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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마 밑 도피자들
리러하 지음 / 팩토리나인 / 2026년 9월
평점 :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처마 밑 도피자들’은 망자를 접한 인간들의 이야기를 소소하게 그린 소설이다.

‘뭐라고 말해야 될까’라고 정리를 해보려 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거, 호불호가 꽤 갈리겠고만’하는 거였다.
뭐랄까. 장르물의 특징이랄까, 아님 장르물 팬의 특징? 의례 기대하는 재미 요소 같은 것이 좀 흐릿하달까, 오히려 비껴간 것 같달까 하는 면이 있어서다. 그렇게 미스터리하지도 않고, 마치 꿈꾸이라도 꾸듯 환상적이지도 않으며, 힐링? 쓰읍. 그것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주인공의 활약상을 보는 맛이 있느냐 하면 그것도 쫌… 어떤 부분에서 봐도 애매하달까.
이건 이야기 구성과 흐름에서도 좀 그래서 완벽하게 짜여져있다고 느끼냐면 전혀 그렇지 않다. 유독 툭 튀어나와 걸리는 부분도 있고.
그렇다고 그런 면들에서 모두 불합격을 줄 정도냐 하면 그건 또 전혀 그렇지 않다. 무슨 수퍼맨같은 그런게 아니라서 그렇지 각각을 조금씩은 갖고 있고 그걸 꽤 잘 보여주기도 하며, 그건 이야기 구성과 흐름에서도 그렇다. 이건 좀 억지스러운데? 싶다가도, 굳이 그럴만한 이유를 갖다붙여보자 하면 또 안될 것도 없는 정도거든. 그래서 보는 내내 시원한 맛은 없지만 그렇다고 개 답답하게 어디 막힌 느낌이 들거나 짜증나게 하지도 않는다.
이런 점이 좋다고 똑 부러지게 말하긴 주저하게 만들지만, 반대로 그래서 좋기도 했다. 특히 특별 취급을 받는 주인공을 등장시켰을 때에 의례하는 짜증나고 억지스러운 통과의례를 겪게 하지 않은 점이 좋았다. 그러니까, 왜, 능력을 (1도 없는 핍진성으로) 함부로 쓰다가 큰 좌절을 겪는다든가, 그걸 억지스런 성장 계기로 만들려는 그런 거 말이다. 그것도 (앞서 말한 것처럼) 적당하게만 사용해서 그럴 수 있을만한 흐름으로 만든 것이 꽤 좋았다.
전통과 현대물이 적당히 섞여있는 듯한 차사와 저승, 지옥 설정도 맘에 들고, 영혼을 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흥미로운 것들을 더 상상하게 한다. 당장 영혼이 얽힌 사건과 명부의 관계만도 그렇고.
더 여러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소위 시즌2? 뭣하면 전혀 다른 주인공 조합으로 옴니버스 시리즈 후속작을 내도 괜찮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