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독 이기원 디스토피아 트릴로지
이기원 지음 / 마인드마크 / 2024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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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쥐독’은 가상의 메가시티 서울을 배경으로 한 SF 소설이다.

초반에 살짝 멈칫하게 만드는 것이 있다. 수십년 후, 대격변을 겪은 후 완전히 달라져버린 세계를 표현하고자 익숙한 것들도 일부러 용어를 바꾸는 등의 작업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존 용어와 뜻을 잠시 내려놓고, 다시 새로운 용어와 뜻을 받아들이는 일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딱히 겁먹거나 할 정도까진 아니다. 그것들은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수월하게 읽어나가는데 크게 무리가 없을 정도로 하나씩 나오는 정도라서다.

새롭게 쓰이는 용어들은 소설 속 세계를 현실과는 동떨어진 낯선 것으로 보이게 만들 기도 하지만, 또한 가상의 메가시티 뉴소울시티 뿐 아니라 현대 사회도 동시에 비꼬는 은유적인 점도 있다. 시민 대신 고객이라고 하고, 서비스를 제공한다면서 처리를 한다거나, 마약류 각성제가 쓰이는 용도와 그걸 커피 이름같은 걸로 부르는 것 같은게 그렇다. 이게 양쪽 모두에 적절하게 풍자적인 면이 있어 은근히 재미있는 요소다.

이야기는 무난하기는 한번 훑어볼만은 하지만, 좋다고하기는 좀 어려운 정도에 그친다. 거대기업이 지배하는 극단적인 자본주의 사회, 미디어 등을 이용한 세뇌와 착취, 문화 말살을 통한 반동의 배제, 기득권에 대항하는 저항세력 등 기존에 익숙하게 봤던 것들을 그대로 답습한 느낌이어서다.

물론, 그것들을 잘 풀어냈다면 그래도 이건 이것대로의 재미가 있다 할 수 있었겠지만, 중간 중간에 어색한 지점들이 꽤 밟히다보니 그보다는 아쉽다는 느낌이 더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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