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
데이비드 켑 지음, 임재희 옮김 / 문학세계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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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켑(David Koepp)’의 ‘오로라(Aurora)’는 오로라를 소재로 한 일종의 재난물이다.


많은 사람들이 오로라를 어떤 낭만적인 무언가로 인지하고있는 경우가 많다. 좀처럼 볼 수 없는, 화려하게 수놓아진 하늘과 그 색 등이 묘하게 자연의 위대한, 경외감 같은 것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로라는 사실 그렇게 낭만적인 현상은 아니다. 오히려 대단히 위험한 재해의 징조라고 할 수 있다. 그게 맨 눈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그렇게 선명하다면, 극소수의 일부 특정 지역이 아닌 광범위한 지역에서 관찰할 수 있을 정도라면 더더욱 그렇다.

왜냐하면, 오로라는 태양 폭풍이 지구 자기장에 간섭하면서 변형된 결과로 일어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지구 자기장은 지구 외부 우주의 여러 영향으로부터 지구 생물이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지켜주는 일종의 보호막같은 것이다. 오로라는 말하자면 그 보호막이 벗겨졌기에 일어나는 현상이라 거대한 우주적 재해의 전조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니 오로라는 가능한 특정 지역에서만 볼 수 있을수록, 또 맨눈으로는 쉽게 분간할 수 없을수록 좋은 것이다.

소위 ‘캐링턴 사건’ 때부터 본격적으로 지각하기 시작한 태양 플레어와 지자기 폭풍 문제는 이 후에서 몇차례 통신 장애나 정전, 변압기 폭발같은 문제를 일으키면서 반드시 대처해야 할 문제임을 실감하게도 했다.

왜냐하면, 현재 문명은 대부분 지자기 폭풍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전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만약, 거대한 태양 흑점 폭발이 강력한 태양 폭풍을 만들고 그게 전세계적인 지자기 폭풍을 일으키는 사태로 이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인간은 다시 원래의 문명을 복원할 수 있을까. 그건 과연 얼마나 걸릴까. 그동안 인간은 과연 제대로 살아갈 수 있을까. 전기 문명으로 돌아가는 사회와 그것에 길들여져버린 인간들은 과연 어떻게 변질될까.

꽤 흥미로운 소재를 이야기로 잘 발전시킨 것 같다. 다만 문명을 일시정지 시킨다는 것 외에 오로라가 특별하게 작용하거나 하는 판타지는 아니라 우주적인 스케일에 비하면 조금 소소한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갑작스런 문명의 상실과 그 이후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것은 이미 많이 다뤄졌던 포스트 아포칼립스 물의 그것을 많이 떠올리게도 한다. 좀비 아포칼립스가 좀비라는 다소 판타지적인 위협물(몬스터)를 등장시켰지만 결국엔 그 상황에서 지지고 볶고 타락하고 그럼에도 희망을 찾는 인간들의 이야기인 것처럼 이 소설 역시도 그렇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물을 좋아한다면 무난하게 볼만하다.



* 이 리뷰는 이북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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