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보는 난중일기 완역본 - 한산·명량·노량 해전지와 함께
이순신 지음, 노승석 옮김 / 도서출판 여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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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보는 난중일기 완역본’는 알기 쉬운 한글로 풀어 쓴 난중일기다.

‘이순신’을, 그리고 그가 쓴 ‘난중일기’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거다. 그만큼 그가 유명하고, 그의 저작 역시 여러 의미가 있는 대단한 기록이기 때문이다.

그럼,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이 읽어봤겠네? 라고 한다면, 그게 꼭 그렇지는 않다. ‘일기’라고 하는 것처럼 일상의 이야기들을 적은 것이기 때문에 그 자체에 무슨 이야기적인 재미가 있다거나 한 건 아닌데다, 지금과는 사뭇 다른 말로 적었기에 읽고 이해하기가 어렵기까지 해서다.

전자는 글 자체의 특성이므로 어떻게 할 수가 없다. 대신 그가 살았던 시대 배경과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고, 그것과 함께 보면 좀 더 흥미롭게 볼 수는 있다.

후자는 옮긴이들의 노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점이다. 그리고 그걸 이 책은 실로 잘 해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라고 한만한 점은 두가지다. 하나는, 2013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시에 자문위원을 맡기도 했으며 여러차례 검토와 보충을 하면서 난중일기를 교정해온 저자가 그러한 결과물을 바탕으로 이 책을 만들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현대 한국어에 걸맞게 잘 풀어냈다는 것이다.

말로만 읽기 쉽다고 하고는 번역상의 한계를 보인다든가 하는 부분을 보기 어렵다. 이는 물론 다른 문화를 기반으로 한 외국어를 번역한 게 아니라, 한국인이 쓴 글을 한국인을 위해 새로 풀어낸 것이라서 그런 것이기도 하다만, 주석을 최대한 자제하면서도 심각하게 막히거나 하는 부분 없이 읽을 수 있게 만들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칭찬할 만하다.

다만 오타도 좀 있고, 본인의 일기에서 자기를 마치 제3자처럼 칭하는 것처럼 이상해 보이는 부분도 있었다. 여러 문서를 참고한 것이라 그런건가 싶기도 한데, 그렇다면 어느 출처에서 나온거라 그렇다고 표기를 하거나 아니면 이순신 자신의 일로 바꿔 쓰는게 낫지 않았을까 싶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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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우시티
서경희 지음 / 문학정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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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우시티’는 가상의 도시 옐로우시티를 소재로 한 연작 소설이다.

책 속 옐로우시티는 이승도 저승도 아닌 그 중간쯤의 어딘가로, 생전에 사랑을 이루지 못한 영혼들이 모여사는 곳인데, 옐로우라는 미묘한 색깔로 얘기하는 것도 어떠면 그 어중간한 면을 표현하는 게 아닌가 싶다.

연작 소설인 이 책에 실린 세개의 단편은 서로 큰 연관은 없다. 각각에서 나오는 인물이나 장소가 반복되며 등장하면서 이들이 옐로우시티라는 서로 같은 공간을 공유한다는 것은 분명히 하지만, 그렇다고 딱히 긴밀하게 영향을 주고 받는다거나 하지는 않기 때문에 개별 소설로 보아도 무관하다.

옐로우시티라는 장소 외에도 세 이야기는 공통된 점이 있는데, 그건 이야기 속 인물들이 깊은 상실로인해 힘들어하고 있다는 거다. 그래서 그들은 자기도 분명하게 모르는 무언가를 찾아 방황하고 그러다 옐로우시티에 이르게 된다.

옐로우시티가 실존하고 그곳에서는 헤어졌던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만 놓고 보면 이야기는 다분히 긍정적이고 힐링이 느껴질 것 같지만, 막상 읽어보면 딱히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옐로우시티는 미련을 가중시키고 현생마저 버리게 만드는 부정적인 곳으로 느껴진다. 저자가 담으려고 했던 위안 같은 것과는 좀 다른거다.

그런 이유는 저자가 옐로우시티와 그곳으로 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호하게만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떻게 됐다는 건지, 그 결말은 무엇인지가 불투명해서 다 읽고 나서도 다소 몽환적인 이미지만이 남는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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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을 부탁해 - 소방관 테마소설
고요한 외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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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을 부탁해’는 소방관을 테마로 한 단편 소설집이다.

우리는 꽤 분명한 소방관에 대한 기대가 있다. 자신의 위험마저 감수하며 사람들을 위해 몸을 던지는 희생정신, 소위 영웅적인 모습이 그렇다.

거기에 한국적인 요소를 좀 더하자면, 그들이 있기에 안전한 사회가 된다는 대단하고 꼭 필요한 역할을 맡고있는데도 불구하고 정작 대우는 좀 시원찮다는 거다. 지원이 제대로 되지 않아 장비가 없다든가, 큰 부상을 입고 은퇴하고서 근근히 살아간다든가, 그들의 생활이 썩 넉넉하지 못하다는 것 들이 여럿 알려지면서 그런 이미지가 굳게 되었다.

이게 생각보다 크게 자리잡고 있다보니 소방관을 소재로 했다고 하면 대충 몇가지 많이 봤던 레퍼토리가 반복되리라고 쉽게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수록작 중 일부는 꽤나 그런식으로 쓰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식으로 일반화를 해버리면 인간의 인생이란 것도 비슷비슷한, 딱히 새로울 것 없는 것이 되버리기 마련이다. 같은 것을 소재로 했더라도 그것을 대하는 사람은 물론 그들의 이야기 역시 그렇기 때문에 그렇게 지루한 반복처럼 느껴지지는 않는다.

소방관에게 일어나는 일들, 기대하는 점 등을 꽤 잘 그려내면서도 각자의 드라마를 누구를 화자로 하여 들려주는가 등으로 차이를 두면서 나름 각자만의 개성도 챙겼다.

수록작 중에는 소방관 소재라는 걸 단지 현실에서와 같은 직업으로만 한정하지 않고 좀 더 폭넓게 생각한 것도 있는데 그런 것도 꽤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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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셰프 서유구의 만두 이야기 임원경제지 전통음식 복원 및 현대화 시리즈 10
우석대학교 전통생활문화연구소 외 지음, 임원경제연구소.이윤호 옮김, 곽미경 감수 / 자연경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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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셰프 서유구의 만두 이야기’는, 다양한 만두 요리를 담은, 임원경제지 전통음식 복원 및 현대화 시리즈 10번째, 요리책이다.

‘풍속 서유구’가 쓴 ‘정조지’의 만두편에 담긴 만두 15가지를 복원하고, 거기에 향토 만두, 전통 만두, 현대 만두, 세계의 만두까지 다양한 만두 요리를 담은 이 책은 만두라는 게 실로 얼마나 다양하고 광범위한 요리 분류인지를 알게해준다.

또한, 현재 우리가 먹고있는 소위 만두라는 음식이 얼마나 틀에 박힌 재료와 조리법으로 비슷한 것들만 찍어내고 있었는지를 새삼 깨닫게 하기도 한다. 그러니, 뷔페 만두들이 영 못먹을 것 같기만 하지.

만두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음식으로 꼽는 것 중 하나다. 단순히 만두와 관련된 추억이 있어 보정값을 가져서 그런 것 뿐 아니라, 만두의 맛이나 식감, 먹는 방식 자체를 좋아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도 여전히 가볍게 먹을 것으로는 물론 특별하게 끼니를 챙기고 싶을때도 진지하게 고려하는 음식이다.

그래서 다양한 재료들로, 때로는 ‘이런 것도 만두야?’ 싶을만큼 독특한 것들도 선보이며, 단지 과거의 만두를 재현하는 것 뿐 아니라 현대의 것과 퓨전시킨 것까지 개성 넘치는 만두들을 접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보고있으면 절로 군침이 돌아서, 절로 집 앞 만두집의 평범한 만두라도 먹고 싶어질 정도다.

개인적으로 특히 인상깊고 먹어보고 싶었던 것은 밀가루 만두피가 아닌 채소나 고기를 이용해 감싼 형태의 것이었는데, 단지 특별해 보여서 그런 것 뿐 아니라 재료들의 조합이 좋아보이는데다 피의 차이가 어떤 맛의 경향성을 만들어낼지도 궁금했기 때문이다.

아, 진짜, 파는데 없나?



* 이 리뷰는 문화충전200%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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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이야기 전달자 - 2022년 뉴베리상 100주년 대상 수상작 오늘의 클래식
도나 바르바 이게라 지음, 김선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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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나 바르바 이게라(Donna Barba Higuera)’의 ‘마지막 이야기 전달자(The Last Cuentista)’는 먼 미래 가상의 인류 사회를 그린 SF 소설이다.

먼저, 한국어판 제목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를 얘기하고 넘어가고 싶다. ‘이야기 전달자’라는 건, 전혀 실감도 할 수 없는데다 소설 내용적으로도 이해하거나 와닿지 않는 용어다. 왜냐하면 소설에는 전혀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한 직책이나 책임을 맡은 ‘전달자’라는 딱히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문맥상으로도 안어울려서, 대체 이게 뭐하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런데도 이런 이상한 용어가 제목에도 박히고 본문 내용에까지 쓰이게 된 것은, 오로지 수작 SF 중 하나로 꼽히는 ‘기억 전달자(The Giver)’의 존재 때문이다. 이 소설은 상당부분이 기억 전달자의 여러 면들을 이어 받았는데, 그래서 그것을 용어에서까지 드러나도록 하기 위해 굳이 ‘전달자’라는 용어를 박은거다.

그러나, 이 책의 ‘Cuentista’는 전혀 기억 전달자의 그것과는 같지 않다. 굳이 의미를 따져 본다면 전혀 말이 안되는 것까지는 아니다. 그러나, 제목 뿐 아니라 본문에까지 억지로 그런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오히려 내용을 수월히 이해하고 집중하는 데 방해하기에 ‘이야기 전달자’는 분명 나쁜 번역이다.

그런데도 왜 이런 이상한 용어, 제목을 붙였는지는 이해가 아니가는 건 아니다. 이야기를 따라가면 갈수록 절로 기억 전달자를 떠올리게 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기억 전달자를 계승한 작품이라는 것은 전혀 과장된 판촉문구가 아니라는 말이다.

이후에 나온 작품인만큼 더 나은면도 있었는데, 대표적으로 어떻게 그런 세상이 만들어졌나를 보여준다는 점이 그렇다. 기억 전달자는 이미 그렇게 완성된 세상에서 이야기를 시작했기에 조금은 판타지같은 느낌도 들었다면, 이 소설은 그런 세상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그림으로써, 인간의 욕구가 어떻게 엇나가 무슨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진지하게 현실가능성이 있는 근미래 SF로 느끼게 한다.

주인공인 ‘페트라’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한편, 그녀가 과거의 경험이나 할머니로부터 전달받은 이야기들을 되새김하면서, 조금씩 그러나 확실하게 이야기의 힘을 느끼게 전개도 잘 했다. 덕분에 이야기에 꽤나 몰입해서 공감하며 볼 수 있다.

반복된 이야기를 통해 주제도 선명하게 전달한다. 극명하게 갈린다고 할 수 있는 사상을 통해 과연 무엇이 나은지, 또 올바른지를 생각하게 하며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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