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태양의 저주
김정금 지음 / 델피노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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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태양의 저주’는 기후위기를 소재로 한 소설이다.

아.. 이걸 뭐라고 해야하지. 감상평을 쓰는 걸 되게 주저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일단, 그렇게 호감이 가는 소설은 아니다. 무엇보다 완결성이 없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뭔가 있을 것 같은 등장인물과 이야기들을 잔뜩 뿌려놓더니 중간에 그것들을 모두 맥거핀으로 버려둔 채 갑작스레 뚝 끊긴다. 이런 건 개인적으론 좀처럼 좋아하기가 어렵다.

이야기도 너무, 좋게말하면 무난하다. 나쁘게 말하면 매 순간 순간이 강한 기시감으로 가득 차있다. 기후위기로 인해 다가오는 종말적인 상황도 그렇고 좀비사태도 그러하며, 거기서 탈출하려는 인간들의 이야기라는 것 역시나 그렇다. 중국발 바이러스설이나 미국의 군사개입, 3차전쟁같은 요소는 말할 것도 없다.

소재 자체야 같은 것, 비슷한 것을 사용하더라도 그걸 어떻게 조합하느냐 또 무엇보다 그걸 어떤 이야기와 전개로 풀어나가느냐에 따라서 얼마든지 개성있을 수도 있고 심지어는 개성조차 없어도 매력적일 수 있는데 이 소설은 그 한계선을 결국 넘지 못한 느낌이다. 어쩌면 소재 요소를 너무 이것저것 갖다붙이는 바람에 힘이 분산된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이야기에서 가장 하지 말아야 할 것도 너무 자주 한다. 소위 ‘사실 난…‘하는 것 말이다. 이건 주요 인물에게만 한번 그것도 중요한 순간에 그 전까지 온갖 딱밥들을 쌓아서 하는게 가장 좋다. 그런데 이 소설은 계속해서 ‘사실 난 누구다’를 남발하는데다 그걸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사용하기까지해서 속된말로 좀 짜친 느낌을 들게한다.

최종적으로는 대충 중간에 멈추기까지 해버렸으니.



* 이 리뷰는 북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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