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강하다
김청귤 지음 / 래빗홀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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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강하다’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상황에서의 이야기를 그린 청소년 소설이다.



좀비물이라는 건 이제는 사실 좀 식상하다. 거기에 노인문제를 결합한 것도, 그렇게 자주 또 많이쓰여 흔한 것 까지는 아니나 픽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미 봤을 소재라서 그 자체로 신선하거나 하지는 않다.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굉장히 익숙한 드라마를 다시 보는 느낌이 든다.

그렇다고, 익숙할지언정 너무 식상하다거나 지루하기까지 하지는 않다. 그렇게 느끼는 걸 보면, 그래도 세부적인 것에서 조정을 잘 한 게 아닌가 싶다. 주인공 ‘하다’와 할머니, 그리고 문제의 시발점인 도시 ‘태전’에 머물면서 마주친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 이야기는 나쁘지않게 따라가며 무난하게 볼만하다.

이제는 그 의미가 희미해지다못해 오히려 증오의 대상으로 변질되어버리기까지 한 이웃사촌이나 노인 문제, 차별문제 등도 이야기와 함께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인간으로서의 삶이란 어떤 것인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다만, 이야기 자체의 완성도는 그렇게 좋다고 하기 어렵다. 이들의 이야기에 어떤 완결을 내지도 않고, 심지어는 이후 더 큰 문제를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는 떡밥만을 던져놓은 채 적당히 중도 완결된 형태로 그만 끝내버리기 때문이다.

그 시점에서 저자가 하려는 이야기를 모두 한 것은 맞다. 그러므로, 작가로서는 더 무리하게 끌고가기보다 그 쯤에서 마무리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러려면 굳이 불필요한 요소를 떡밥처럼 던질 것 없이 마치 무인도에 표류한 사람들의 이야기처럼 지루하지만 무난한 일상을 이어가는 게 차라리 나았다. 그랬으면 이후도 그렇게 삶을 이어갔으리라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굳이 거기에 다소의 의문까지 남기는 불필요한 갈등요소를 넣어 이야기의 완성도를 떨어뜨린 것은 아쉽게 느껴진다. 지금 이것도 초안에서 일부 덜어내어서 완성한 것이라는데, 좀 더 덜어내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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