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
엘리즈 지음 / 곁(beside)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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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는 이것 저것 다 갖춘 남자 후배와 애인 있는 직장 선배의 로맨스를 다룬 소설이다.

먼저 다행인것은 이 둘의 로맨스가 불륜이나 약탈같은 행태가 아니었다는 거다. 로맨스는 의외로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장르다. 하나라도 기분이 나쁜 요소가 있다면 티격태격하는 짓을 웃으며 지켜볼 수도 없고, 그들의 사랑을 응원하거나 재미있게 보기도 어려워진다. 더 이상 예쁘고 멋져 보이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그런게 없기 때문에 이 소설은, 여러 장르를 섭렵한 사람들에게는 조금 심심할 수도 있겠으나, 대신 좀 더 대중적이고 기분나쁘지 않게 즐길 수 있다. 나는 이게 좋았다.

소설의 시작이라고 하는 ‘립스틱을 뭉개는 장면’이나, 고백하는 장면 등도 멋지고 예쁘게 잘 그렸다. 물론 현대물인데도 다소 비현실적인면이 자주 보이긴 하지만, 로맨스도 일종의 판타지란걸 생각하면, 오히려 그런 ‘연애에 대한 판타지’를 잘 그린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래서 보면 묘하게 웃음도 나고, 보면서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 소설의 내용을 일부 담고 있으므로 주의 바란다.



다만 아쉬운것은 둘 사이의 관계가 좀 더 느릿하게 지속되다가 마음을 확인하는 방식이길 바랬는데 너무 급진전하는 면이 있다는거다. 끌리는 마음을 갖는게 너무 이른 느낌이었다. 그 후에 둘이 티격태격하면서 알콩달콩하는 장면들도 나오는데, 차라리 그것들이 먼저 나오고 그 후에 자기 마음을 서서히 확인해 갔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둘이 로맨틱한 분위기를 뿜는 장면과 알콩달콩하는 장면의 분위기가 너무 다른것도 조금 아쉽다. 로맨틱할 때는 영화나 드라마가 떠오르고, 알콩달콩할 때는 개그 만화가 떠올랐는데 아쉽게도 그게 잘 섞이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개그를 기본으로 하고 때때로 진지해지는게 아니라, 조금은 느끼할 정도로 진지했다가 개그가 터져서 더 그랬던 것 같다. 한껏 멋짐을 뿜어내던 주인공이 그러니 조금 어색했달까. 뒤에가서 말을 놓는 것도 그간 보여줬던 상대를 아끼는 모습과 어긋나 잘 어울리지 않았다.

어색한건 후반으로 가면서 갑자기 막장 드라마 악당화하는 악역도 마찬가지다. 그 변화가 그렇게 개연성이 느껴지지 않는달까. 캐릭터가 급변해서 붕괴하는 것처럼 보였다. 물론, 그 덕에 더 확실한 마무리가 되기야 했지만(그러기 위한 장치였겠지만), 그래도 좀 더 제대로 된 상대였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이런 몇몇 아쉬움데 불구하고, 전체적으로는 꽤 좋았다. 무엇보다 기분 나쁜 이야기가 없는게 맘에 든다. 몇몇에서는 그렇게 될 뻔 하기도 하지만, 작가가 그렇게 치닫지 않도록 수위 조절을 잘 했다.

입술에 바르는 핑크색 립스틱, 그것처럼 예쁜 로맨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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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 매거진 Nau Magazine Vol.2 : TAIPEI 나우 매거진 Nau Magazine Vol.1
로우 프레스 편집부 지음 / 로우프레스(부엌매거진)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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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u magazine vol.2 TAIPEI’는 대만 타이베이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잡지다.

‘나우 매거진’은 로컬 다큐멘터리 매거진을 표방하는 반년간 잡지로, 이번 2호에서는 대만 타이베를 담았다.

타이베이를 일컷는 화두는 무엇일까. 나우 매거진은 그걸로 ‘Keep Taipei Free’를 꼽았다. 이 말은 정말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데, 그건 일단 여기서 말하는 ‘자유’라는 것 부터가 그렇다. 당장 국제 정세를 두고 생각한다면 중국과의 문제도 있겠고, 사회적으로는 작년에 있었던 아시아 최초의 동성결혼 허용도 있다. 대만 국내에서는 iTaiwan이라고 하는, 어디서나 무료로 쓸 수 있는 무선 인터넷 통신망이 있다는데, 이것도 그 하나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한 자유롭기에 생길 수 있는 다양성, 그게 대만을 한마디로 표현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책에는 그런 대만의 다양한 장소와 물건, 사람들, 그리고 문화 등이 빼곡히 담겨있다. 그곳의 생활을 구경할 수 있는 사진과 글들을 보고 있자면 같은듯 다르고 다른듯 비슷한 그들이 좀 더 친숙하게 느껴진다.

몇몇 곳에서는 예전의 한국을 떠올리게 하기도 하는데, 반대로 또 한국보다 훨씬 잘 되어있는 점이나 부러운 면도 눈에 띄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선 아직 시작 단계인 공유 자전거라던가, 환경은 물론 편의성까지 생각한 배터리 교체 방식의 전기스쿠터도 있고, 일상의 모습속에도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듯한 모습들도 과거를 철저하게 배척하면서 꾸역꾸역 ‘서양화’로만 나아가려고 하는 한국의 모습과 대비돼 절로 부러운 심정도 들었다. 단지 발전이 아닌 이런 모습들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그것도 어쩌면 그들이 가진 다양성의 힘이지 않을까.

단지 보고 즐거워하는 것 뿐 아니라, 좋은 점은 배울 수도 있으면 좋겠다. 다양성을 인정하는 한국,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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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없는 방
김준녕 지음 / 렛츠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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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없는 방’은 8개의 이야기를 담은 젊은 작가 김준녕의 단편집이다.

각각의 단편에서 작가는 어떤 상실을 얘기하는 듯하다. 등장인물들은 각기 잃어버린 것, 잃어가는 것, 그리고 잃어버릴 것들을 갖고있다. 그것은 얼핏 사소해 보일 수도 있지만, 각자에겐 마치 마음 속 한 구석이 파인것 같은 상실감을 안겨준다. 그래서 혹자는 그걸 매꾸려고 부던히 노력도 하고, 혹자는 그걸 온전히 받아들이기도 하지만, 결국 그러한 자세가 그들의 삶이나 상실에 어떤 보상을 해주지는 않는다. 그것들은 그저 잃은 상태 그대로 남아있다.

그래서일까. 이들의 작은 이야기는 마치 추적추적 내리는 비처럼 마음을 무겁게 하고 절망적인 무엇을 느끼게 한다.

이들에게 그럴만한 무언가가 있어서일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굳이 따지자면 그렇게 특별한 일도 아니고, 그러니 딱히 더 절망스러워 할 것도 없다. 주변에서도 어렵잖게 볼 수 있는 우리네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이가 아니던다.

거지같은 집에 매여 집주인이 올려대는 전세금을 매꾸기 위해 살아가는 삶, 자식에게 물려줄 수 있는 유산도 희망이 아닌 그저 불행 뿐이다. 과거 우리가 소중히 했던 것들은 지금은 변해 없어졌고, 푸르던 옛 시절의 꿈도 이젠 간데 없다. 하물며 그놈의 행복이라야.

불행과 불만을 느끼는건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때론 과도한것 처럼 보이지만, 순응하고 삶을 그저 이어가는 게 아니라, 작은 것에도 한껏 괴로워하고 절망하는 소설 속 인물들은 그래서 오히려 인간적이다.

하지만, 그 후엔?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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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 냥이가 들어왔어요 서울대학교동물병원 Health+ 시리즈 3
신남식.신윤주 지음 /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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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 냥이가 들어왔어요’는 고양이를 반려동물로 입양하고 죽은 후 장례하는 것까지 꼭 알아야 할 것들을 담은 안내서다.

반려동물에 대한 책이라고 하면 보통 그들의 사랑스러움과 가족으로 살면서 느낀 경험들을 담은 것들이 많다. 깨물어주고 싶을만큼 예쁜 사진과 함께 말이다. 그래서 보면서 부러움도 느끼고, 또 힐링도 얻는다.

그러나 이 책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왜냐하면 기타 에세이에 비해 보다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정말로 정보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일종의 매뉴얼, 즉 실용서란 얘기다.

분량 자체는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훈련을 시키려고 한다던가 하는 등의 자세한 정보가 필요할 경우에는 별도의 책을 봐야한다. 대신 고양이를 반려동물로 입양하는 과정과 방법부터, 예방접종과 사료에 대한 얘기, 그리고 사별 후 장례까지 꼭 필요한 얘기를 전체적으로 집어준다. 그래서 고양이 입양을 고려하고 있는 사람들이 봐두면 전체 그림을 그리는데 꽤 도움이 된다.

과연 고양이와 제대로 생활해 나갈 수 있을까 하는것은, 나도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해 하던 것이었다. 보기엔 그저 귀엽고 사랑스럽지만, 한 생명인 이상 그 외에도 다양한 일들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과연 그것을 제대로 감당할 수 있을까. 심지어 고양이와의 생활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모른다면 더 불확실할 수 밖에 없다. 그걸 이 책에선 어느정도 짚어줌으로써, 정말로 자기 생활속에 고양이가 함께 할 수 있는지, 그럴 여건은 되는지를 미리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준다.

내용도 어렵지 않아서 기본적인 정보를 얻는데 좋다. 의학 정보도 서울대학교동물병원 교수진이 검증된 정보만 골라서 실었다고 하니 유용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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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누굴까? 꼬마숲 그림책 2
김주경 지음 / 도토리숲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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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누굴까?’는 ‘누구게?’를 잇는, 누군지 알아보는 스무고개같은 그림책이다.

이 사람은 마치 일벌처럼 아침 일찍 나가서 깜깜해질 때까지 일을 한다. 가까이 가면 고슴도치처럼 따갑고, 말썽을 부렸을 때는 사자처럼 무섭게 소리를 지르지만, 언제나 얼룩말처럼 태우고 놀아주며, 마치 슈퍼 고릴라처럼 항상 가족을 지켜준다.


‘누구게?’와 쌍을 이루는 이 책은, ‘누구게?’를 봤다면 손쉽게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을 소개한다. 그렇지 않더라도 쉽게 떠올릴 수 있도록 만들기도 했지만 말이다. 다만 몇몇은 ‘꼭 그렇진 않지 않나?’하는 것도 있었는데, 그만큼 특징이라고 꼽을게 없어서 그런것 같기도 해 묘한 기분도 든다.


눈 구멍은 이번엔 하나만 뚫었는데, 덕분에 좌우 페이지 모두 구멍과 그림이 어긋나는 일은 없게 됐다. 두번째 책이라 보다 신경쓴 듯하다. 다만, 구멍이 하나로 줄어드니 조금은 비교적 심심해진 느낌도 들어 아쉽기도 하다. 그래도 ‘누구게?’를 재미있게 봤다면 이 책 역시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예쁘고 멋진 그림도 여전하다.

두 책에서 말하는 사람도 의미가 있으므로 ‘누구게?’와 함께 보면 더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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