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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세븐 ㅣ 킬러 시리즈 3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은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9월
평점 :
‘이사카 고타로(伊坂 幸太郎)’의 ‘트리플 세븐(777 トリプルセブン; Hotel Lucky Seven)’은 ‘킬러 시리즈(殺し屋シリーズ; Hitman series / Assassins Series)’ 네번째 소설이다.

‘그래스호퍼(グラスホッパー; Three Assassins)’, ‘마리아비틀(マリアビートル; Bullet Train)’, 그리고 ‘AX 악스(AX アックス; The Mantis)’에 이은 이 시리즈 최신작은 이전 시리즈 중에서 가로로 펼쳐진 무대를 사용했던 것에서 착안해 세로로 된 무대, 즉 호텔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쓴 것이라고 한다.
고급 호텔을 무대로, 호텔의 각종 구조나 시설 등을 이용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는 그 자체로 꽤나 흥미를 끈다.
무대가 제약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일컫는 일본식 클로즈드 서클은 상당히 여러 장점을 갖고있다. 그 중 하나는 등장인물들을 좀처럼 벗어날 수 없게 제약함으로써 쉽게 상상할 수 있는 갈등의 해소법 즉 도망이라는 선택지를 없애는 것이다. ‘왜 도망치지 않는가’하는 가장 단순하고 근본적인 의문을 배제함으로써 이야기를 보는 중간에 들 수 있는 소위 현타를 방지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것의 강점은 꽤 크다.
이야기를 조절하기 쉽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미스터리 소설에서 외부 인물을 배제할 수 있으며 범인 후보를 계속해서 좁혀갈 수 있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것은 탐험이나 탐색을 목적으로 한 것일 경우도 마찬가지다.
쫓고 쫓기는 구도일 경우에는 경로가 한정되어있기 때문에 어떻게 머리를 써서 피해다닐 것이냐, 또 반대로 그걸 어떻게 예측해서 찾아낼 것이냐 하는 머리싸움 같은 것을 보는 재미도 만들 수 있다.
이런 요소들을 꽤 잘 활용했다. 킬러를 주요 소재로 한 시리즈의 소설인만큼 각 킬러들을 특징적이고 개성적으로 설정했으며, 잔인한 살인이 벌어지는가 하면 상황을 가볍게 다뤄 무겁게 가라앉지 않고 오히려 유쾌하기까지 하다. 전체적인 이야기를 풀어내는 솜씨가 좋아서 보는 맛도 있다.
시리즈물의 하나지만 개별적인 완결성이 있으니 이걸로 입문해도 좋다. 마음에 들면 다른 시리즈도 찾아보게 될 것이다.
그런데, 왜 세번째 시리즈라고 소개하지…???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