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들 종족의 탄생 3 : 첫 번째 전투 전사들 5부 종족의 탄생 3
에린 헌터 외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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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린 헌터(Erin Hunter)’의 ‘전사들 5부 종족의 탄생 3: 첫 번째 전투(Warriors: Dawn of the Clans #3 The First Battle)’는 시리즈 5부 세번째 책이다.

5부는 어떻게 보면 가장 어려운 이야기일 만하다. 정해진 끝을 맞춰야 한다는 전제가 있기 때문에 이야기가 뻗어나가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그렇기에 새롭게 만들어낸 이야기가 어색하거나 억지스러워 기존 시리즈와 잘 안 붙게 돼버릴 가능성이 있어서다.

심지어 5부의 시작도 여러 가지 면에서 그렇게 썩 좋지는 않았다. 그랬던 걸 생각하면, 그래도 꽤 이야기를 잘 끌어가고 있지 않나 싶다. 새로운 고양이들에게도 정을 붙이고, 이야기에도 나름 흥미를 갖고 볼만하다.

그런 것에는 우려되는 점이었던 정해진 끝으로 가는 모습이 의외로 나쁘지 않게 그려져서 그런 것이 크다. 떠돌이로서 흘러들어온 부족 고양이들이 어떻게 정착하게 되었는지, 애초에 하나의 부족이었던 그들이 4개의 종족으로 갈라지게 되었으며 서로가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진 장소를 영역으로 삼아 경계를 치게 되었고, 신앙의 대상이자 예언자, 일종의 길잡이 같은 역할로 별족이 자리 잡는 것 등 전혀 다른 문화와 생활을 하던 부족 고양이들이 점차 전사화된 종족 고양이로 변해가는 모습도 보여주고 본편과의 연결성을 생각게 하는 떡밥을 던지는 것도 꽤 괜찮다.

개인적으론 타락이랄까, 점차 흑화되어 가는 것을 그린 듯한 것도 나름 매력적이었는데, 프리퀄이라는 것의 한계 때문인지 끝까지 가진 않고 적당히만 다룬 것 같아 아쉽기도 했다.

이제까지가 부족 고양이와 종족 고양이의 연결을 보여준 것이었다면, 이제는 본편에서와 같은 형태로 자리 잡아 가는 이야기가 될 듯한데 여전히 남아있는 갈등과 종족 고양이로의 결착이 어떻게 이뤄질지 기대한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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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읽는 그리스 비극 - 그리스 극장의 위대한 이야기와 인물들
다니엘레 아리스타르코 지음, 사라 노트 그림, 김희정 옮김 / 북스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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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레 아리스타르코(Daniele Aristarco)’가 쓰고 ‘사라 노트(Sara Not)’가 삽화를 더한 ‘하룻밤에 읽는 그리스 비극: 그리스 극장의 위대한 이야기와 인물들(Non è mica una tragedia! Le grandi storie e i personaggi del teatro greco)’은 10개의 그리스 고전을 간추려 담은 책이다.

이 책은 일종의 요약본 모음집이다. 어떻게 보면 소설화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왜냐하면 수록작들은 과거 그리스 극장에서 공연되던 희곡을 원작으로 한 것이기 때문이다.

작가 이름과 제목을 이용하면 수록작의 원작은 쉽게 찾을 수 있는데, 공연 작품인만큼 각각의 분량이 꽤 된다. 그걸 수십페이지 정도로 축약을 했으니 당연히 누락된 것도 있고 원작의 분위기가 옅어진 것도 있겠다. 그러나, 전체 내용을 충분히 훑어볼만하게는 요약을 한 듯하다.

특히 소설 형식으로 다시 쓴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해서 그리스 고전 희곡들을 가볍게 훑어볼 수 있게 해주는 점은 좋다.

수록작들은 주로 전쟁이나 신화 같은 걸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이는 아마도 그게 당시엔 최신 유행이었어서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인지 서로 다른 작가가 다른 인물과 배경으로 쓴 이야기인데도 묘하게 통일성이 있으며, 현대인들에게도 신화의 연장에서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의외의 긍정적인 면이 있다.

신화를 바탕으로 한 것들은 익숙해 보이지만 다른 점들도 있는데, 특히 작가의 생각이 들어간 부분이 그렇다. 그게 신화와는 또 다른 읽을 거리로 느끼게 하며, 신화 자체가 여러 버전이 있기도 한만큼 또 다른 버전의 신화처럼 느끼게도 한다.

수록작들은 오래전 이야기이지만 여전히 많이 쓰이는 극 요소를 갖고 있다. 그것이 전혀 다른 시대 배경을 가진 현대인들도 동하게 만들며, 유사한 자기 경험을 덧댄 새로운 해석을 하게 만들기도 한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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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바닥 - 제44회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
이케이도 준 지음, 심정명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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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이도 준(池井戸 潤)’의 ‘끝없는 바닥(果つる底なき)’은 저자의 시작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보다 보면 때때로 이상하거나 어색한 것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뜬금없이 비디오테이프라든가, 자동응답기, 은행 전표 같은 이젠 구시대의 산물이 됐거나 거의 그렇게 된 것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주요 연도부터가 거의 30여 년 전인 1996년이다.

이 소설이 무려 1998년 출간작이라서 그렇다. 그사이 워낙에 크게 바뀐 것들이 많다 보니 별것 아닌 것들에서 어쩔 수 없는 시대차를 느끼게 된다.

그런데도 전혀 구식 같거나 하지 않고 이야기가 굉장히 흡입력 있다.

먼저, 일반인들에겐 그렇게 익숙하지 않은 존재인 은행원, 그중에서도 융자 담당으로 일하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은행의 겉과 속을 보여주는 일종의 기업 소설 같은 면모만으로도 흥미롭다. 저자는 은행원들의 모습이라든가 은행 업무, 그로 인한 문제 같은 것들을 꽤나 상세히 잘 묘사했다. 덕분에 이야기가 굉장히 사실적이고 그것 자체만으로도 볼만한 게 됐다. 실로 전직 은행원으로서의 경험을 잘 살린 셈이다.

느닷없는 죽음으로부터 시발 되는 사건을 쫓아가는 미스터리적인 요소도 꽤 볼만하다. 지금은 많이 알려지고 여러 픽션에서 사용하기도 해서 다소 뻔하게 느껴지지만 알레르기를 이용한다는 점도 나쁘진 않고, 여러 인간이 얽히며 만들어지는 이야기를 하나씩 찾아가는 한편 새로운 문제가 드러나며 상황이 바뀌는 식으로 흥미를 떨어뜨리지 않게 전개도 잘했다.

무엇보다 이런 요소들이 서로 잘 맞물려있다. 가히 ‘은행 미스터리’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어느 하나가 특별히 튀지 않고 자연스럽게 엮여 있어서 거슬림 없이 계속 재미있게 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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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새 - 꽁지 닷 발 주둥이 닷 발 아야미니의 요괴 대모험 1
신현찬 지음, 김희선 그림 / 제제의숲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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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새: 꽁지 닷 발 주둥이 닷 발’은 아야미니의 요괴 대모험 첫번째 책이다.

두 아이 ‘아야’와 ‘미니’가 요괴들과 얽히면서 겪는 이야기를 그린 이 동화는, 우리나라 전통 요괴들의 이야기를 풀어내 보겠다는 꽤나 야심찬 기획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요괴들의 기원과 그들이 세상에 나타나 행패를 부리는 원인, 그리고 주인공들이 왜 모험을 하게되고 그것이 최종적으로 무엇을 위한 것인지를 ‘구름나라’라는 것을 통해 설명한 것이 꽤 괜찮았다. 이야기의 사전 배경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는 것뿐 아니라 앞으로도 얼마든지 다양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기본 틀의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108 요괴’처럼 처음부터 끝을 정해놓고 시작한 게 아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다양한 요괴와 모험을 그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 첫 시작으로 나온 괴물새, 꽁지 닷 발 주둥이 닷 발도 나쁘지 않다. 애초에 그런 이름이 붙은 이유가 엄청나게 커서 그런 것인 만큼 존재 자체만으로도 놀랍고 위험을 예상케 하는 요괴라서 보는 맛이 있다.

일종의 리메이크를 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만든 것도 긍정적이다. 단지 요괴를 가져와 사용하기만 하는 게 아니라 고전을 새롭게 개작된 형태로 보여주는 게 전통 요괴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는 기획과 잘 맞는 것 같다.

아쉬운 것은 요괴들이 왜 알 속에서 자고만 있는지나 요괴들이 알이 깨진 후 그렇게까지 변하고 난동을 부리는 이유, 또 크게 난동을 부리고 있는데도 구름나라의 장수들은 왜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는지 같은 게 납득할 만하게 설명되지 않는다는 거다. 작고 귀여운 요괴들이었다고 얘기해서 더 그렇다. 그런 요괴들이 다시 알 속에서 기분 좋은 꿈을 꿀 수 있게 해준다는 설정 자체는 (왜 자야만 하느냐는 점은 차치하고) 그렇게 나쁘지 않았지만, 이야기만 보면 차라리 애초에 그런 존재라 봉인해 뒀던 것인데 봉인이 깨지며 풀려나게 된 것이라는 전형적인 설정이 더 어울려 보인다.

이후 이야기에서 보완이 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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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 번의 세계가 끝날 무렵
캐트리오나 실비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수첩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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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트리오나 실비(Catriona Silvey)’의 ‘백만 번의 세계가 끝날 무렵(Meet Me in Another Life)’ 계속되는 삶을 사는 두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첫인상은 마치 로맨스 같다. 두 사람이 만나 서로를 알아보고 어떤 식으로는 끌리는 게 마치 운명처럼 그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하기에는 너무 부족한 점들이 많다. 느닷없는 전개가 일어나면서 둘의 관계가 갑자기 끝나기도 하고, 이게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하는 대사, 상황 같은 요소들이 계속 나오기에 절로 지금 보고 있는 건 단지 표면일 뿐이고 진실을 더 뒤에 감춰져있다는 느낌을 들게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좀 미스터리 같기도 하다.

회차마다 조금씩 다른 환경과 관계를 계속하면서 묘한 기시감에서 시작해 확신할 수밖에 없는 경험을 쌓고 자신들의 상태와 그들이 살아가는 세계를 확인하고 이해해 나가는 것은 좀 철학적이기도 하다. 마치 운명 같다고 하는 상황과 아마도 그를 있게 하는 소위 신이란 존재와 그에 대한 믿음, 그리고 과학적인 사고라는 것 사이에서 주고받는 얘기들은 실제 현실에서도 나름 생각해 볼 만한 거리이기도 하다.

주인공들이 여러 삶을, 매번 다르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단편 연작처럼 늘어놓으면서 이야기를 진행하는 방식은 자칫하면 큰 악수가 될 수도 있다. 각 이야기 간의 연결성이나 그것들이 큰 줄기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고 최종적으로 어떤 결말로 나아가게 하는가를 정말 잘 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각각의 이야기 자체도 나름의 흥미로움과 재미가 있어야 한다.

그런 게 이 소설은 꽤 괜찮은 편이다. 대체 뭐지 싶은 요소들을 통해 의문을 품게 하면서도 단지 비슷하게 반복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점차 축적되어 감도 느끼게 해서다. 그래서, 그것들이 어떤 결말로 이어지게 될지 기대하며 보게 한다.

이야기 자체가 신선하거나 대단하냐 하면, 그렇게는 말 못 하겠다. 픽션을 많이 접한 사람이라면 익숙함을 느낄만한, 꽤나 상상 가능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결말부도 좀 호불호가 갈릴만하다. 그러나, 소설을 읽는 재미만큼은 이견이 없을 듯하다.

미스터리적인 요소를 통해 흥미를 돋우고 이야기를 끌어가는 만큼, 가능하면 어떤 소설인지 소개글이나 추천평 같은 것도 보지 말고 읽기를 권한다. 그편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영화화가 확정되었다고 하는데, 소설을 보면서도 영상화에 참 잘 맞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던 만큼, 어떻게 나올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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