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대비행동매뉴얼 - 민간인을 위한
(주)S&T OUTCOMES.가와구치 타쿠 지음, 이범천 외 옮김 / 성안당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S&T OUTCOMES’와 ‘가와구치 타쿠(川口 拓)’의 ‘민간인을 위한 전쟁대비행동매뉴얼(民間人のための戦場行動マニュアル: もしも戦争に巻き込まれたらこうやって生きのびる)’는 전쟁 등의 긴급상황 대비를 위한 준비와 행동요령을 담을 책이다.

전쟁상황 또는 테러라는 것을 우리는 대게 염두에 두고 생활하지 않는다. 그것들이 일상과는 꽤 거리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는 어떻게 보면 국가가 일을 잘하고 있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국민들이 그것에 불안을 느끼며 불필요한 에너지와 자원을 소모하지 않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조금만 알고 조심했더라면 막거나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만한 일도 자칫 큰 사건으로 번지게 방치하게 만드는 부작용도 있다. 실감이 없다보니 주의를 기울일 필요 역시 못느끼기 때문이다. 멍청하게 테러 문제가 심각한 국가로 일부러 떠나 집단 인질이 되는 문제를 자처하는 것도 그래서다.

한국이 비록 정전중이기는 하지만 엄연히 전쟁 중이며 때때로 군사도발이 일어나는 국가라는 걸 생각하면 더 그렇다. 과거와 달리 무기 수준은 더욱 발전하였기 때문에 정전이 깨지도 다시 전쟁이 발발한다면 이 좁은 땅덩어리에 안전지대라는 것은 사실상 없을 것이다.

꼭 그런 경우가 아니더라도 급작스럽게 자연재난을 겪게 될 수도 있다. 일본처럼 잦지 않아서 대부분 무시하고 살기는 한다만 한국 지역도 지진 피해가 꽤 여럿 있어왔으며 산사태나 건물붕괴같은 문제도 있어왔다. 대규모까지는 아니나 무차별 살인같은 일종의 테러 사건 역시 일어난 적이 있다.

그러므로 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기본지식은 갖춰두는 것이 좋다.

이 책은 관련 분야에서 나름 오랫동안 일해온 사람들이 다양한 상황에 있어서의 기본적인 대처법들을 정리한 것이다. 민간인을 위한 것이다보니 딱히 대단한 내용은 나오지 않고, 그래서 이런 쪽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미 여러번 들어봤을 내용도 많은데, 그만큼 꼭 알아두어야 할 것들만 추린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내용은 쉽게 잘 쓰였으며, 중요한 것들을 확실히 알 수 있도록 강조도 잘 해논 편이다. 그림을 많이 사용해서 한눈에 상황 등이 알기쉽게 눈에 잘 들어오는 것도 좋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뼈의 방 - 법의인류학자가 마주한 죽음 너머의 진실
리옌첸 지음, 정세경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리옌첸(李衍蒨)’의 ‘뼈의 방(存骨房)’은 법의인류학과 법의인류학자가 보는 세계를 담은 책이다.



법의인류학을 다룬다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과연 우리가 보통 알고있는 범죄현장에서의 증거 채집을 위한 법의학과는 뭐가 다른가 하는 거다.

엄밀히 말하자면 법의인류학 역시 법의학의 하나다. 다만, 실제로는 약간 다르게 쓰이는데, 보통의 법의학이 대게 발견한 사체를 즉시 살펴보는 것과는 달리 법의인류학은 죽은지 오래된 시체를 살펴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경우 시체가 아니라 뼈를 보는 경우도 많다. 피부 등은 이미 뭉그러져 큰 의미가 없거나, 이미 부패하여 남아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다.

그래서 이들이 그런 자료를 모아둔 곳을 ‘뼈의 방’이라고 부른다고 하는데, 직설적이면서도 묘하게 학자로서의 낭만이 느껴진다.

책에는 법의인류학자가 무엇을 하는 사람이며 뼈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알려주고, 법의인류학자로서 분석에 참여해 뼈로부터 밝혀낸 사실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소개하기도 한다.

책에서 소개하는 내용을 하나씩 훑어보다보면 인간의 뼈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집착적인지 새삼 신기할 정도다. 그것은 대를 이으면서 독특한 문화가 되기도 하고, 일종의 광기와 결합하여 병폐를 낳기도 하는데 어떻게 그렇게 말도 안되는 것에 쉽게 몰두할 수 있는지 좀 어이가 없는가 하면 살짝 무섭기도 하다. 법의인류학자들이 접하는 것들이라는 게 죽음은 물론 삶과도 워낙 긴밀하게 엮여있다보니 더 그런 것 같다.

인간이 남긴 뼈나 가죽 같은 것들은 이미 생명체로서는 의미를 잃어버린지 오래인 그저 물건일 뿐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개인적인 욕심 등이 더해지면 더 그렇다. 그래서 종종 그들도 인간이고 누군가의 가족이었다는 것을 잊기도 하는데, 저자는 그런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설사 그것이 의학 발전에 보탬이 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래서는 안된다고 하는 것은 그것이 결국 무엇을 위한 것인지를 다시 생각해보게 만든다. 따져본다면 결국엔 인간성이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으니까 말이다.

법의인류학은 법의학이라는 전문 분야, 그 중에서도 더욱 한정된 분야를 다루는 학문이라 다소 낯설고 과연 살면서 관련될 일이 있을까 싶을만큼 거리감도 있기는 하다만, 작은 흔적들을 통해 상당한 과거까지 추정하는 것은 그 자체로 흥미를 끌기도 하고 결국엔 인간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의외로 공감점도 있는데다 저자가 그것들을 쉽게 잘 풀어냈기에 꽤 재미있게도 볼 수 있었다.

법의학이라는 분야가 주는 첫인상과는 달리 그렇게 사건성이 묻어있거나 수사적인 내용을 다루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서 더욱 누구든 읽어볼만한 대중적인 책이 되지 않았나 싶다.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냉장고를 여니 양자역학이 나왔다 - 읽을수록 쉬워지는 양자역학 이야기
박재용 지음 / Mid(엠아이디)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냉장고를 여니 양자역학이 나왔다’는 복잡한 양자역학을 비교적 쉽게 써낸 책이다.

슈뢰딩거의 고양이로 유명한 양자역학은 현대에 가장 뜨거운 과학 중 하나다. 기존의 물리학을 크게 흔들어놓은데다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하는 말 그대로 가장 최신의 과학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양자역학은 한마디로 무엇이라고 얘기하기가 쉽지 않은데, 그만큼 복잡한 환경과 현상을 다루는 것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양자역학을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도 여러가지고 그래서 비교적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이 책은 그런 양자역학을 비교적 쉽게 풀어서 설명해준다. 먼저 양자역학의 역사를 간단하게 훑어주면서 이 분야가 어떻게 대두되게 되었는지를 얘기하고, 조금은 먼 얘기처럼 생각하는 양자역학이 사실은 얼마나 우리 가까운 곳에 있는 현상인지를 알려준다.

그런 것들 중에는 이미 기본적인 원리를 약간은 알고있던 것도 있었는데, 그럼에도 그게 양자역학을 이용한 거라고는 생각해본적이 없었던지라 신선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얼핏 끼워맞추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다양한 현상들이 약자역학적이라고 하는 것은 그만큼 양자역학이 물리학의 근본적인 바닥에 깔린 것이라고 얘기해 주는 것 같기도 하다.

책은 전공자가 아니어도 비교적 따라가기 쉽게 잘 쓰인 편이긴 하다. 그것을 비유로 대략적인 아이디어만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좀 더 실제에 가까운 이야기를 풀어내준다는 것은 양자역학에 관심이 있던 사람에겐 환영할 만하다. 다만, 그렇기 때문에 어려운 내용도 많아 완전히 이해되지는 않는 것들도 좀 있다.

그래도 비교적 가볍게 볼 수 있어 친근하게 느끼게 하는 것도 좋고 실제적인 이해를 더해주어 유익하기도 하다. SF 등에서도 자주 언급되어 궁금했던 사람이라면 한번 가볍게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둠 속에서 헤엄치기
토마시 예드로프스키 지음, 백지민 옮김 / 푸른숲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토마시 예드로프스키(Tomasz Jedrowski)’의 ‘어둠 속에서 헤엄치기(Swimming in the Dark)’는 1980년 초 폴란드를 배경으로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퀴어 소설이다.

제목이 참 내용을 함축적으로 잘 담고있다.

당시의 폴란드는 뒤틀린 사회주의 속에서 어떻게보면 썩어가고 있는 상태였다. 대게의 사회주의 국가들이 그러하듯 폴란드 역시 강제 노역과 억압, 그리고 불평등이 있었는데 주인공 역시 성장하면서 그것들을 겪고 의문스럽게 생각해왔던터라 일종의 변화에 대한 욕구 다르게는 탈출에 대한 욕구가 있었다. 이런 시기적인 암울함이 주인공이 겪어내야 했던 한가지 어둠이었다.

다른 하나는 주인공이 퀴어라는 것으로, 당시는 전혀 성소수자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니, 오히려 감추지 않으면 안될 은밀한 것이었다. 자칫하면 정부로부터 찍힐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주인공인 ‘루드비크’는 생각보다 일찍부터 자신의 성향을 눈치챘으며, 꽤나 운좋게도 함께 하고 싶은 사람과도 자연스럽게 만나게 된다. 그러나, 그와의 만남이 그렇게 평탄하게만 흘러가지는 않는다.

소설에는 생각보다 당시 사회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들어있다. 그 뿐 아니라 주인공은 사회에 비판적인 입장이며 소소하나만 직접 행동에 나서기도 한다. 그래서 때로는 이 소설이 퀴어가 등장하는 사회소설인가 싶게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주인공을 시련에 빠지게 만들고 또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하는 배경이자 발화점일 뿐 비중에 비하면 그것 자체를 그렇게 주요하게 거론하는 것은 아니다. 주는 어디까지나 주인공들의 사랑이다. 저자는 그들이 자신의 성향을 쉽게 드러낼 수 없는 사회환경 속에서 허우적대며 무엇을 바라고 또 선택하는가를 그림으로써 청춘의 씁쓸함과 그를 딛고 나아가는 것을 보여준다.

소설의 장점은 동성애 표현을 상당히 잘 했다는 거다. 루드비크가 바라보는 시선이나 두근거리는 심정을 잘 그려서, 그래서 동성애자가 아니더라도 루드비크의 애절한 마음 등을 잘 느낄 수 있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트] 문명 1~2 - 전2권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베르나르 베르베르(Bernard Werber)’의 ‘문명(Sa majesté des chats)’은 문명에 대한 고찰을 고양이를 중심으로 풀어낸 소설이다.

이 소설은 저자의 전작 ‘고양이’에서 이어지는 후속작이다. 단지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를 그렸다는 점에서만 그런게 아니라 등장인물부터 전작의 주인공인 ‘바스테트’가 그대로 다시 등장해서 이번 책에서도 주인공으로써 활약한다.

이야기의 배경은 다분히 전형적인 디스토피아다. 전염병으로 인간 세상이 사실상 망한 것으로부터 출발하기 때문이다. 쓸데없는 짓에 몰두하는 사이에 전염병이 걷잡을 수 없이 퍼져버렸기 때문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쥐떼가 창궐하면서 마치 인간을 전멸이라도 시키려고 그러는 것처럼 적극적으로 공격해온다. 거기에 휠쓸려 여러 사람은 물론 그들과 함께 살던 고양이들 역시 생을 마감하게 되는데, 바스테트에게도 그런 문제가 닥치면서 쥐들을 피해 그들이 쉽게 숨고 침입할 수 있는 지하도가 없는 강 한 가운데 위치한 섬으로 피난을 하게된다.

인간에게 다분히 베타적인 동물들이 중심을 이루어 새로운 문명세계를 건설하는 것처럼 선전된 것과는 달리 주인공 무리의 고양이들은 깊은 애정이 있는 것까지는 아닐지언정 인간에게 나름 우호적인 편이다. 그래서 피난 역시 인간과 함께 가며, 그곳에서 인간에게 협력하고, 때로는 인간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고양이의 입장에서 진행되는 소설은 무너진 기존 세계를 대체할 새로운 문명을 세우는 고양이들의 도전과 성장을 그린 것처럼 보인다. 그 과정에서 주적이라 할 수 있는 쥐들과 대립하는 것이라던가, 동물들이 한단계 발전하는데에 SF적인 소재가 쓰인 것, 고양이의 시선에서 본 인간 세상에 대한 것들도 꽤 볼만하다.

소재와 내용이 그렇다보니 이야기는 문명이란 무엇이고 옳은 방향이란 무엇인지같은 철학적인 물음을 남기기도 하는데, 이것은 자연히 현재 인간 중심으로 세워져있는 문명에 대해 비판이기도 하며 더 나은 문명의 지향점이란 무엇인지 고민해봐야 하지 않겠냐는 촉구이기도 하다. 이런 것들은 이 소설을 단순한 오락 소설보다는 더 나은 무언가로 느껴지게도 한다.

아쉬울만한 점이라면 설정이 그리 꼼꼼하지는 않다는 거다. 이미 전염병에 대해 상당한 억지력을 갖고있는 인류가 어째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도 잘 납득이 안되고, 고양이 중심의 사회가 너무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점이라던가, SF적인 소재 그저 아이디어만 던져놓은 것에 가까워 그렇게 현실성 있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어느 시점 이후로 저자의 주요 문제점으로 꼽히는 ‘새로운 점이 없다’는 것 역시 좀 엿보인다.

그러나 이것들도 작가의 소설 스타일로 봐준다면 받아들이지 못할 것은 아니며, 잘 읽히고 일정 수준 이상의 재미를 주는 소설이라는 것은 분명하기에 독서 경험은 나쁘지 앟다.



* 이 리뷰는 문화충전200%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