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함께여서 좋다? - 치매간병을 힘들게 만든건 착한며느리 증후군이었다
정유경 지음 / 노드미디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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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알고 지냈던 분은 7년간 치매 시모를 모셨다고 했다. 깜짝 놀란 내게 "그동안 있었던 일만으로도 장편 드라마 한 편 쯤은 거뜬히 쓸 수 있을 거예요."라며 수줍은 표정을 짓던, 평상시에도 너무 착하신 그분의 고통을 당시의 난 조금도 알지 못했던 것 같다.

<그래도 함께여서 좋다?>는 치매 시부를 모시고 살았던 작가님의 실제 이야기를 다룬 내용인데 상상을 초월하는 내용이었다. 치매가 상상을 초월하는 질병이기도 했지만 치매당사자와 간병인과 가족들간의 갈등은 정말 무엇을 생각하든 그 이상이었던 것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가정도 있겠지만 '긴 병 앞에 효자없다'라는 옛말이 괜히 나오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특히 시부모를 모시는 며느리이자 치매 시부의 간병인이며 세 아이의 엄마와 한 남자의 아내의 역할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서 친자식들과 아내(작가님의 시모) 모두 거부하고 싫어하는 시부의 간병을 작가님 혼자 묵묵히 해왔다는 점에서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아니 너무나 화가 났다. 왜 이렇게 살 수 밖에 없었을까? 왜 아무말도 못했을까?

작가님은 그 당시 환자였다. 철저히 가스라이팅 당하며 착한며느리 증후군에 걸린 채 작가님 표현대로 밧줄을 끊지 못하는 코끼리가 되어 지냈던 마음이 아픈 환자였던 것이다.

이 이야기는 혼자 치매 시부를 간병하던 며느리가 통쾌한 복수극을 한다거나, 정성에 감동하여 눈물의 결말이 기다리는 드라마 같은 내용이 아니다. 철저하게 현실적이다. 과연 이 일들이 실제로 일어났는지 너무나도 놀라운 이야기가 많았지만...

치매는 누구나 걸릴 수 있고, 그게 나 자신이 되거나 내 가족, 내 친척 누구라도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치매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들, 이미 치매에 어떤 형식으로든 얽매이게 된 사람들이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해당 책을 무료 증정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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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단 하나뿐인 밥
캐서린 애플게이트 지음, 김재열 옮김 / 다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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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동물을 키울 수 없는 사람이다. 동물을 키운다는 건 아기를 키우는 것과 똑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만큼의 책임감과 인내력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개에 대한 네이* 웹툰에서 우리나라 유기견들에 관한 에피소드를 보며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고, 개가 인간의 가장 친한 친구이고 인간을 아무 조건 없이 사랑하고 믿는다는 내용의 에피소드를 보며 더더욱 키울 수 없다는 굳은 결심을 했을 뿐이다.

누구보다 센 척 하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여린 심성의 주인공인 '밥'은 떠돌이 출신으로 독특한 성격과 특유의 유머를 갖고 있는 잡종견이다. 인간에게 버려져서 인간을 믿지 않는 밥은 친구인 고릴라 아이반과 아기 코끼리 루비에게 의지하며 지내고 있다. 그런 밥에게 갑자기 닥쳐온 토네이도 급의 크나큰 시련. 과연 밥은 눈앞에 펼쳐진 고난과 역경을 어떻게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인가.

<세상에 단 하나뿐인 밥>은 작가님의 전작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아이반>에 나왔던 캐릭터 '밥'을 주인공으로 한다. 밥의 시선으로 보는 인간 세상, 개들의 세상에 대한 풍자가 피식피식 웃음을 자아내고 철학적인 아이반, 상큼 발랄한 루비, 심연의 눈빛을 가진 키무 등 각 동물들의 인상적인 동물성(?)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아이반'은 영화화가 결정되었다는데 아마 '세상에 단 하나뿐인 밥'도 영화로 나오기에 딱 좋은 소재와 내용이라 후속편으로 제작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 책을 보고 개는 참 사랑스러운 존재라는 마음이 생겼지만 또한 이번 생엔 랜선 이모에 만족해야겠다고 결심이 강해지기도했다. 동물을 직접 키우는 사람, 마음으로 키우는 사람, 좋아하는 사람, 안 좋아하는 사람 모두가 이 책을 읽어봤으면 좋겠다.

#세상에단하나뿐인밥 #캐서린애플게이트 #김재열 #도서출판다른 #유기견 #댕댕이 #아동도서 #용기 #자아성장 #세상에단하나뿐인아이반 #북스타그램 #서평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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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낚은 할아버지
김정미 지음, 남미리 그림 / 아스터로이드북(asteroidbook)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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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째 계속 되는 폭우를 보며 자연의 무서움과 인간의 나약함을 절로 느끼는 요즘이다. 기상 이변으로 인한 폭우나 집중 호우 그리고 가뭄 등을 초래하게 된 인간의 어리석음을 탓하기엔 이미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나버렸다. 행동을 개시해야하는데 그또한 쉽지 않다.

<해를 낚은 할아버지>에 나오는 주인공 할아버지는 무엇이든 낚을 수 있는 낚시의 장인이다. 단어 그대로인 낚시다. 어느 날 대왕고래를 낚게 되고 그를 놓아준다. 다음에는 해(태양!)를 낚아 버리게 되는데 문제는 그 해가 바다에 떨어지면서 급속도로 바다가 따뜻해져버리게 된 것이다. 수면 온도가 상승하고 극지방의 얼음이 녹아버렸다. 문어와 거북이 땀을 뻘뻘 흘리고 북극곰이 떠내려 온다. 생태계에 해만큼 커다랗고 뜨거운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할아버지는 과연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뛰어난 낚시 기술로 해를 낚아버리는 바람에 환경 변화의 기회를 제공한 할아버지는 인간을, 해가 바다에 떨어지면서 벌어지는 일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생태계 파괴를 의미한다. 이 책은현시대를 살고 있는 인간과 지구 환경의 위기를 투영한 동화이다. 작가님이 제시하고 있는 해결 방안의 중심엔 할아버지와 동물들이 있다. 즉, 결국에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보인다.

주제는 다소 심각한 문제를 중심으로 하고 있으나 따뜻하고 섬세한 그림체와 친근한 캐릭터들의 풍부한 표정은 환상적이면서도 포근한 느낌을 주고 있다. 장면 하나하나에 나타나는 그림 작가님의 정성이 독자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전해주고 있다.

여러 번 읽어도 읽을 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선사해주는 바닷 속 보물상자 같은 느낌의 책이다. 책 뒷부분에 글 작가가 직접 쓴 영문판이 수록되어 있다. 오려서 영어 그림카드를 만들 수 있다는데 아까워서 못 오릴 것 같다.(수전증이 있다;;)

'문어 책갈피 만들기 도안'과 '노인과 바다'가 연상되는 예쁜 엽서라는 보물을 덤으로 더 주는 출판사의 놀라운 감각에 감동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해를낚은할아버지 #김정미 #남미리 #아스터로이드북 #바다동물 #환경 #지구온난화 #이상기온 #인간과자연의연대 #협력 #섬세한그림책 #영문판수록 #영문그림카드수록 #행복한아침독서 #그림책 #유아그림책 #초등그림책 #도서증정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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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뗄 수 없는 불꽃같은 캐릭터가 등장했다.

<신라 공주 해적전>의 제목 '신라', '공주', '해적' 단어 하나씩만으로도 재미가 보장되는 매력적인 단어인데 세 단어가 합쳐졌다. 그에 걸맞게 이 책의 주인공 '장희' 역시 세상 존재하는 모든 꿀잼을 발라 만든 것처럼 매력이 넘쳐 흐른다.

장희의 말과 행동들이 나올 때 마다 머릿속에 불꽃이 팡팡 터지는 것처럼 신선하고 독특하다. 제2의 **라고 적어볼까 하고 열심히 생각해봤지만 떠오르는 인물이 없다. 캐릭터 뿐만이 아니라 사건 전개도 하나부터 열까지 총천연색의 불꽃이 계속 터져서 한여름밤의 불꽃 축제를 즐기는 기분이 든다.

통일신라 시대, 전직 해상 장사꾼들의 심부름꾼이자 현직 해결사(및 백수)인 장희는 어느 날 도망자 '한수생'을 만나 그를 피신시키는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우여곡절을 겪게 되는데...과연 그들은 무사히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 작가님 - 누군지 모르겠지만, 비공개라 더 궁금하다 - 필력이 최고다. 통일신라시대라는 역사의 시간적 배경과 해적이 지배하는 바다, 섬 등의 공간적 배경을 잘 살려서 한편의 멋진 드라마같은 책을 탄생시켰다. 이 책이야말로 2권, 3권이 계속 나와야 하고 드라마화 및 그 드라마의 시즌제도 절실하다. 절대 이 한권으로 끝나서는 안된다. 이런 멋진 캐릭터를 우리나라 감독들과 방송작가님들이 그냥 넘길 수는 없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장희와 한수생과의 관계 설정이 매우 마음에 들기 때문에 둘의 케미를 잘 살릴 수 있는 가상 캐스팅을 해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보기도 했다. 조연들도 하나 같이 다채로운 매력들을 뿜어내고 있어 가상 캐스팅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책을 읽으면서 가상 캐스팅을 했던 적이 없었는데 이 책은 저절로 머릿속에서 영사기가 돌아가는 느낌이다. 꼭 영상화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함께 즐겼으면 좋겠다.

(가제본이라 '신라 공주 해적전'이라는 제목인데 정식 출간되면 '신라 공주 해적단'으로 출간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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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밤
할런 코벤 지음, 노진선 옮김 / 문학수첩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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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리뷰가 필요 없다.

아직 안 읽어본 사람이라면 리뷰 찾아볼 필요 없이 그냥 이 책을 읽으면 되고

이미 읽어본 사람이라면 작가님의 다른 책을 찾아 읽거나 이 책 또 봐도 된다.

<사라진 밤>은 완벽하다.

아니, 작가님이 완벽하신건가. 암튼 내 평생 이렇게 마지막 장까지 마음 졸이며 본 책은 처음이다. 단숨에 인생 책 1위에 올랐다. 살면서 이렇게 완벽한 책을 볼 수 있다니 작가님과 동시대에 태어나서 정말 행복하다. (엉엉.)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었지만 난 안타깝게도 '할런 코벤' 작가님을 이 책을 보고 처음 알게 되었다. 세계 3대 미스터리 문학상 최초 석권했다는데 과연 누가 봐도 작가님을 인정하는구나 생각이 들어서 괜히 뿌듯했다.

어느 날 밤 쌍둥이 동생이 죽고, 같은 날 여자 친구가 사라진 후 15년간 그 사건을 잊지 않은 채 살아가던 형사 냅은 여자 친구의 흔적을 찾았다는 연락을 받고 다시 그 날의 기억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하나씩 드러나는 사건의 실체들, 알수록 더욱 늘어나는 의심들 속에 과연 냅은 진실을 알아내어 '사라진 밤'의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라는 내용을 보고 흥미있는 스릴러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저 흥미롭다에서 끝나지 않은 소위 '미쳤다'라는 단계에 이르는 어떤 형용사로 표현해도 부족할 것 같은 책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 다들 나처럼 팬이 될 수 밖에 없는 운명의 책이라고 단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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