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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로 연결된 삶 - 무엇 하나 의미 없는 것 없이 누구 하나 소외되는 이 없이
김효찬 지음 / 헤이북스 / 2017년 11월
평점 :
‘하나로 연결된 삶’은 무려 89쪽, 무려 40여장의 그림을 모두 한붓그리기로 그려낸 작품이다.
표면적으로 작품은 한마리 고양이가 자연, 시골, 도시 등을 지나며 구경하는 모양새를 띄고 있다. 사회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이걸 작가는 한붓그리기로 그려 의미를 부여했다.
작가가 한붓그리기로 그림을 그린것은 그걸 통해 ‘삶’의 한 면을 표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마치 모두 떨어져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모두가 서로 영향을 주고 영향을 받으며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면서 선이 끊길 수 밖에 없어 뜻대로 잘 되지 않았던 것이나 완성된 장면이 간혹 마음에 들지 않아도 수정하지 못하고 계속 다음으로 이어가야만 하는것도 작가는 인색을 닮은것 같다고 말한다. 정말로 그렇다. 인생에는 쉬운 성공도 없고, 과거를 되돌리는 것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작가는 한가지 소망을 더 담았다. 마치 인생의 한 면을 보여주는 듯한 이 한 선 그리기처럼 무엇 하나 의미 없는 것 없이, 누구 하나 소외되는 이 없이 하나로 연결된 삶이었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마뜩치 않은 것, 나와 상관 없어 보이는 것도 작품에서 처럼 모두 큰 하나의 일부이고 이어져 있음을 안다면 서로 배려하며 더불어 살 수 있는 따뜻한 삶이 되지 않을까 하는거다.
출판 방식은 좀 아쉽다. 기존과 같은 제책 방식으로는 이 한 선으로 그린 그림을 온전히 감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문득, 두루마기 방식으로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작가도 처음부터 출판을 의식해 죽 이어서 그리지 않고, 한장 한장마다 다른 그림을 볼 수 있도록 나눠 구성하긴 했다. 그래도 여전히 가운데가 접히기 때문에 그림 감상이 썩 좋지 않다. 그림책 중에는 가운데가 완전히 펴지는 제책 방식을 사용한 것들도 많은데, 그런 방식을 택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나 더하자면, 책 보다는 영상으로 만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작가가 그리는 모습을 천천히, 때론 빠르게 따라가는 것도 좋고, 작가 없이 탑뷰로 그림이 점점 완성되는 것을 보여줘도 좋다. 그리고 한 장면이 완성되면 잠시 멈췄다가 넘어가는거다. 다른 장면으로 넘어갈 때는 네모 박스가 돌아가며 모서리를 넘는 식이면 이어진 것도 보이고 다른 장면으로 바뀌는것도 표현할 수 있겠다.
이런 생각을 한것은 복잡한 그림이 나오면서 점점 ‘한붓그리기’라는게 잘 와닿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기껏 의미를 부여한 ‘한 선’인데 좀 더 잘 드러나야 하지 않겠나. 영상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으니 더 잘 맞을 것 같다. 나중에라도 진짜 한번 나오면 좋겠다.
참고로, 이 책은 커버도 한 선으로 그려진 것이다. 47~50쪽에 걸친 그림을 표지 앞, 뒤와 내지까지 써서 잘라넣은 것이므로 꼭 한번 펼쳐보기 바란다. 작가의 한 선 그림을 죽 이어보면 어떤 느낌일지 조금은 느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