 컴퓨터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이야기들은 "과학사"로 표현되고 있긴 하지만, 인류의 문명이 발달하지 못했던 때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생활을 좀더 편리하게 해준 발명품 혹은 문화에 관한 것들이다. [세계인물여행]을 읽으면서도 아쉬웠던 점이지만, 이 시리즈에 관련 사진이 실려있지 않다는 점은 매우 아쉽다. 물론 적지 않은 그림자료가 책을 읽고,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긴 하지만, 보다 사실적인 사진과 인물초상화가 실려 있다면 더 좋을텐데 하는 아쉬움은 어쩔 수가 없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는 인류의 발전의 모습은 여전히 흥미롭다. 이 책의 글쓴이가 "발명" 혹은 "과학"의 발전을 보는 관점이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발전사 그 자체에만 관심을 두지 않고, 하나의 사물에 대해 동서양을 비교해 보기도 하고, 계층이나 인종에 따라 하나의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를 수 있음을 제시하고 있는 점이 유난히 눈에 크게 들어온 건 나뿐일까..? 글쓴이는 자전거의 활용에 대해서 동양에서의 그것은 "가난의 산물"(p148)이라 표현하고 있고, 서양에서의 그것은 "즐거운 오락"이라고 표현하고 있기도 하고, 기차의 발전에 대해서는 백인과 아메리카 원주민의 관점에서 비교하고(p152) 있다.
어린이책임에도 책을 읽으면서 얻게 되는 곁다리 상식이 흥미롭다. 셜록 홈즈의 이름에 관한 이야기나(p125) 실수에 의한 발명품인 합성섬유나 플라스틱에 대한 이야기들 말이다.
어린이들이 책을 통해 다양한 간접체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시리즈의 기획의도 마음에 든다.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앎의 욕구도 채워주는 책이라,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