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12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 비세 (시즌 2) 미생 12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미생 12권은 연재본 35수부터 54수까지를 모아 단행본 형식으로 엮은 책이다.




단순히 웹툰을 잘라서 페이지 단위로 나눈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페이지 방식으로 작업했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정도로 정리를 잘 했다. 아니, 이건, 미생이란 웹툰 자체가 그런식으로 만들어져서 가능한거다. 처음부터 페이지 방식을 염두해두고 만들었다는 얘기다. 그래서 단행본과의 차이는 일부 독백 장면이나 효과음 등이 다른 정도밖에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보기에는 놀랍도록 편하다. 비록 웹툰에는 편리함이란 마약같은 매력이 있긴 하지만, 그런데도 왜 책이 계속 나오고 또 나오기를 바라는지 여전히 잘 보여주는 것 같다.

다만, 독백 장면에서 글자가 그림을 덮어버리는것은 아쉽다. 이는 애초에 여백을 많이 두는 웹툰의 특징을 이용한 연출이었기 때문에 단행본에서는 어떻게 할 수 없어 그래 된 것 같다. 다행히 무리하게 덮었다 싶은 컷은 딱히 그림이 글보다 중요한것은 아니기에 보는데는 무리가 없었지만 그래도 역시 좀 아쉬웠다.




위즈덤하우스에서는 단행본으로 보는 사람들을 위해 미생 시즌2 줄거리 3분 요약 동영상도 공개했는데, 크고 굵직한 것들을 짧게 잘 정리했으므로 책을 보기전에 기억을 되살리는데 좋다.



* 책 내용에 대해서도 얘기하므로 주의 바란다.

12권의 부제는 ‘비세(非勢)’다. 비세란 바둑 용어의 하나로 ‘형세가 매우 나쁨’을 말하는 것이다. 등장인물들과 그들이 몸담고 있는 회사의 상태를 말해주는데 더 할 나위 없는 말인 것 같다. 그런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회사를, 또 삶을 끌어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짠하다.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가 나오지만, 그 중에서도 온길의 전무인 김동수의 활약은 눈부시다. 사실상 12권의 주인공은 김동수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의 모습엔 어디서 봤던 어른들의 모습이 들어있고, 점점 나이들어가는 내 모습도 조급씩 엿보인다. 그의 지질하면서도 거지같은 면모는 물론, 바뀌어가는 모습까지도 하나 하나가 그래서 더욱 인상적이었다.




미생 시즌1에는 큰 회사에 들어간 장그래를 띄워주기 위해서 분히 영웅같은 에피소드들도 만들어곤 했었다. 그게 이야기적인 재미는 있었던 반면, 현실성에서는 조금 동떨어진 느낌을 줬는데 미생 시즌2는 그런게 적다. 있더라도 약간의 작은 반전이고, 그건 우리 인생에서도 볼법한 것들이다. 그래서 더 가슴에 와닿는다.

바둑용어로 ‘온전히 살아있지 않은 것’을 뜻한다는 ‘미생(未生)’은 인간의 삶을 정말 잘 표현한 말 같다. 그런 인간들의 드라마를 잘 그려낸 작품이기에 미생은 재미도 있고 공감도 할 수 있는 작품이 된게 아닐까 싶다. 시즌 2에서도 그러한 면모엔 변함이 없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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