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티와 나 : 설화도 편
김영리 지음 / 푸른들녘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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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티와 나: 설화도 편’은 정체불명의 섬에서 벌어지는 모험을 그린 소설이다.



마치 과거 언젠가를 시대 배경으로 한 것 같은 ‘설화도’라는 곳에서 예전 기억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모여 그들을 통제하는 ‘천군’이라는 무리의 지배아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은 나쁘지 않다.

물론 그러한 배경이나 그곳에 기억을 잃은 주인공이 새롭게 도착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것, 사람들이 쇄약해져 죽게 만드는 눈을 내리게 하는 괴물이 산다는 전설같은 이야기 등은 꽤 강한 기시감을 느끼게 하는 설정이기는 하다만, 그래서 과연 설화속의 공간같은 설화도는 어떠한 곳이고 ‘소도’에서 죽음의 눈을 내린다는 괴물은 어떤 존재인지 또 주인공과 마을 사람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꽤 흥미롭기도 하다.

주인공인 ‘이연’이 기억을 잃었기 때문에 다소 미스터리한 면을 갖고서 진행되는 이야기는 그 뒤에 가려진 진실과 그게 어떻게 해소될지를 기대하게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다고 할 수 있다. 뒤에 가려져있던 이야기가 새로운 떡밥을 제공하면서 여전히 흥미로운데 비해 그게 어떤 특별한 계기나 활동을 통해서가 아니라 후반의 급전개를 통해서 갑작스레 사건에 치인 듯 마구 쏟아내 버리기 때문이다.

마치 일본의 본격 추리물에서 범인의 실토 쇼를 연상케하는 이 후반부는 그래서 전체적인 이야기 전개가 좀 허술하다고 느끼게 한다.

SF적인 설정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지만 설명에 다소 의문이 남고 특히 캐릭터 설정과 연결되는 것에서는 쉽게 납득한계점을 넘게 만들지 못한다. 판타지적인 아이디어를 SF적으로 발전시키며 생긴 문제를 결국 해결하지 못한 듯하다.

후속작에서는 이런 불만족스러움이나 남은 떡밥을 해소시켜줄 수 있을지, 또 어떤 결말로 이어지게 될지 궁금하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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