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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움직이는 100가지 법칙 - 하인리히에서 깨진 유리창까지
이영직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상식을 뛰어넘는 '실용교양!'"을 표방하고 있다. 상식과 교양의 차이점을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교양이 상식보다는 한 등급 쯤 위의 지적상태를 가리키는 용어인 듯 하다. 생각해보니, 내가 책을 읽는 주된 목적 또한 교양 혹은 상식의 습득, 좀더 직설적으로 표현하자면 무식함의 탈피였던 것 같다. 올 한해도 나름 부지런히 읽는다고 읽어왔지만, 그렇다고 내 그릇의 빈 공간이 많이 줄어든 것 같지 않다. 그런 차에 잘 만났다. 2009년 막바지 상식 채우기 [세상을 움직이는 100가지 법칙].
최근에 내가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재미있고 쉽게 읽히면서도 유익한 정보를 가득 담고 있는, 괜찮은 책인 것 같다. 예전에 XX년도 시사상식이라는 제목을 달고 나온 책을 접하고서는 그 방대함과 간략함이라는 모순에 질려버렸던 적이 있다. 엄청나게 많은 항목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는 참으로 방대한 책이었지만, 각 항목에 대해서는 어찌나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는지, 읽어볼 엄두도 나지 않았고, 그저 뉴스를 듣다가 궁금한 것이 있으면 단어의 "정의"를 파악하기 위한 정도로만 사용하다 만 책이었다. 사실,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도 그런 류의 책일꺼라는 생각에 아무 곳이나 펴서, 맛이나 봐야겠다 싶었다. 그렇게 펼쳐든 주제가 이 책 71쪽에서 다루고 있는 "경로의존의 법칙"이었다. "사람들이 다니기 시작하여 일단 길이 만들어지면 지름길이 생겨나도 이전의 비효율적인 방식을 고수한다는 것". "타자기 왼쪽 윗줄은 QWERT로 시작된다."는데... 자음과 모음을 섞어서 타자의 속도를 느리게 해서 글자의 엉킴을 막기 위해 그렇게 한 것이지만, 오늘날의 컴퓨터 자판은 그런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었음에데 자판배열은 예전의 방식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로의존의 법칙"이라는 내겐 다소 낯선 용어가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 자판과 연결되니, 이해가 쉬웠다. 설명의 방식이 딱딱하지 않아 재미도 있어서, "처음부터 읽어볼까" 싶은 생각이 들어 첫장부터 다시 펼쳐서 끝까지 한 나절만에 다 읽어낼 수 있었다.
게으름 탓에 목차에 몇 개의 "~법칙"(~효과, ~원리, ~이론)이 실려있는지는 일일이 세어보진 않았지만 제목이 "~100가지 법칙"이니, 아마도 100개의 항목에 대해 설명하고 있일테다. 일상생활에서 혹은 뉴스 따위에서 종종 들어본 적이 있지만, 혹은 경험해 본 적은 있지만 그 상황을 가리키는 정확한 용어가 어떤 건지는 잘 몰랐었다. 그에 대해 이 책은 쉬운 말과 상황설정으로 조목조목 잘 설명해주고 있다. 재미있고 유익했다.
이 책을 읽는 주된 목적은 ~법칙, ~이론 등의 교양상식을 얻는 것이겠지만, 그 외에도 글쓴이의 "이야기"를 듣는 재미도 있을테다. 책 한권을 통해 사람 사는 이야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는 재미를 맛볼 수 있어서 더욱 괜찮았던 책. 나의 부족한 지적 용량으로는 한 번 읽어서 이 모든 교양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없었으므로, 곁에 두고 종종 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책. 참. 그리고 퀴즈대회 준비하는 사람에게도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