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우주 라이프 - 우주비행사에게 물어보는
세르게이 랴잔스키 지음, 알렉세이 옙투셴코 그림, 박재우 옮김 / 북스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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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게이 랴잔스키(Сергей Рязанский)’의 ‘우주비행사에게 물어보는, 시시콜콜 우주 라이프(Можно ли забить гвоздь в космосе и другие вопросы о космонавтике)’는 우주비행에 대한 여러가지 질의응답을 담은 책이다.

우주는 얼마나 놀라운 세계인지. 몇번을 들어도 신기하고 흥미롭다. 이는 그만큼 우리가 우주와 우주여행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그런 것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좀처럼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우주비행사들에겐 관련한 질문들이 쏟아지고는 하는데, 이 책은 그러한 여러 질문들을 모으고 추리고 여러번의 우주 경험이 있는 러시아의 우주비행사 세르게이 랴잔스키의 답을 받아서 정리한 책이다.

일종의 질의응답집인만큼 책은 기본적으로 묻고 그에 답하는 것이 연속해서 나오는 형태로 만들어졌다. 그것을 좀 더 보기 쉽도록 관련 분야로 묶는다던가, 관련 사진 등을 싣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우주비행사가 자신의 공부와 경험에 의거한 답을 해주는 것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들었던 것과 똑같은 질문, 비슷한 답변을 보게될 때도 있지만 다시 읽어보는 것 역시 나쁘지 않다.

능숙한 우주비행사인만큼 저자는 답을 어떻게 해줄 것이냐도 꽤나 신경써서, 너무 전문적인 용어나 기술적인 내용을 나열하는 것은 지양하고 간략하면서도 폭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거기에 간간히 붙여놓은 코믹한 삽화는 책을 한층 가볍게 만들기도 한다. 덕분에 우주비행에 관심이 많아 관련 지식을 여러번 접한 사람 뿐 아니라, 처음 접하는 사람도 무리없이 볼 수 있을만큼 읽기 편하다.

문제는 편집이 썩 좋지 않다는 거다. 앞서 이 책은 일종의 질의응답집으로, 질문과 답이 연이어 나오는 형태라고 했는데, 그건 소제목 뿐 아니라 본문 내에서도 그렇다. 단답형에 가까운 것들은 짧게 질문과 답을 이어서 얘기하기도 하는데, 그걸 그냥 똑같은 본문으로 이어붙여놔서 영 이상하다. 문단을 나누던가, 아니면 문장이라도 자문자답식으로 만들던가 했어야지.

번역도 어색한 문장, 이상한 문장은 물론, 이게 대체 뭔소린가 싶은 것들까지 있다. 이것은 기껏 쉽게 읽을 수 있게 어휘와 내용을 조절한 것을 무의미하게 만든다. 문장부터 이해가 되게 써야 할 것 아닌가.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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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 삼촌 - 우리 집에 살고 있는 연쇄살인범
김남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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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 삼촌’은 경찰이 연쇄살인범과 동거하게 된다는 재미난 상상력으로 시작하는 소설이다.


갑작스런 사고로 인해 길을 엇나갔던 경찰에게 득인지 실일지 모르는 손내미는 자가 있었으니, 그는 자신을 연쇄살인범이라고 소개하며 강제적으로 머물곳을 요구한다. 그렇게해서 불편한 동거를 하게 된 경찰과 연쇄살인범. 과연 이 둘의 이야기는 어떻게 끝을 맺게 될까.

꽤나 도발적이며 상당히 흥미를 끄는 소재로 시작한 것 치고는 다소 뻔한 소설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작가는 전혀 이 처음의 상황을 계속해서 두근거리며 보게 만들려는 의지도 없다. 그러기는커녕 꽤나 대놓고 또 다른 경우의 수를 생각나게 해서 그것이 중반부 이후의 이야기를 다소 느슨하게 느끼게 하기에 당연히 감춰진 진실로 인한 궁금함이라던가 긴장감도 없다.

전말이 꽤나 일찍 들여다 보이기 떄문에, 후반에 이르르면 거의 이야기를 어떻게 끝맺을지 그 마무리나 지켜보자는 심정으로 보게된다.

소재는 썩 나쁘지 않았다만, 그것을 끝까지 긴장감있게 유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미스터리 스릴러 물로서는 꽤나 아쉬운 편이다.

완결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좀 그랬는데, 처음부터 시리즈물로 낸 게 아닌 이상에야 과도하게 떡밥을 뿌리며 다음으로 미루는 것을 안좋게 보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쫌 너무 그렇게 쓰였다.

곧 이어 후속권이 나와 뒷 이야기들을 풀어준다면 이런 아쉬움도 어느정도는 상쇄가 되겠다만, 그렇지 못한다면 그저 미완인 불만스러운 이야기로 남을 것 같다.

그러니까, 2권을 내놓으시라.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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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의 과학 - 나와 세상을 새롭게 감각하는 지적 모험,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사라 에버츠 지음, 김성훈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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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에버츠(Sarah Everts)’의 ‘땀의 과학(The Joy of Sweat)’은 땀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한국어판의 제목은 원제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 한국어판 제목이 땀에 대한 분석을 담은 책처럼 보인다면, 원제는 좀 더 땀의 누명을 벗겨주겠다는 작가의 의도가 엿보이기 때문이다.

책은 양쪽을 모두 만족할만큼 담고있는 편이다. 처음부터 거의 끝까지 땀에 대한 여러가지 사실들과 그것들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한국어판 제목도 잘 어울리고, 그러한 것들을 통해 땀이 얼마나 유익한지를 알게하는 한편 왜 지금의 사람들이 땀에대해 부정적인 인상을 갖고있는지도 나름 잘 풀어냈기 때문에 땀의 누명을 풀어주겠다는 저자의 방향성도 나름 잘 충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냉정하게 보자면 전자가 더 그럴듯해 보이는데, 책의 거의 대부분이 순수한 연구와 취재, 분석을 소개하는 것들인데다 몇몇 부분에서 저자의 주장에 공감할 수 없는 면모도 좀 걸리기 때문이다.

저자의 주장은 분명 땀이 어떻게 혐오스러운 것으로 여겨지게 되었는지를 나름 그럴듯하게 설명하긴 한다. 그러나, 어째서 그러한 사회적인 학습을 겪지 않은 사람마저 생리적인 거부반응을 보이는지 까지는 설명하지 못한다. 땀이 주는 습하고 끈적한 느낌이 왜 불호일 수 밖에 없는지를 무시하고 넘어가기 때문에 저자의 ‘땀 억제제와 땀 탈취제 업체에 의해 유도된(세뇌된) 사회화로 인한 결과’라는 결론을 100% 납득하기는 어렵다. 이 책의 방향성을 생각하면 굉장히 아쉬운 점이다.

그래도 대체로 부정적으로 여겨지기에 대부분 관심도 없고, 또한 알지도 못했던 땀의 여러 측면들과 앞으로의 가능성을 알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은 굉장히 흥미롭고 좋았으며, 그렇기에 원제와는 느낌이 사뭇 다른 한국어판의 제목도 훨씬 잘 그럴듯했다. 비록 책속에 담긴 저자의 의도까지는 어쩔 수 없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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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시대 리토피아 소설선 4
방서현 지음 / 리토피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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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시대’는 자본주의의 역겨움을 그려낸 소설이다.

어디까지가 실제를 반영한 것일까. 그것이 헷갈릴만큼 소설 속 상황과 장면들은, 대체 왜 그러는 것인지 등장인물들의 사소해보이는 결정이 의하해 보이는 한편, 절로 어지럽고 토기가 쏠릴만큼 현실적이다.

수재교육에서 벌어지는 행태들은 얼핏보면 좀 과장된 측면도 있어 보인다. 악성이라 할만한 시스템에 인간들까지, 너무 집약되어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리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는 않는데, 그만큼 시스템과 그걸 만든 인간, 그리고 그걸 악용하는 인간들이 너무 조화롭게 잘 맞물려있기 때문이다. 시스템이 그렇기에 더욱 인간들이 쉽게 그렇게 할 수 있어 보이며, 대외적인 이미지와 법을 이용하는 것 또한 적절해서 이들이 왜 무기력하게 그저 착취당할 수 밖에 없는지도 꽤나 그럴듯하다.

그런만큼 이게 맞나 의심하고 또한 행동까지 해 나가는 ‘연우’는 어떻게 보면 좀 이질적인 인물이라 할 수 있다. 그의 행보는 우리가 이런 부정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보여주긴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무력한 몸부림인가 싶어 끝내 씁쓸함을 느끼게 한다.

소설은 마치 일종의 좀비물인 것처럼 소개되어있다만 전혀 그런 소설이 아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순도 100%의 사회 비판 소설이다. 당연히 그 속의 인간들을 좀비로 비유하는 것도 전혀 와닿지 않는다. 무기력하고 그저 관습적으로 살아가기만 할 뿐인 존재를 비판적으로 일컬는 것이었다면 또 모르겠으나, 이 소설이 좀비로 일컫는 대상은 전혀 다른 부류이기 때문이다.

다분히 좀비물의 인기에 탑승하려는 듯한 어그로성 제목과 소개는 분명 이 소설에 관심을 갖게 하는 요소였기는 하나, 단지 그것 뿐이었다는 점에서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급작스런 이야기의 마지막도 사회 비판이라는 측면을 강조해주기에 나쁘지 않지만, 소설로서는 역시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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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병사의 전선 일기 - 제1차 세계대전의 기록 1914 지양청소년 과학.인문 시리즈 4
바루 지음, 이성엽 옮김 / 지양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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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루(Stéphane Barroux)’의 ‘어느 병사의 전선 일기(On les aura!: Carnet de guerre d’un poilu (Août, septembre 1914))’는 제1차 세계 대전에 참전한 한 병사의 일기를 그린 그림책이다.

병사의 일기라는 컨셉으로 그린 게 아니라, 정말로 작가가 산책중에 우연히 발견한 버려진 일기의 내용에 작가의 개성있고 분위기있는 그림을 더해 그림책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태생이 이렇다보니 책에는 딱히 주목할만한 서사가 나오지는 않는다. 감성을 자극하는 드라마나 깜짝 놀라게 만드는 반전같은 극적인 요소가 있지도 않다. 그렇기는 커녕 전체적으로 담담한 편이다. 애초에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그저 자신이 겪은 일들을 솔직하게 적어낸, 말 그대로 일기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병사가 전쟁에 참여한 기간이 그렇게 긴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더 그렇다.

그런데도 제1차 세계 대전이란 큰 전쟁이 몰고온 여러 참상들이나 가족의 소식을 받지 못해 걱정스러우며 애타하는 마음,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과 자신의 처지에 대한 한숨 같은 것들이 잘 담겨있다.

그것을 담아낸 저자의 그림은 개성적이면서도 이야기와 잘 어울린다. 기본적으로는 일기이기에 글만으로도 충분히 내용 전달이 되기는 한다만, 저자의 그림이 있기에 각 장면이 더 잘 전달되는 것도 사실이다.

전쟁에 대한 것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책에는 추가로 제1차 세계 대전에 대한 내용들도 들어갔는데, 전쟁이 어떻게 발발하고 또 커지게 되었는지나, 이후 왜 제2차 세계 대전의 시발점으로 작용하게 되었는지를 보면 절로 씁쓸함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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