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데트의 노래
프란츠 베르펠 지음, 이효상.이선화 옮김 / 파람북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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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베르펠(Franz Werfel)’의 ‘베르나데트의 노래(The Song of Bernadette; Das Lied von Bernadette)’는 베르나데트의 생애를 그린 소설이다.

성녀 ‘베르나데트 수비루(Bernadette Soubirous)’의 생에는 사실상 ‘루르드의 성모(Notre Dame de Lourdes)’ 발현 사건과 동등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14세의 상당히 어렸던 나이에 사건을 마주하고나서, 그 이후 그에 대한 믿음을 갖진채 수녀로서 살았으며, 향년 35세라는 젊은 나이에 사망한 후에는 (아마도 이 일을 계기로) 시성(諡聖)되었기 때문이다.

소설은 그런 그녀의 생애를 꽤 면밀하게 담았다. 그녀가 성모 발현을 목격한 것이나 그 경우, 그리고 그것이 알려지면서 벌어지는 일, 특히 그녀를 의심하고 핍박하던 당시의 분위기 같은 것도 잘 그려냈다.

당시 사람들의 반응은 어떻게 보면 일반적인 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 듯하다. 여러 사람이 동시에 목격한 것도 아니고 딱히 그녀의 말을 증명할만한 증거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렇듯, 당시에도 얼마나 많은 거짓말쟁이 사이비 등이 있었겠나. 그를 경계하는 건 당연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자연히 다른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과연 믿음이란 무엇인가 하는 것 말이다. 나의 믿음은 그 자체로 당연한 것이지만 너의 믿음엔 증거가 있어야만 한다고 한다면, 같은 이유로 그들이 어찌 감히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증거없는 신의 존재와 믿음을 전도를 할 수 있겠나. 이런 종교적인 모순은 의외의 생각거리를 준다.

그녀가 겪은 일들은 후에 그녀가 성녀가 된 것을 생각하면 마치 거듭남을 위한 일종의 시련인 것처럼도 느껴진다. 그래서 소설은 일종의 종교적 간증물로도 보인다.

소설은 또한 일반적인 전기물같기도 한데, 작가가 사건과 등장인물에서 약간 거리를 두고 제삼자적인 입장으로 기술한 것이 이야기를 객곽적으로 보이게도 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대단히 종교적인 이야기인데도 비종교인 역시 무난하게 볼 수 있는 역사 드라마 또는 인간 드라마로 느끼게 한다.

소설은 1943년 동명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 아카데미 등에서 여러 상을 휩쓸었을 정도로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니 영화도 접해보면 좋을 듯하다.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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