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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 ㅣ 비룡소의 그림동화 1
레이먼드 브릭스 글.그림, 박상희 옮김 / 비룡소 / 1995년 10월
평점 :
"곰"을 보면서 왠지 낯잊은 느낌을 받았다. 우리의 곁에 살짝 다가왔다가 살며서 떠나간 사람.. 그리고 레이먼드 브릭스... "곰"을 보면서 또 다른 눈사람 아저씨를 만난 것이다.
처음에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이름을 보지 않았기에 눈사람아저씨와 같은 사람의 작품인지 몰랐다. 단지 낯설지 않은 분위기와 어른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하룻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어디서 본듯한 느낌이 들었고, 눈사람 아저씨와 같은 저자란 것을 아내의 말을 통해 알게 되었으니 약간은 미련한 곰과 닮았다고나 할까?
틸리에게 어느 날 밤 살며서 찾아온 곰은 약간은 미련하지만 무섭지도 않은 친근한 친구이다. 틸리는 곰이 집안에 있다고 이야기를 하면서도 찾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아마 틸리도 이 곰의 정체를 모르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 곰은 집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면서 어지럽힌다. 사실은 그 어지럽히는 일을 하는 사람은 틸리일 것이다. 그러나 틸리는 계속 곰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아빠와 엄마는 그 이야기를 받아들여 주면서 그 꿈을 깨지 않게 한다. 진정한 부모란 아이와 같이 상상할 수 있는 것...
이 이야기의 전개가 하룻밤의 일인 것 같기도 하고, 이틀밤에 걸친 일인것 같기도 하지만 그건 중요한 것이 아닐것이다. 곰을 자신의 꿈으로 끌여들였다가 다시 보내 줄 수 있는 틸리의 마음은 언제나 꿈으로 충만할 것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