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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발아래 시한폭탄
알프레도 고메스 세르다 지음, 김정하 옮김 / 삐삐북스 / 2025년 4월
평점 :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알프레도 고메스 세르다(Alfredo Gómez Cerdá)’의 ‘내 발아래 시한폭탄(Pasos de marioneta)’은 무고 문제를 소재로 한 소설이다.
그냥 소설이라고 봐도 될지 모르겠다. 왜냐하면, 이 소설의 기본 뼈대는 실제했던 사건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그로부터 불거진 문제들을 꽤나 사실적으로 담고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반부에 이미 ‘아, 그거구나.’하고 자연스럽게 관련 사건이 생각나고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도 좀 짐작할 수 있다.
조금 다른 게 있다면 철저하게 고발자인 ‘MK’와 그녀 주변 이야기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는 거다. 그렇다보니 무고 피해자인 ‘L’에 대해서는 다소 미적지근한 모습을 보이며, 좀 심하면 명백한 가해자인 MK를 굳이 변호하고 감싸려드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양측 이야기를 전체적으로 보여주기도 하지만, 꽤 강하게 MK를 주인공으로 한 청소년 소설로 썼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애초에 사건 자체도 꽤 충격적이라 할만한 지점들이 많아서 여러면으로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
그만큼 무고 사건이 일으킨 파장과 그걸 따라서 움직이는 인간들의 행태같은 것을 잘 담았다. 그걸 통해 사회와 윤리, 도덕에 대해서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고 생각해보게 하는 게 좋다.
그런 점에서 가해자의 상황과 생각을 쫒아가면서 그가 결국에 닥치게 될 수밖에 없는 것, 최종적으로 선택해야만 하는 것에 대해서 얘기한다는 점도 괜찮다. 이게 단순히 가해자를 변명하고 세탁하는 소위 발암적인 이야기들과는 다른 점이다.
다만, 그것에 중점을 두고있다보니 L 관련 이야기들은 좀 사족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이야기가 중간에 끝나버리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야기의 구성과 완성도 면에서는 좀 아쉽다는 말이다.
그래도, 작가가 청소년 문제를 소재로 쓴 시리즈 중 하나로서 애초의 목적 즉 문제를 얘기하고 생각거리를 던지는 것을 잘 하기에 결론적으로는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